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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닦아 주신 이 발을 어떻게 쓰시려는 걸까요?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06-04-13 조회수725 추천수7 반대(0) 신고

4월 13일 (목)요일 (요한 13, 1-15)

 

 "그분께서는 이 세상에서 사랑하신 당신의 사람들을 끝까지 사랑하셨다." (1절)

 

이 말씀이 얼마나 위로가 되는지 모릅니다. 변함 없이 지켜 주시는 그분의 사랑이 없으면 저는 아주 불쌍한 존재일테니까요. 이 말씀은 또한 제 마음을 벅차오르게 합니다. 부모님도 남편도 자녀들도 결국은 제 곁을 떠나가지만, 그분은 이 세상이 다하는 그 날까지도, 그날을 넘어서까지도 저를 사랑해주실 것을 약속해 주시기 때문입니다. 

 

저는 사람사이에서도 웬만하면 끝까지 관계를 유지하고 싶습니다. 티격 태격 갈등이 있어도 그것을 뛰어 넘어 결국은 좋은 관계로 유지시켜 주시는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 왜냐하면 제 인간의 마음으로는 뛰어 넘지 못할 일도,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마음으로는 뛰어 넘지 못할 일이 별로 없었습니다. 

 

언젠가 지도 신부님께서 "서로 잘 맞지 않는 사람도 있으니, 억지로 잘 하려고 너무 애쓰지 마라." 고 말씀해 주셨건만 그런분들과도, 관계를 잘 유지해 보려고 애를 쓰거나 기도중에 그런분들을 기억하기도 합니다.

 

제 완벽주의에서 나온 것인지, 모든 사람으로부터 사랑받고 싶은 욕심에서 나온 것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앨리스라는 학자에 의하면 "나는 모든 사람들로부터 사랑받아야한다." 는 것은 잘못된 신념이라고 합니다. 그런데도 그렇게 하는 것을 보면 제가 좀 미련한가 봅니다.

 

예수님께서 사랑해주시는 것은 이 세상의 어떤 사랑보다도 존귀하고 값집니다. 부모의 자녀에 대한 사랑, 배우자에 대한 사랑이 그분의 사랑을 반영해 주기는 하지만 "여인이 젖먹이를 잊을지라도 나는 결코 너를 잊지 않으신다." 는 하느님의 사랑에 비하면 연못가의 물한방울 만큼도 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데 왜 우리는 사랑에 목말라하면서도 이 하느님의 사랑에 잠기지 못할까요?

이 사랑만 느낀다면 눈에 보이는 사랑에 그리 급급하지 않을텐데...우리의 시야가 넓지 못해서 당장의 코 앞만 바라보기 때문일수도 있고, 하느님의 사랑의 마음에 잠겨서 살아가는 것이 당장은 희생이 따르고 고통스러워 보여도 얼마나 자유롭고 기쁜지를 아직 확실히 모르기 때문인 것 같기도 합니다.

 

 "내가 너희에게 한 것처럼 너희도 하라고, 내가 본을 보여준 것이다." (15절)

 

이 말씀을 묵상하며 제 일과 관련된 기분 좋은 일을 나누고 싶습니다. 어제 저희 원을 졸업한 유아의 학부모님과 통화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초등학교에 가서 급식 도우미를 하시고 온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저희원을 졸업한 두 어린이만 식판이 깨끗하게 되도록 음식을 먹었고, 그 외의 어린이들은 반찬을 쓰레기로 버리는 양이 무척 많았다는 이야기를 들려 주셨습니다. 반찬을 골고루 남김없이 잘 먹도록 식습관을 들여준것이 무척 고맙다는 말씀이셨습니다. 

 

평소에 교사들이 유아들을 세심하게 지도하고 돌본 결과가 나타난 것이라 기뻤습니다. 삶의 자리에서 나에게 맡겨진 일들을 충실하게 하는 것이 주님을 섬기는 것이겠지요.

 

오늘 말씀지기에 있는 오늘의 독서말씀인 탈출(12, 18, 11-14)기의 묵상내용입니다.

 

 "만일 이스라엘의 자녀가 집에 남아서, 그저 하느님께서 일하시는 것을 지켜보는 것으로 만족하고 있었다면 무슨 일이 일어났겠습니까? 그들은 아마 아직도 노예일 것입니다....그들은 '서둘러' 식사를 하며 행동에 돌입할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자신들이 가졌던 것을 버리고 적으로부터 피할 준비를 해야만 했습니다."

 

 "오늘 밤, 우리는 주님의 식탁에 오랫동안 머뭅니다. 우리는 그분께서 우리의 발을 씻어 주시려고 몸을 낮추실 때에 움츠러들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이 의식의 핵심은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다가가는 일, 그리고 그분과 함께 우리가 가는 길입니다......

 

하느님께서는 나를 어디로 보내시는 걸까요? 그분이 닦아주신 이 발을 어떻게 쓰시려는 걸까요? 치유의 메시지와 봉사의 행위, 무조건적 사랑에 대한 확신, 진리의 말씀, 이 모든 것들을 어디로 전하러 가고 싶어하시는 걸까요? 주님 저희가 여기에 있습니다. 저희를 보내주십시오!" 

 

주님,제가 당신께서 하시는 일을 구경만 하는 방관자로 남게 하지 마시고, 이스라엘 백성들이 자기가 가진 모든 것을 버리고 서둘러 적으로부터 피하는 행동에 돌입한 것처럼, 이 밤 주님의 만찬에 가기 위해 제가 가진 불필요한 것들을 모두 버릴 수 있는 은총을 주소서! 그리고 "제가 이 성찬식에서 받은 주님의 사랑의 힘으로 저를 어디로 보내시려는 것인지 보여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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