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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날마다 새로운 빛으로 저를 비추어 주소서"
작성자조경희 쪽지 캡슐 작성일2006-04-26 조회수689 추천수5 반대(0) 신고

어제는 즐거운 공휴일 이었습니다.

별다른 계획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단 하루 쉴수 있다는 사실에,

요셉과 저는 벌써 한참 전부터,

미리 세어 놓았던 즐거운 휴일이었지요 @^^@

 

저희집에 조그마한 정원이 있는데요,

이사할 때부터, 늘 그놈에 정원이 제 눈에 거슬렸습니다 >.<

이렇다 하게 예쁜 나무가 심어져 있는것도 아니고,

그나마도 손보지 않았던 터라,

결혼하고 이사한지 1년만에,

그곳은, 눈길조차 주고싶지 않은 보기 싫은 숲으로 변해 버렸습니다 >.<

 

살면서 조금만 신경을 써 주었더라면,

저렇게 흉칙한 꼴은 아니었을텐데도,

주말마다 외면하기만 바빳던 저희 부부였습니다.

아예 커다란 정원이었더라면,

포기하고 사람을 써서라도 관리를 했을 테지만,

이건 너무 작아서, 누구에게 관리를 부탁하기도 참 민망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어제 날을 잡았지요...

오랜만에 푹 쉬고싶은 욕망을 뿌리치고,

친정에가서 장비를 챙겨 왔습니다.

요셉에게 커다란 가위를 쥐어주고,

저는 쭈구리고 앉아서 요셉이 쨜라주는 나무를 열심히 더작게 다졌습니다.

그래야, 쓰레기 봉투에 담을 수가 있거든요.

그렇게 버리지 않으면, 불로 태우거나 쓰레기차를 불러야 하는데,

그럼 과지출을 하게 됩니다... >.<

 

그렇게, 저희는 해가 질때까지 허리 한번 못펴고는,

끝도없이 뽑고, 자르고, 집어 넣어서, 커다란 쓰레기 봉투를 9개나 가득 채웠습니다.

 

해가 지는 바람에 다 끝내지는 못했지만,

시작이 반이라고, 어느새 끝이 보이고 있습니다.

오늘 출근해서도 제 머릿속에는, 정원만 그리고 있습니다.

어떻게든, 예쁘고 깔끔하게 잘 정돈 하고 싶어서 말이지요 @^^@

 

언젠가, 제가 심난스런 맘으로 숲이된 마당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우리끼리는 할 수 없다고 생각했기에,

비싸더라도, 전문 정원디자이너에게 일을 맡길 생각이었어요.

하지만, 꼭 필요한 일도 아니고, 알뜰한 제가 큰돈 쓰기 전에,

나름대로 심각해 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어떡하죠 주님!"

하고 물어 보았던 적이 있습니다.

그때, 주님께서 제게 대답해 주시기를,

"필요없는 것 잘라내고,

 빈자리는 채워주면 된단다..."

라고 하시며, 보기싫은 원수같은 잡초들 까지도,

힘겹게 이 땅에 뿌리내린 소중한 생명임을 깨우쳐 주셨던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어제 요셉과 저는 홀라당 다 뽑아 버렸습니다.

마음속으로, '미안해, 미안해...' 하면서도,

손은 이미 깍뚝 썰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 호호호~

 

어제 그 힘든 일을 하면서, 참 많은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땅에서 일좀 해봤다고, 느닷없이 농작물의 소중함을 생각해 보기도 했고 @^^@,

쌀과 온갖 곡식을 소중히 다루어야 겠다고 다짐해 보기도 했습니다~ 호호호 @^^@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나의 손길이 필요한 것이 있으면,

결코 미루지 말아야 겠다... 는 깨달음이 가장 컸습니다 @^^@

 

그리고, 생각을 해 보았지요...

만일, 하느님께서 어떠한 이유로라도,

내 절박한 사정을 들으셨음에도 불구하고,

내게 절실한 그 도움의 손길을 미루고 계신다면,

아마, 세상에는 억울한 사람들 투성이 일 것입니다.

어쩌면 죽어서도, 하느님께 물어내시라며 따지고 들지도 모를 일이죠 @^^@

 

우리집의 잡초와, 썩은 나무들이 제게 따지고 들어도,

저는 할 말이 없습니다 ㅠㅠ

 

하지만, 외면함이 없으신 하느님 이십니다.

관심도 없이 내팽겨쳐둔 정원에,

날아드는 잡초도 괜히 꼴보기 싫다는 저와는 달리,

숨이 붙어 있는 세상의 모든것을 사랑하시는 하느님 이십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가장 잘 알고계시는 하느님 이십니다.

 

우리에게 당신의 외아들 예수님을 보내주심 또한,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을 주고 싶으셨던 것 같습니다. @^^@

당신의 아들 예수그리스도를 통해,

당신의 말씀을 전하고, 우리들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우리들은 새로운 배움이 필요했고,

새로운 생명이 필요했습니다.

땅에서는 그 누구도 알지 못했지만,

하늘의 하느님께서는, 이미 태초에 이 모든 것을 다 알고 계시었으니,

차근차근 당신의 사랑을 내려주시고,

우리들의 사랑을 하늘나라 창고에 차곡차곡 쌓아두고 계십니다. @^^@

 

오늘은 제가 너무 좋아하는 말씀을 주셨습니다 @^^@

 

"하느님께서는 세상을 너무나 사랑하신 나머지 외아들을 내주시어,

 그를 믿는 사람은 누구나 멸망하지 않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셨다.

 하느님께서 아들을 세상에 보내신 것은,

 세상을 심판하시려는 것이 아니라,

 세상이 아들을 통하여 구원을 받게 하시려는 것이다." (요한 3:16~21)

 

저는 이 말씀이 너무 좋아서,

제 개인홈피 대문에 이 말씀을 적어놓고,

몇년째 혼자 흐뭇하고 있습니다요 @^^@ 호호호~

 

"빛이 이 세상에 왔지만, 사람들은 빛보다 어둠을 더 사랑하였다.

 그들이 하는 일이 악하였기 때문이다.

 악을 저지르는 자는 누구나 빛을 미워하고 빛으로 나아가지 않는다.

 자기가 한 일이 드러나지 않게 하려는 것이다.

 그러나 진리를 실천하는 이는 빛으로 나아간다.

 자기가 한 일이 하느님 안에서 이루어졌음을 드러내려는 것이다."

 

오늘은 이 말씀이 더 강하게 다가옵니다.

그렇습니다. 이미 빛은 이 세상에 드리워 졌습니다.

예수님의 부활로 우리는 누구나 영원한 생명을 얻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아직도 부활의 영원한 생명보다,

어둠의 골방안에 있기를 좋아합니다.

우리의 깊은 본성 속에는, 그 빛속으로 우리를 잡아 끌지만,

빛으로 나아가기에는, 내가 안고살던 어둠이 드러나는 것을 싫어합니다.

 

어둠을 사랑하는 이들의 마음을 가만히 들여다 보면,

결국, 그들의 모든 궁금증과 호기심은, 하느님께로 향한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불신과 오만을 합당화 시키고, 정당화 시키는데에만,

급급한 모습을 보게 됩니다.

빛속에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도 마찬가지 입니다.

하루하루 새롭게 떠오르는 태양을 제대로 받아들이고, 맞이 하지 못한다면,

나는 늘 똑같은 어제의 그 빛만을 기억하며 간직하게 될 것입니다.

 

주님, 날마다 새로운 빛으로 저를 비추어 주소서.

오늘의 당신을 뵈오면, 나는 늘 다시 태어날 것입니다.

어제의 주님을 기억하며, 오늘의 주님을 맞이하며, 내일의 주님을 기다리는...

나는 참 복된 사람입니다... @^^@

 

사랑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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