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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예수님께 헌신한 수도자들
작성자김선진 쪽지 캡슐 작성일2006-04-10 조회수545 추천수5 반대(0) 신고

찬미 예수님!

 

그런데 마리아가 비싼 순 나르드 향유 한 리트라를 가져와서, 예수님의 발에 붓고 자기 머리카락으로 그 발을 닦아 드렸다. 그러자 온 집 안에 향유 냄새가 가득하였다.”요한 복음 12 3

작년 3월 딸애의 봄 방학때 딸애와 단 둘이 켄터키에 있는 트라피스트 수도원에 가서 월 요일 부터 금 요일까지 머물렀었다.

 

보통 7 개월전에 예약을 해야 갈 수 있다는 곳인데 그동안 쌓였던 답답함이 용감하게 도전을 하게 했다.

 

늘 남편의 도움을 받아 살아 오던 나에게 장애자인 딸 애를 밤낮으로 먹이고 입히고 목욕시키고 모든 일을 혼자 감당한다는 용기를 갖게 했던 것은 남편이 없으면 하느님께서 도와 주시겠지 하는 배짱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처음으로 5시간 고속도로를 운전해서 간다는 것은 여러가지 장애를 극복하지 않으면 쉽지 않은 일이었다. 아무리 교통 표시판과 안내 지도가 발달된 미국이지만 초행길은 불안감이 따르기 마련이고 더우기 틈틈히 딸애를 돌보아야 되는 부담감이 가중되어 있어서 결정을 내리기가 쉽지는 않았다.

 

그러나 꼭 가야 되겠다는 목적이 모든 일을 순조로히 처리해 주었다. 우선 전화를 걸어 가고 싶은 날짜와 장애자인 딸 애와 둘이 간다는 메시지를 남겼더니 그 날로 전화가 와서 삼 사일 후인 딸 애의 봄 방학에 딱 맞춰서 갈 수 있게 되었다. 가는 동안 길도 잃지 않고 딸 애도 잘 돌보면서 시간내에 도착할 수 있었다.

 

성 베네딕또 수도자의 규율을 따르고 있는 게쎄마니 수도원 입구에는 커다란 돌에 “Silent, Prayer, Labor”(침묵, 기도,노동)이라고 새겨져 있었고 수도자들이 기거하는 정문의 철문위에는 “Alone In God”이라고 새겨진 아취가 눈에 뛰었다.

 

세인들에게는 토머스 머튼이 기거했다는 것으로 유명해졌지만 이미 1852년부터 수도 생활이 시작되어 1866년에 성당 건물이 완성되어 2000년에는 65명의 수도자가 기거한다고 한다.

 

새벽 3시 부터 오후 7시까지 일곱차례의 성무일도를 바치고 매일 미사와 묵주기도를 하고 세끼의 식사를 끝내면 하루의 일과가 끝나게 되어 있었다.

 

길게 생긴 성당의 맨 앞 부분은 제대가 있고 중간 부분에는 좌우로 좌석이 배치되어 있어서 수도자들이 차지하고 간막이가 있는 뒷 부분엔 손님으로 온 사람들이 같이 성무 일도를 바치게 되어 있었다.

 

새벽 세시부터 시작되는 일곱 번의 성무일도를 그레고리안 챈트로 바치는 경건함 속에서 주님은 내 딸과 나의 영혼을 포근히 감싸 주었다.

 

처음 이틀간은 낯설기만 하고 쌓인 답답함이 목구멍을 막혀 놓아서 소리도 안 나오고 매 편의 시편이 끝날 때마다 바치는 영광송에서 머리도 굽혀지지 않더니 세 번째 날부터 꽉 막혔던 목구멍이 시원해지면서 목청이 트이고 상체가 90도 각도로 굽어지더니 내 안에 평화가 오기 시작했다.

 

누구의 지시도 강연도 없었건만 수도원에 기거하는 수도자들의 영성에서 영혼도 탄복하고 말았던 것이다.

 

딸애는 윌체어에 안전띠가 가슴을 엑스자로 묶어 놓아서 고개를 숙이기도 힘든 상황에서 삐그덕거리는 소리를 내면서까지 고개를 90도로 숙이고 있는 것이었다.

 

오늘 복음에서 값비싼 순 나르드 향유를 예수님의 발에 붓고 주님의 발을 닦은 마리아는 수도자들처럼 자신이 가진 가장 귀한 것을 주님께 내어 드린 것이다.

 

온 몸과 마음을 주님께 봉헌 하시고 계신 수도자들이여 찬미 영광 받으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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