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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1월7일 야곱의 우물- 루카17,1-6 묵상/ 아픔 끝, 행복 시작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11-11-07 조회수351 추천수6 반대(0) 신고
아픔 끝, 행복 시작

그때에 1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이르셨다. “남을 죄짓게 하는 일이 일어나지 않을 수는 없다. 그러나 불행하여라, 그러한 일을 저지르는 자! 2이 작은 이들 가운데 하나라도 죄짓게 하는 것보다, 연자매를 목에 걸고 바다에 내던져지는 편이 낫다. 3너희는 스스로 조심하여라. 네 형제가 죄를 짓거든 꾸짖고, 회개하거든 용서하여라.
 
4그가 너에게 하루에도 일곱 번 죄를 짓고 일곱 번 돌아와 ‘회개합니다.’ 하면, 용서해 주어야 한다.” 5사도들이 주님께, “저희에게 믿음을 더하여 주십시오.” 하고 말하였다. 6그러자 주님께서 이르셨다. “너희가 겨자씨 한 알만 한 믿음이라도 있으면, 이 돌무화과나무더러 ‘뽑혀서 바다에 심겨라.’ 하더라도, 그것이 너희에게 복종할 것이다.”
 
 
 
 
◆참으로 사랑하기 위해서는 용서가 필요합니다. 주님처럼 용서하기 위해서는 사랑의 마음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 마음은 기도에서 오는 것입니다.
 
몇 년 전의 얘기입니다. 전 소임터에서 상처가 많았던 후배 수녀는 처음부터 방어기제를 사용하면서 나를 힘들게 했고 덩달아 나의 잔소리도 늘어 관계에 어려움이 많았지요. 그런 상태에서 문득 화살기도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상처로 예민해진 수녀님을 위해 그리고 그것을 참아주지 못하는 나 자신을 위함이었습니다. 일하는 내내 또는 걸을 때조차도 기도했습니다. 그만큼 절박했단 말도 되겠군요.
 
어느 날 함께 작업을 하는데 도저히 참을 수 없을 만큼 지저분하게 일을 하기에 “수녀님, 다시 좀 하지.” 했더니 후배 수녀는 곧바로 화를 벌컥 내면서 “이게 뭐 어때서 그래요, 수녀님은 내가 왔을 때부터 늘 그런 식으로 잔소리했잖아요.” 하고 쏘아붙였습니다. 너무나 어이가 없어 수녀님을 쳐다보는데 순간 그의 얼굴에 가득한 두려움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수녀님, 그랬구나. 미안해. 진작 얘기했으면 내가 노력했을 텐데….” 의외의 말(격한 반응을 예상했을 텐데)로 어깨를 다독거려 주는 내 눈에 눈물이 맺혔고(고양이 앞의 쥐처럼 보여서) 그 말을 듣는 수녀님의 눈에도 눈물이 맺혔습니다. 그것으로 모든 것이 해결되었습니다.
 
그 이후 나의 잔소리는 필요 없었고 수녀님은 다시 밝아졌습니다. 저는 지금도 이것을 기적이라고 생각합니다. 한성깔하는 데 둘째가라면 서러운 내가 그 순간에 수녀님의 얼굴에서 두려움을 읽고, 그렇게 부드럽게 수녀님을 받아들일 수 있었던 것은 하느님의 개입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지요. 그때부터 우리에겐 아픔 끝, 행복 시작이 되었답니다.
정태연 수녀(샬트르 성바오로수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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