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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반나절 먼저 주신 평화...
작성자조경희 쪽지 캡슐 작성일2006-04-20 조회수607 추천수9 반대(0) 신고

어제는, 자꾸만 일이 어긋나기만 했습니다.

요셉과 성령기도회에 갈 기대에 하루종일 힘든 일과를 벼텨 냈었는데,

갑자기 생겨버린 회식에 불참할 수가 없다며,

저 혼자 다녀오라는 요셉의 말에,

안그래도 오후부터 시작된 두통에, 마음통까지 더 해졌지 뭐예요 >.<

 

혼자 운전하고 그 멀리, 성당으로 가면서 정말 별별 생각을 다 했습니다.

회식있다고 직원 성당도 안보내는 회사가 어디있담...

하느님이 두렵지도 않은가...

그리고, 정 가야한다면 진작진작 통보를 했어야지...

에고공~ 오만 흉이란 흉은 다 보며,

이를 앙~ 물고, 달리고 또 달려 성당에 도착했습니다.

 

솔직한 마음에, 이렇게 까지 해서 성령기도에 오늘 가야 하나...

하는 생각도 딱! 한번 해버렸습니다. ㅠㅠ

어제는 두통이 너무너무 심해서,

아무데라도 그냥 드러 눕고 싶은 마음 간절했는데,

어째 늘 평범하게 나를 기다리던 일상조차도,

자꾸만 삐걱대는 것이, 아픈 골룸바를 더욱 아프게 했지요...

 

성당에 가서, 고백성사를 했습니다.

어제 묵상글에도 잠시 제 속내를 비추었듯이,

요즘 마음속에 미워하는 사람이 있기에,

도통 괴로운 골룸바 입니다... >.<

그렇게 고백성사를 하고, 성령기도 미사시간까지 조용히 보속을 드렸지요...

(솔~ 직히 말씀드리자면, 미운 마음은 아직도 자리잡고 있습니다... ㅠㅠ)

 

미사가 시작이 되고,

저녁도 못먹은 배는 자꾸만 고파오고,

깨질듯 괴롭히는 두통은 점점 심해지고,

어디 드리누워 잠을 청하고픈 욕구는 점점 더해 갔습니다... >.<

 

신부님께 안수기도 받는 시간이 왔습니다.

줄을 서서 기다리는 동안, 두 눈을 감았는데 성령께서 저를 휘어 감으셨습니다.

물론, 내 마음을 최대한 주님을 향해 열어드리려,

고통중에 있던 내 영혼과 육신을 맡겨드렸었지요...

성령께서는 결코 거부하는 이들에게는 오시지 못하는 법입니다...

정신을 놓을 듯하였지만, 이내 곧 정신을 차리고 안수기도를 받았습니다.

"나 여기 있다..." 라는 주님의 말씀에,

왈칵 눈물이 쏟아져 내렸습니다...

 

내가 구지 그사람을 험담 하지 않아도,

내 애끓는 마음 누구보다 잘 알고 계실 주님께서,

당신친히 내 곁에 계시다고 말씀하시며,

내 영육을 다시한번 강하게 휘어 감으셨습니다...

 

그때부터 제가 드린 기도는 너무도 황당스러웠습니다요...

왜 그런 기도를 드렸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너무 재미있어서,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

 

"배가 고프지만, 내 뱃속의 공허함을 채워 주셨어요...

 머리가 아프지만, 내 통증속의 빈자리를 채워 주셨어요...

 아무대나 들어 누워 자고 싶지만, 내 피곤한속의 허전함을 채워 주셨어요...

 당신께서 들어오실 자리 미리 비워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배고프게 해주셔서 감사드리고, 머리 아프게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졸리게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미사가 시작되었을때, 제가 불평과 불만을 늘어 놓았던,

바로 그 배고픔과, 두통과, 피곤함이,

어느덧 주님께서 들어오실 수 있던 자리가 되었고,

참 평화를 가져다 준 고마운 것들이 되었지요... 호호호~ @^^@

 

지금 다시 생각해 보아도, 참 재밌습니다. @^^@

 

오늘 주님께서는 우리에게 평화를 주셨습니다.

 

"평화가 너희와 함께!" (루카 24:35~48)

 

주님께서 주시는 평화란, 어제 제 경우와 같이 참으로 특이 하답니다.

세상에서 평화라 함은, 전쟁과 분열과 싸움이 없는 세상이지요.

하지만, 주님께서 오늘 우리에게 주신 평화는,

그보다 한차원 뛰어 넘은 평화 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때로는 아픔과 고통속에서 주님의 참 평화가 오기도 합니다.

시련이 있어야, 평범함의 소중함을 알고,

아픔이 있어야, 건강의 소중함을 알고,

눈물이 있어야, 웃음의 소중함을 알듯이 말이지요...

 

주님께서는 골룸바에게 반나절 먼저, 평화를 주셨습니다...

그 평화를 소중히 간직하며, 어제의 눈물을 기억하려 합니다.

늘 모자르기만 한 저 입니다.

이런 저를, 오늘도 이렇게 거두어 주시니 그저 감사함에 눈물이 납니다...

 

사랑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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