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보니파시오 주교 순교자 기념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3-06-05 조회수351 추천수4 반대(0)


어제는 수련장에 귀한 손님이 오셨습니다. 작은 인연이 만남이 되었습니다. 한 달 전쯤 용문역에서 서울 가는 기차를 기다리는데, 한 자매님께서 서울 가는 기차를 어디서 타는지 물어보셨습니다. 저는 서울 가는 기차를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에 저와 함께 가시면 된다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마침 제가 명함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명함을 드렸었고, 어제 그 자매님은 요양 중인 남편과 아버지를 위해서 휴학을 한 아들과 함께 수련장을 찾아 오셨습니다. 중국에서 10년간 ‘다도’를 공부하셨다는 자매님은 귀한 차를 선물로 가지고 오셨습니다.

어제 대화중에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저를 보는데 맑은 빛이 났다고 합니다. 좋은 분이라는 느낌이 들어서 제게 서울 가는 기차를 어디서 타는지 물어보셨다고 합니다.’ 그 말씀을 듣고 순간 기분이 우쭐해지고, 좋았습니다. 하지만 돌아보니 제게 맑은 빛이 난 것이 아니고, 그 자매님의 마음이 그렇게 순수하고 아름다웠던 것입니다. 부처의 눈에는 세상의 모든 것들이 부처의 모습으로 보이고, 돼지의 눈에는 세상의 모든 것들이 돼지의 모습으로 보이는 것과 비슷합니다. 지금 보이는 것이 짜증나고, 우울하고, 더럽게 느껴진다면 그것은 보이는 것이 그런 것이 아니라, 지금 나의 마음이 그렇게 짜증나고, 우울하고, 더럽기 때문은 아닐까 생각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사두가이파 사람들은 예수님과 부활에 대한 이야기를 합니다. 유대인의 관습에는 형이 사망을 하면 동생이 형수와 함께 살아야 하는데 그렇게 7형제가 형들이 먼저 사망해서 형수와 살았다면 부활해서 형수는 누구와 살아야 하는가를 질문하였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분명하게 말씀하십니다. 우리가 부활하면 이 세상에서의 삶과 원칙은 적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씀을 하십니다. 애벌레는 2차원의 삶을 살아갑니다. 하지만 나비가 되면 3차원의 삶을 살 수 있습니다. 2차원의 삶에서는 전혀 상상 할 수 없는 것들을 체험하게 될 것입니다. 눈앞의 것만 볼 수 있고, 느린 속도로 기어야 하는 애벌레와 하늘을 마음껏 날 수 있는 나비는 전혀 다른 차원을 살아가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부활을 한다는 것은 이렇게 다른 차원의 삶을 살아가는 것이라고 예수님께서는 말씀하고 있습니다.

성서에서 이야기 하는 부활은 무슨 의미일까요?
첫 번째 의미는 ‘일어난다.’라는 뜻입니다. 절망에서 희망으로, 슬픔에서 기쁨으로, 고통에서 즐거움으로, 어둠에서 빛으로 변화되는 것을 말합니다. 프란치스코 성인의 ‘평화를 구하는 기도’는 부활의 의미를 잘 말해 주고 있습니다. ‘미움이 있는 곳에 사랑을 어둠에 빛을 슬픔이 있는 곳에 기쁨을 가져오는 자 되게 하소서! 위로받기 보다는 위로하고, 이해받기 보다는 이해하며 사랑받기 보다는 사랑하게 하소서. 우리는 줌으로써 받고, 자기를 버리고 죽음으로써 영원한 생명을 얻기 때문입니다.’

둘째는 하느님께 대한 믿음입니다. 하느님은 자비하신 분이기에 불의한 죽음을 당한 이들을 다시 일으켜 주실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습니다. 구약성서의 마카베오기는 부활에 대한 믿음을 우리에게 전해 주고 있습니다. 하느님께 대한 신앙을 지키기 위해서 순교를 하는 어머니와 아이들은 부활에 대한 믿음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마티아티스는 하느님께 대한 믿음으로 이방인들의 제사를 거부하고 순교를 합니다. 이 또한 하느님께서 다시 일으켜 주실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습니다.

부활의 신앙은 죽음 이후의 삶을 이야기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부활의 신앙은 지금 이곳에서의 충실한 삶을 이야기 합니다. ‘불신과 편견’의 벽을 허무는 것입니다. 민족과 계층의 벽을 허무는 것입니다. 남자와 여자라는 성의 벽을 허무는 것입니다. 하느님 나라가 지금 이곳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부활 신앙의 핵심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모든 것을 바치는 사랑으로 지금 이곳에 하느님 나라를 구현하셨습니다. 제자들은 다시 일어설 수 있었고, 예수님의 가르침을 그들이 살고 있는 삶의 자리에서 증언하였습니다. 그것이 바로 부활의 삶입니다. 우리들 또한 두려움 없이 당당하게 주님의 제자로서 주님의 뜻을 우리들 삶의 자리에서 드러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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