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삶에 대한 애틋함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06-03-31 조회수731 추천수7 반대(0) 신고

5) 자신 안에 경직되어 있는 것을 풀어라(마르 3, 1-6)(치유 이야기에서)

 

예수님께서 다시 회당에 들어가셨는데, 그곳에 한쪽 손이 오그라든 사람이 있었다. (1절)

 

이 이야기에서 두 유형의 남자들이 예수님을 만난다. 한 남자의 손은 바싹 말라 있다. 우리는 손을 써서 창조할 수 있고, 무언가를 감히 행할 수 있고, 모험할 수도 있다.

 

그 손이 바싹 말라 있다는 것은 그가 자기 존재 속으로 위축되어 있고, 손을 거두어 들이며, 아무것도 과감히 행하지 않고, 접촉을 두려워하며, 순응하고 얌전하고, 마비되어 있다는 것이다. 

 

예수께서는 그 사람을 가운데로 부르신다. 그는 중요한 사람이므로 남에게 적응해야만 하는 사람이 아니다. 그는 그만의 유일한 존엄성을 지니고 있다. 그는 가장 자리에서 떠나 가운데로 와야 한다. 그는 가운데에 어울린다.

 

그리고 나서 예수님께서는 그 남자에게 명령하신다. "손을 펴시오!" 그는 뭣인가를 과감히 행해야 하고, 무엇인가 모험을 해야한다. 그는 다시 삶에 흥미를 가져야 한다. 자신이 무엇인가를 하도록 어떻게 자극받고 있는지, 또 그때에 자기 안에서 자라나길 원하고, 형상을 취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느껴야 한다.

 

하지만 예수께서는 그들을 치유하시기 전에, 바리사이 사람들과 당신께서 안식일에 치유하실 것인가를 경계하는 사람들과 대결하신다. 그들은 남자로서 수효가 많다. 그러나 각자 다른 사람 뒤에 숨어 있다.

 

그들은 한 명씩 등장하지 않고 단지 무리로만 등장한다. 그리고 그들은 율법을 자신들의 방패로 삼는다. 그들은 등뼈가 없는, 기골이 약한 남자들이다. 그래서 그들에겐 등뼈 대용품이 필요하다. 그들은 아버지가 없는 남자들이다. 왜냐하면 일반적으로 사람에게 힘이 되어 주고 삶을 신뢰할 수 있게 해주는 사람은 아버지이기 때문이다.

 

아버지가 가까이에 있으면 아이들은 더 과감하게 행동한다. 더 멀리 더 높이 뛰며, 겁을 먹지 않는다. 이러한 긍정적인 아버지-경험이 없는 사람은 대리 아버지가 필요하다. 그 대리 아버지는 이데올로기이다. 바리사이인들은 율법과 규범이란 이데올로기 뒤에 숨어 있다.

 

예수께서는 그들 한 사람 한 사람을 둘러 보시고 노기를 띠며 슬퍼하신다. 예수께서는 슬퍼하시면서 이 사람들을 연민하신다. 그분은 이 남자들이 형편 없이 망가져 있고, 그들의 마음이 아주 어둡고 혼란스러워서 자신들의 혼돈을 경직된 적법성의 울타리로 은폐시킬 수밖에 없다는 것을 감지하신다.

 

예수께서는 그들을 연민하심에도 불구하고 치유하실 수가 없다. 반대로 그들은 예수님을 죽이기로 결정한다. 

 

이 이야기에서 말하는 사목직은 사람들에게 삶에 대한 흥미를 다시 불어 넣고 상상력과 창의력, 접촉과 애틋함에 대한 용기를 넣어주는 것이다. 사목직이라함은, 아버지가 삶을 신뢰할 수 있게 중개하듯이 사람들이 스스로 무엇인가를 과감히 행해도 되는 공간을 열어주는 것이다.

 

우리가 이러한 모습을 연두에 두면, 활기를 주고 자유롭게 해주는 무언가가 우리의 손에서 흘러나오게 된다. 즉 우리가 어떻게 사람들에게 용기를 줄 수 있는지 일깨워준다. 메마르고 마비된 가운데 남과 어울리고, 다른 사람의 손을 잡고, 무엇인가를 스스로 손에 쥐고 과감하게 형태를 만드는 일을 할 수 있는 분위기가 우리한테서 풍겨 나오게 된다.

 

우리가 이 이야기를 배후에 두고 상담에 임하면,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생동감과 신뢰의 빛을 발하게 된다. 우리가 이 이야기를 품고 성찬의 전례를 올리면, 그들은 삶에 대한 새로운 흥미를 가지고 집으로 돌아가게 된다.

 

그들로 하여금 무엇인가 하도록 자극하고, 그들의 내부와 주위에서 무엇인가가 성장하도록 만드는 미사를 체험하게 한다. 그리고 나면 영성체 때 자기 손에 받는 그리스도의 몸이 그들의 손을 애틋하게 만지고, 힘있게 조형하고, 무엇인가를 분발하여 시작하고, 창조력이 있고, 상상력을 가지고 무엇인가를 성장시키는 손으로 변화한다.

 

     

                      <사람을 살려라 / 안셀름 그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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