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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기적!
작성자이인옥 쪽지 캡슐 작성일2006-04-08 조회수742 추천수9 반대(0) 신고

평화의 레지나

 

 

지난 수요일.

엄마가 5가지의 검사를 받고

종양내과와 흉뷰외과 선생님을 만나는 날이다.

학교를 결석하고 엄마와 병원에 갔다.

 

방사선 치료를 해야 할까?

아니면 그냥 두어도 될까?

수술 후의 처치를 결정하는 중요한 날이다.

 

양성종양이면서도 방사선 치료를 해야, 마냐를 결정하는 특이한 경우다.

종양 내과 교수님도 엄마의 종양은 처음 보는 특이한 것이라고 하셨다.

 

인터넷을 연신 뒤져보더니

"아, 일본에서도 있었다고 보고되어 있네요" 하면서 그곳을 클릭하였다.

그곳에는 일본 외에도, 세계적으로

1956년 이래 작년까지 딱 10명의 같은 케이스의 환자가 있었다고 보고되어 있다. 

 

모니터에 가득 찬, 영문으로된 보고서. ㅎㅎ

나야 전문용어가 잔뜩 들어있는 의학보고서를 보여준다해도 알 턱이 없지만, ㅋㅋ

영문에 밝은 남동생이 뒤에서 같이 읽어보면서 질문을 하고 설명을 듣고 했다.

 

양성종양이지만, 패턴이 특이한 케이스란다.

"얌전한 고양이가 부뚜막에 올라가 있는 형상이라고 할까요?"

임파선으로 전이되어 있는 모습을 두고 하는 말이다.

 

교수님은 프린트를 하고, 자기도 처음 보는 경우라 뭐라고 이야기 할 수 없지만

학회 보고서에 의하면, 방사선 치료 등을 하지 않아도 재발이 없으며 예후가 좋다고 하셨다.

결론은 그냥 두고 삼개월마다 관찰하는 것으로

내년에 한번 더 CT 촬영을 하고, 이년동안 이상이 없으면 괜찮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하신다.

 

이래서 울 엄마는 그 세계적으로 희귀한 케이스에 11번째의 사람이 되었다.

교수님은 친절한 설명과 함께 흉부외과 선생님께 편지를 덧붙여주셨는데.

자기가 11번째로 엄마를 보고하게 되었다면서 흥미있어 하는 것 같았다. ^^*

 

점심을 먹고 흉부외과 교수님을 만났는데...

점심 때, 종양내과 선생님을 만나서 이야기를 이미 들었다고 하셨다.

 

최종 진단은 그럼 '양성 종양'이 맞느냐고 하니까...

전문적인 이야기라 그렇지만, 쉽게 이야기 한다면...

양성종양이 다른 기관에 전이되는 것은 없는 일인데

이 종양은 임파선 18절에서 3곳에 전이되어 있는 것으로 판명되었다면서

아직도 믿어지지 않는 듯, 갸우뚱하셨다.

 

그래선지 앞으로도 예의 관찰할 것이라고 주의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

그런 태도에 우린 더 안심하면서 진료실 밖을 나왔다.

 

 

기적이다!

 

수술 도중 폐암같다면서 임파선으로 전이가 되어 있다는 말을 들었을때,

그후의 지옥같은 날들을 생각하면..

 

제발, 최종 조직 검사 결과가 양성으로 나오길 기도하면서

"그럴 리는 없겠지만.., 그럴 수는 없겠지만....그래도...그래도..."하며 마음 졸였다.

 

만일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그거야말로 기적이 아니고 무엇인가?

 

그.런.데.

그런 일이 정말 일어났다.

 

50년 동안 세계에서 10명이 있었던 경우의 수는? 그 확률은?

거의 불가능의 숫자다.

더구나 우린 그런 경우가 있는지 조차 몰랐다.

 

그.런.데.

그런 경우의 수에 끼었다.

이것이 기적이 아니고 무엇인가!

 

 

이 기적적 사실 때문에도 기적이지만

이같은 확실한 결과를  알기 전에도 이미 나는 기적이라고 글을 썼었다.

 

어느 누구 하나도 소중하지 않은 사람이 없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깨닫게 된 계기가 되었기에 기적이다.

 

엄마를 위해서, 가족을 위해서 자신이 할 수 있는 한,

아낌없이 한 몫을 해내고 있는 형제들이 있음을 알았기에 기적이다.

 

우리끼리 서로를 기대고, 의지하고, 나누고 있음을 안다는 것.

앞으로도 늘 힘을 나눌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기에 기적이다.

 

무신론자였던 남동생, 여동생에게 신앙을 전달할 수 있어서 기적이다.

너무나 이성적이라 좀처럼 신앙의 접근이 어려웠던 그애들에게,

많은 사람들이 엄마를 위해 기도해주고 있다는 사실을 들려주는 것.

 

그리고 엄마의 성당 교우들이 엄마를 위해

친자식 못지않게 애를 쓰고 있다는 사실들을 알게 된 것.

 

그런 일들이 이 쓸쓸하고 힘겨운 세상살이에서 

얼마나 위안이 되고 인간적인 일인가를 그들은 자연스럽게 보게 되었다.

 

그들이 들을 준비가 되어 있었기에.

나도 내게 일어난 신비스러운 기적체험을 이야기 해 주었다.

 

엄마는 이번에 침상 곁에서 이불을 덮어주고 다독여주는

선하게 생긴 부인의 모습을 꿈인지 생시인지 보았다는 말도 들려주었다.

(그분이 누구실까? 성모님? 수호천사?)

 

 

그밖에도 우리 집안만이 알 수 있는 일들이.

이번 사건을 통해서 조용히 우리에게 의미화되어 다가오고 있었다.

 

남동생은 병원에서 돌아오면서 내게 조용히 이런 말을 한다.

"악성이었던 것이 기도 때문에 양성이 되었을까?"

평소의 그애의 모습으로보면, 아주 바보같은 질문이다. ^^

 

"모르지~~" . 내 대답이다.  ㅎㅎ

"모르지"라고 말해야 더욱 효과적일 줄을 알기 때문이다.

 

또 자기 마누라에게도 열심히 교회에 다니라는 말도 한다.

 

무신론자에서 이번 일을 통해 적어도 불가지론자로 전환한것 같다. ㅋㅋ

이것도 기적이다.

 

 

기적!

 

요즘 나는 탈출기를 강의한다.

에집트를 탈출하게 된 배후에는 열가지 표징(재앙) 이야기가 있다.

 

마지막 한가지 표징을 빼고나면 아홉가지의 표징들은

흔히 있었던 자연현상과 유사한 것이었지만,

면밀하게 살펴보면 특이한 차이점도 눈에 띈다.

 

그 유사한 점에 크게 관심을 둔 파라오는

흔하게 일어나는 그 현상에 대해 마음을 더욱 완강하게 가지는 계기가 되지만

그 특이한 차이점을 민감하게 받아들인 이스라엘 백성들은

자신들을 해방시키려는 하느님의 조용한(?) 활동으로 읽는다.

 

기적은 삶의 곳곳에서 [언제나] 일어나지만

그것을 민감하게 읽을 줄 아는 사람들만이 하느님의 뜻을 간파하고 삶을 변화시킨다.

 

기적은 와글벅적한 초 현실이 아니다.

기적은 이성을 마비시키며 다가오는 초 자연적 현상이 아니다.

 

보이는 현상 속에서 보이지 않는 하느님의 목소리를 듣는것.

그래서 자신의 삶이 그분께 기원되어 있으며 주재되어 있음을 아는 것.

그래서 기꺼이 자신의 삶을 그분께 내던질 수 있는 것.

그래서 삶을 소리없이 전환시키는 것. 

 

이것이 진정한 기적이다!

 

 

 

 

저희 엄마 레지나를 위해 기도해주신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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