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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연중 제16주간 금요일]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23-07-28 조회수352 추천수3 반대(0) 신고

[연중 제16주간 금요일] 마태 13,18-23 

 

 “좋은 땅에 뿌려진 씨는 이러한 사람이다. 그는 말씀을 듣고 깨닫는다.“

 

 

씨앗은 커다란 가능성을 품고 있습니다. 하지만 씨앗을 씨앗인 채로 먹어서는 포만감을 느끼기도,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기도 어렵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씨앗을 땅에 심고 잘 키워서 먹습니다. 그건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뿌려주시는 말씀의 씨앗도 마찬가지입니다. 말씀을 글자 그대로 머리 속에 집어넣고 줄줄 외고 다닌다고 해서 그것이 지닌 참된 맛을 느낄 수 있는게 아닙니다. 먼저 하느님을 향해 마음을 활짝 열고 그것을 그분께서 나에게 주시는 특별한 메시지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다음엔 하느님과의 관계 안에서 그 말씀이 나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지, 하느님이 나에게 왜 그런 말씀을 주셨는지를 곰곰이 생각하고 찾아야 합니다. 그렇게 해서 그 말씀의 의미를, 거기에 담긴 하느님의 뜻을 깨달았다면 내가 살면서 마주하는 선택과 결정의 순간마다 그 뜻을 적극적으로 반영하며 실천해야 합니다. 그러면 비로소 그 말씀이 내 삶에서 기쁨과 보람이라는 열매를 맺게 됩니다.

 

‘씨 뿌리는 사람의 비유’에서 예수님은 우리 마음의 네 가지 상태를 설명하시면서, 우리가 하느님 말씀을 받아들이고 따르는 과정에서 겪게 되는 여러 어려움과 주의사항에 대해 알려 주십니다. 먹고 사는 일이 버겁다고, 고된 세상 살이에 이리 저리 치여서 힘들다고, 하느님과 그분 말씀을 멀리 하려는 나태함과 게으름을 몰아내야 합니다. 세상의 가치와 논리에 젖어들어 그것이 하느님 뜻에 맞는지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습관적으로 해버리는 안일함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나와 함께 살아가는 다른 이들의 사정을 헤아리지 않고 내 꿈과 욕심만 쫓으려는 이기적인 마음을 버려야 합니다. 그렇게 해서 내 마음의 땅을 비옥하게 만들었다고 하더라도, 날마다 분심의 잡초를 뽑고 고집의 돌을 골라내며 욕심의 가시덤불을 걷어내지 않으면 금새 다시 ‘불모지’로 변할 수 있음을 항상 기억해야 합니다.

 

‘씨 뿌리는 사람의 비유’를 해설하시는 오늘 복음의 후반부에서 예수님은 하느님 말씀이 우리 마음 안에서 싹을 틔우고 자라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먼저 그 말씀을 듣고 ‘깨달아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말씀을 깨닫는다는건 그저 머리로 이해하는 것과는 다릅니다. 그 말씀이 나에게 갖는 특별한 의미를 생각하며 거기에 맞게 내 삶을 변화시킨다는 뜻입니다. 그 변화는 복잡하거나 거창하지 않습니다. 지금까지 내가 옳다고 여긴 것들을, 나에게 좋다고 믿어온 것들을 과감히 포기하는 것에서, 내 생각이 틀릴 수 있음을 솔직히 인정하고 하느님 뜻을 받아들이기 위해 마음을 여는 것에서 이미 변화가 시작되는 것이지요. 그 변화는 내가 씨를 받아 먹기만 하던 사람에서, 다른 이들에게 씨를 뿌리는 사람으로 변화될 때 비로소 완성됩니다. 나를 통해 다른 이들이 기쁨과 행복이라는 열매를 맺기를 바라면서, 이해하고 용서하며 배려하고 나누다보면 하느님께서 그런 나를 도구로 삼아 우리의 구원과 행복을 바라시는 당신 뜻을 이루실 겁니다. 

 

* 함 승수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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