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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6-04-08 조회수591 추천수6 반대(0) 신고
2006년 4월 8일 사순 제5주간 토요일

 


제12처 예수, 십자가에 달려 죽으시다

 

제1독서 에제키엘 37,21-28

 

복음 요한 11,45-56

 

 

저는 책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일주일에 2~3권 정도의 책을 읽곤 하지요. 그런데 제가 살고 있는 이 강화에서는 주로 학생들 참고서를 사는 것이 목적인 서점만 있기 때문에 책을 구입하기가 그렇게 쉽지가 않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저는 인터넷 서점을 주로 이용합니다. 책의 종류가 많은 것은 물론 특히 각종 할인율로 인해서 가격도 저렴하거든요. 하지만 이 인터넷 서점에도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책을 직접 볼 수 없기 때문에, 사고 나서 후회하는 경우가 꼭 생긴다는 것입니다.

얼마 전 구입했던 책이 있습니다. 첫 시작은 너무나 좋았습니다. 하지만 중간 정도 보다가 저는 이런 말을 하고야 말았습니다. ‘잘못 샀다.’

물론 중간 중간 괜찮은 이야기도 많았지요. 하지만 명상 서적이다 보니 우리 교리와 어긋나는 부분들을 접하게 되었고, 그래서 약간의 거부감이 생기더군요. 이런 이유로 잘못 샀다고 말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어제 아주 뜻밖의 일이 하나 제게 다가왔습니다.

오후에 일을 하고 있는데, 택배가 온 것입니다. ‘저한테 올 택배가 없는데…….’하면서 열어보니 그곳에는 mp3 플레이어가 있는 것입니다. 저는 이 물건을 주문한 적이 없었습니다. 물론 전에 mp3 플레이어를 구매하려고 할 때, 이 물건을 사고는 싶었습니다. 하지만 다른 제품에 비해서 가격이 비싸서 다른 것으로 구입했거든요. 바로 그때 비싸서 못 산 물건이 제 이름으로 온 택배 박스 안에 들어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곰곰이 생각했지요. ‘누가 나한테 선물한 건가?’ 하지만 그 안에는 그 어떤 사람의 이름도 적혀 있지 않았습니다. 단지 출판사 이름과 주소만 적혀 있는 것이었어요. 그리고 그 출판사 사이트에 들어가는 순간 저는 깜짝 놀라고 말았습니다. 글쎄 잘못 샀다는 책의 이벤트에 제가 당첨된 것입니다. 그래서 최고급 mp3 플레이어를 선물로 받은 것이고요.

잘못 샀다고 생각했던 책이었습니다. 하지만 곧바로 이런 생각이 드네요.

“정말로 잘 샀다. 땡 잡았다.”

우리가 아무 것도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들, 그것이 바로 우리에게 너무나 소중한 것이 될 수도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들은 작은 것이라고, 별 것 아닌 것, 내게 전혀 이득이 되지 않는 것이라고 하면서 내치는 경우가 얼마나 많았던지요?

이천년 전 대사제 가야파는 “온 민족이 멸망하는 것보다 한 사람이 백성을 위하여 죽는 것이 여러분에게 더 낫다는 사실을 여러분은 헤아리지 못하고 있소.”라고 말하면서 예수님을 죽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즉, 그는 대를 위해서 소를 희생해야 한다고 하면서 예수님을 제거하려 합니다. 하지만 만약 그가 예수님께서 정말로 하느님의 아드님이라는 사실을 알았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그때에도 예수님을 죽여야 한다고 말했을까요?

그가 생각했던 예수님은 자기와 같은 아니 자기보다 못한 사람일 뿐이라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그 예수님은 자기를 구원해주실 하느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였던 것이지요.

그 어떤 것도 소홀하게 대해서는 안 됩니다. 특히 사람에 대해서는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내가 소홀히 했던 그 사람이 바로 그토록 기다려왔던 예수님일수도 있으니까요.

 

 

                     사람을 소중히 대합시다.



 
나지안즈의 성 그레고리오 주교의 강론에서(사순 제5주간 토요일 독서의 기도 중에서)


 

 

당신이 키레네 사람 시몬이라면, 십자가를 짊어지고 그리스도를 따르십시오. 당신이 그 강도처럼 주님과 함께 십자가에 못박혀 있다면, 그 착한 강도처럼 하느님께 의탁하십시오. 그리스도께서 당신과 당신의 죄 때문에 죄인으로 취급당하셨다면, 당신을 그분을 위해서 의인이 되십시오. 당신이 자신의 과오 때문에 십자가에 달려 있다면, 당신 때문에 십자가에 매달리신 분을 경배하십시오. 당신의 죽음으로 구원을 사십시오. 예수님과 함께 천국에 들어가서, 죄로 인해 잃었던 그 천상 상급이 얼마나 좋은 것인지 알아보십시오. 그곳의 아름다움을 관조하고, 비방하는 자는 그가 주는 모독과 함께 밖에서 죽도록 내버려두십시오.

당신이 아리마태아 사람 요셉이라면, 사형 집행인에게 유해를 달라고 청하여 온 세상을 위항 그 속죄물이 당신의 속죄물이 되게 하십시오. 당신이 밤중에 하느님을 경배했던 니고데모라면 향료를 가지고 와 주님의 장례를 준비하십시오. 당신이 마리아 또는 다른 마리아, 또는 살로메, 요안나라면, 이른 아침부터 눈물을 흘리며 돌이 굴러 나 있는 것을 누구보다 먼저 보고 천사도 보며 예수님까지 볼 수 있도록 하십시오. 이것이 바로 그리스도의 파스카에 참되게 참여하는 것입니다.


Giovanni Marradi - The Colors of Mus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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