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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그녀를 붙잡고 있던 것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06-04-06 조회수563 추천수9 반대(0) 신고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나를 통하지 않고서는 아무도 아버지께 갈 수 없다. (요한 14, 6-7)

 

당신이 가신 그 처참한 십자가를 지는 길이 제 삶의 이상적인 지침이며 기준이 되라니요? 일단은 거부하고 싶고 도망치고 싶은 심정입니다. 제 십자가가 당신의 십자가에 비하면 천만분의 일도 안 되기에 쇼크사를 당하지 않고 살아가고 있는 저입니다.

 

어제 한 봉사회의 특강에서 강의를 들으며 워크 샵을 하는 중에 옆에 앉아 계시던 자매님과 대화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한자어로 들을 청(聽)자에는 마음 심자가 들어있습니다. 서로 상대방의 눈을 마주보고 현존적 경청을 연습하는 과정이 었습니다. 

 

그 자매는 결혼을 하지 않고 가게를 운영하면서 타계한 여동생의 자식 둘을 거두며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또 우울증에 시달려 자신의 역활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올케도 돌봐야 하는 입장이었습니다.

 

올케가 자녀들을 방치하여 학교에서 심한 폭력을 당하는 일도 생겨서 그 조카의 학교에도 다녀왔다며 올케를 어디까지 도와 주어야하는지에 대해 고심하고 있었습니다.

 

그녀의 당면 문제를 들으며 저는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 집안을 지탱하기 위해 그녀가 져야하는 십자가의 무게가 느껴졌습니다. 안쓰러워서 함께 특강에 참여하러 오신 연세가 지긋하신 자매님께 "그 자매님을 많이 돌봐주셔야겠습니다." 하고 말씀 드리자 "저 자매가 나를 돌보아요." 라고 하시는 것이었습니다.

 

연약한 그녀에게 이런 힘이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오로지 주 예수님과 성모님에 대한 깊은 신뢰와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주님을 통해 아버지께 가고자 하는 그녀의 내면을 붙잡고 있는 깊은 신앙에서 나온 것이라고 밖에는 ...

 

"너희가 많은 열매를 맺고 내제자가 되면, 그것으로 내 아버지께서 영광스럽게 되실 것이다."(요한15, 8)라는 말씀을 그녀는 그녀의 삶의 자리에서 봉헌하고 있었습니다.

 

주 예수여, 당신이 가신 그 극심한 고통의 길을 통해서 제게 십자가를 잘 감당하고 지고 갈 수 있는 힘을 주셨습니다. 지치지 말고 진리를 향해 가도록 몸소 보여 주셨나이다. 주님, 저는 나약한 죄인입니다. 저를 불쌍히 여기소서! 제 현실의 순간 순간들에서 당신이 가신 길을 기억하게 하소서! 하여 제가 제 작은 십자기를 기꺼이 감당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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