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작은이에게 자비를!/신앙의 해[9]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2-11-07 조회수350 추천수2 반대(0) 신고


어떤 한 아주머니가 있었습니다.
그녀는 남편이 사업실패로 거액의 빚을 지고 세상을 떠나자
마지못해 생계를 꾸리고자 보험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허지만 살림만 한 관계로 그 일을 한다는 게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죠.


그러던 추운 겨울 어느 날 거액의 보험을 들어준다는
어느 홀아비의 집에 방문했는데 큰 봉변만 당할 뻔했습니다.
가까스로 위기를 모면하고서는 근처 어느 한적한 공원으로 피신했습니다.

사는 게 너무 힘들고 서러워서 목숨까지 끊을 생각까지 하며 한참을 울고 있을 때였습니다.
누군가 곁으로 조용히 다가왔습니다.
손수레를 끌며 그곳에서 커피와 음료수를 파는 할머니였습니다.
할머니는 그녀에게 무슨 말을 건네려다말고
갑자기 손수레에서 꿀 차 봉지 하나를 집어 들고는 따뜻한 물을 부어
그녀 손에 살며시 쥐어 주시며 빙그레 웃으셨습니다.
지금 아주머니에게 무슨 일이 있는지 다 알기라도 한 표정을 지으면서요.


비록 말 한 마디도 나누지 않았지만 할머니의 그 따스한 미소는
그녀에게 그 어떤 위로보다 큰 힘이 되었습니다.
아침까지 굶고 너무도 추웠던 아주머니는
할머니의 그 따뜻한 마음에 깊이 감동되어 눈물로 그 차를 마셨습니다.
그리고는 힘을 얻어 다시 일터로 나갔습니다.

그 후 몇 년의 세월이 지난 어느 가을날이었습니다.
공원에서 차를 팔고 돌아가던 그 할머니가 뺑소니 오토바이사고를 당했습니다.
운 좋게 수술이 잘되어 생명엔 지장이 없었지만
거액의 수술비와 병원비 때문에 밤잠을 이룰 수가 없었습니다.


퇴원 하는 날 할머니의 딸이 퇴원수속을 위해 원무과로 찾아 갔을 때
여직원이 계산서 대신 쪽지 하나를 건넸습니다.
그 쪽지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죠.
‘입원비는 꿀 차 한 잔 값으로 대신합니다.’

할머니는 놀라 두 눈을 크게 뜨며 망설이자 여직원은 빙그레 웃으면서 말했습니다.
“5년 전 자살을 생각했다가 꿀 차 한 잔에 다시 용기를 얻고
지금은 보험 왕이 된 여자 분이 이미 지불하셨습니다.
그 분이 바로 저의 어머니이십니다.”
 

라틴 말로 ‘자비’(misericordia)라는 말은 ‘슬픔’ 또는 ‘괴로움’을
또 다른 하나는 ‘마음’을 가리키는 두 개의 낱말이 합쳐진 것입니다.
따라서 자비란 ‘마음이 슬픈 사람에게서 흘러나오는 어떤 것’을 의미합니다.
자비로운 사람은 다른 사람의 고통을 자기 일처럼 슬퍼하며 그것을 없애려고 노력합니다.

‘예수님께서 ‘양 백 마리 가운데에서 한 마리를 잃으면,
아흔아홉 마리를 광야에 놓아둔 채 잃은 양을 찾을 때까지
뒤쫓아 가지 않느냐?(루카 15,4)’라고 말씀하시면서,
잃어버린 한 마리를 찾으시고자 그 어떤 수고도 감수하십니다.
이것이 바로 그분의 자비로운 마음입니다.
예수님은 당신의 자비로운 마음에 동참하도록 오늘도 우리를 초대하고 계십니다. 
 

한적한 공원에서 따뜻한 꿀 차 한 잔으로 삶에 쪼들린 어느 아주머니의 슬픔을
보험 왕이 되도록 인생 진로를 바꾸어 주었고
끝내는 그 차 값을 치료비로 되돌려 받은 할머님의 자비를 보았습니다.

이렇게 다른 사람의 고통을 자기 일처럼 베푼 작은 자비가
이웃을 훈훈하게 하고 결국은 자신의 행복으로 다가옵니다.
신앙의 해를 보내는 우리는 ‘작은 이’를 어루만져 주는 자비를 베풀어야 하겠습니다.  ^^+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