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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나도 너를 단죄하지 않는다.”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 신부님 강론 말씀)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6-04-04 조회수635 추천수2 반대(0) 신고
2006.4.3 사순 제5주간 월요일

다니13,1-9.15-17.19-30.33-62 요한8,1-11

                                               






“나도 너를 단죄하지 않는다.”



그 무슨 죄에도 절망하지 마십시오.
죄 없어 구원이 아니라 하느님 자비로 구원입니다.

그러니 하느님의 자비에 절대로 실망하지 마십시오.
정작 절망이 큰 죄입니다.
죄보다 큰 은총이요, 단죄하러 오신 주님이 아니라 구원하러 오신 주님이십니다.

단연 주님의 관심은 죄가 아닌 은총에, 단죄가 아닌 구원에 있음을 깨닫습니다.

약하고 가난한 자의 간절한 기도는 즉시 하늘에 닿습니다.

마침 오늘 독서기도의 첫 시편 후렴이
오늘 1독서의 여주인공 수산나와
복음의 간음하다 붙잡혀 온 여인의 경우에도 딱 들어맞습니다.

“주님은 자비로우시니 이 몸을 살려 주소서.”
위의 두 여인들
절체절명의 위기의 순간에 간절한 기도로 하느님의 구원을 받았습니다.

“아, 영원하신 하느님! 당신께서는 감추어진 것을 아시고
무슨 일이든 일어나기 전에 미리 다 아십니다.
이자들이 저를 해치려고 악의로 꾸며낸 것들을 하나도 하지 않았는데,
저는 죽게 되었습니다.”

주님께서는 수산나의 목소리를 들으시고
지혜로운 청년 다니엘을 보내시어 무죄한 수산나를 사지(死地)에서 구해내셨습니다.
하느님 앞에 완전 범죄는 통하지 않음을 봅니다.

간음하다 붙잡혀 온 가련한 여인,
역시 생명이 경각에 달린 위기의 순간, 아마 간절히 기도했을 겁니다.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의 집요한 물음에도 아랑곳없이
주님은 몸을 굽히시어 손가락으로 땅에 무엇인가 쓰십니다.

불쌍한 여인과 군중들 모두의 마음을 꿰뚫어 보신 주님 역시
침묵 중에 하느님께 간절히 기도하셨을 것입니다.

자비의 샘에서, 깊은 기도에서 솟아나는 구원의 지혜입니다.
여전히 자신들의 죄를 깨닫지 못하고 줄곧 물어대자
마침내 예수님은 침묵을 깨시고 몸을 일으켜 그들 양심의 급소를 치심으로
죄로 얼룩진 내면을 여지없이 폭로시킵니다.

어찌 보면 간음한 여인보다 이 여인을 단죄하는
무자비한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이 주님 보시기에 더 큰 죄인일 수 있습니다.

“너희 가운데 죄 없는 자가 먼저 저 여자에게 돌을 던지라.”
쉽사리 이웃을 단죄하는 우리 모두를 향한,
종파를 초월하여 널리 회자되고 있는 주님의 명언, 구원의 말씀입니다.

이 말씀을 듣고 나이 많은 이들로부터 시작하여
하나씩 하나씩 다 떠나고 예수님과 여인만 남았다 합니다.

얼마나 감동적인 장면인지요!
자비하신 주님과 가련한 여인만 남았습니다.
무자비하게 단죄하든 이들 다 자취 없이 사라졌습니다.

참으로 주님을 만나 용서받음으로 주님의 자비를 체험한 이는
역설적이게도 오직 하나 간음하다 붙잡혀 온 여인뿐이었습니다.
은총의 죄라 할 만합니다.

이 가련한 여인, 바로 우리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그냥 미사 중에 주님의 용서를 청하며 주님 앞에 가만히 머물러
‘예수의 이름을 부르는 기도’를 바치는 겁니다.

“하느님의 아드님, 주 예수 그리스도님, 죄인인 저를 불쌍히 여기소서.”

매일 미사 때마다,
간음하다 붙잡혀 온 여인처럼
주님 앞에 고요히 뉘우치는 마음으로 이 기도 바치는 것입니다.

이래서 미사 시작하자마자 자비송이 있습니다.

“나도 너를 단죄하지 않겠다. 가거라. 그리고 이제부터는 다시 죄짓지 마라.”
이 미사에 참석한 우리 모두를 향한 주님의 말씀입니다.
아마 주님 눈에 죄인 아닌 사람 하나도 없을 것입니다.
오직 단죄하실 수 있는 유일한 한 분이신 주님도 단죄하지 않으셨는데,
우리 모두가 죄인들인데, 누가 누구를 단죄할 수 있겠습니까?

이 거룩한 미사 은혜로
자비하신 주님은 우리를 용서하셔서 새롭게 출발시키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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