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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간음하다 잡힌 여자' - [유광수신부님의 복음묵상]
작성자정복순 쪽지 캡슐 작성일2006-04-03 조회수578 추천수4 반대(0) 신고

<간음하다 잡힌 여자>(요한 8,1-11)

 

 그 때에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이 간음하다 붙잡힌 여자를 끌고 와서 가운데에 세워 놓고 , 예수님께 말하였다. "스승님, 이 여자가 간음하다 현장에서 붙잡혔습니다. 모세께서는 율법에서 이런 여자에게 돌을 던져 죽이라고 우리에게 명령하셨습니다. 스승님 생각은 어떻습니까?"

 

                         * * * * * * *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성전에 가셨을 때 온 백성이 모여들었다. 그래서 그분은 앉으셔서 가르치셨다. 따라서 오늘 복음은 성전에서 온 백성에게 가르치신 내용이다. 그만큼 오늘 복음은 중요하다. 어쩌면 예수님의 모든 가르침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성전이라는 장소와 어느 일부 사람들에게 가르치신 것이 아니라 온 백성이라고 하신 것은 모든 인간 즉 한 사람도 예외됨이 없이 모든 백성 즉 전체 인류에게 가르치신다는 것이고 앉으셔서라는 표현은 당신의 권위를 상징하는 것으로서 스승으로서 가르치신다는 것을 나타내고 있다.

 

그러고 보면 요한이 사용한 단어는 표현 하나 하나가 의도적인 표현이다. 그렇다면 오늘도 예수님은 성전에서 즉 교회에서 모든 사람들에게 권위있게 가르치시고 그 가르치신 내용이 바로 오늘 복음에서 가르치신 내용이다.

 

그럼 무엇을 가르치셨는가? 가르치심의 핵심은 무엇인가?
율법에 의하면 간음하다 붙잡힌 여자는 그 여자에게 돌을 던져 죽이라고 되어 있다. 분명히 이 여자는 현장에서 붙잡혔으니까 율법에 의해 돌을 던져 죽여야할 죄를 지은 여자이다. 그것도 현장에서 붙잡혔으니까 변명할 여지도 없는 현장범인이다. 그 뿐인가? 그 때에 내노라고 하는 바리사이들과 율법학자들의 주장이고 보면 감히 거절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여자는 꼼짝없이 죽어야할 운명에 처했다. 예수님의 입장에서 볼 때 그들의 요구대로 이 여자를 모세의 율법대로 돌로 쳐 죽이라고 말씀하신다고 해서 잘못하시는 것이 아니다. 어쩌면 법에 있는 대로하라고 한 것이니까 법을 준수하였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예수님은 그렇게 하지 않으셨다. 이제부터 예수님이 하시는 말씀이나 행동은 곧 그들을 가르치시는 내용이다.

 

예수님의 가르침은 무엇인가? 예수님의 가르침이 율법학자들과 바라사이들과 다른 점은 무엇인가?
율법학자와 바리사이들은 율법대로 이 여자를 죽이라고 가르치는 것이라면 예수님의 가르침은 용서해주신다는 것이다. 즉 단죄하지 않고 구원하신다는 것이다.

구원이란 무엇인가?
나의 죄를 용서받는 것이다. 내가 비록 죽을 죄를 지었지만 나의 죄를 용서해주실 수 있는 분에게 벌이 아니라 용서를 받는 것이다. 하느님을 사랑해야할 여자가 하느님을 사랑하지 않고 다른 사람을 사랑한 간음을 했지만 그래서 마땅히 하느님으로부터 돌로 던져 죽임을 당해도 아무 할 말이 없는 죽을 죄인임에도 불구하고 하느님은 여인의 죄를 묻지 않으시고  용서해주신다는 것을 깨닫고 그 용서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은 다 여인을 욕하고 비난하고 모욕을 주고 돌로 쳐 죽이라고 아우성치지만 그런 세력 앞에서도 전혀 동요하지 않으시고 오히려 여인을 변호해주시고 보호해주시고 사랑해주시는 예수님의 사랑을 받아들이는 것이 구원이다.

 

"여인아, 그자들이 어디 있느냐? 너를 단죄한 자가 아무도 없느냐?" "나도 너를 단죄하지 않는다. 가라."하고 나를 단죄하시기는 커녕 오히려 나를 단죄하는 이들로부터 나를 변호해주시고 감싸주시는 분이 예수님이시다.

 

예수님의 이런 사랑을 받아들이는 것이 곧 구원이다. 마땅히 죽을 죄를 지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래서 마땅히 돌로 쳐 죽임을 당해야함에도 불구하고 돌로 쳐죽이게 놔두시는 분이 아니라 그런 이들로부터 여인을 보호해주시고 변호해주시고 단죄하지 않으시고 용서해주시는 분의 은혜를 받아들이는 것이 구원이다.

 

이것이 예수님의 가르침이다. 예수님은 우리가 죄를 짓지 않은 의인이기 때문에 나를 사랑하시는 분이 아니시다. 예수님은 여인이 좋은 일을 했고 칭찬받을 일을 하였기 때문에 그 여인을 보호해주고 변호해주는 것이 아니라 잘못한 것을 아시기 때문에 그를 보호해주시고 변호해주시는 것이다.

 

여인이 예수님께 와서 죄를 뉘우치고 용서를 청했기 때문에 용서해주시는 분이 아니시다. 그 여인이 용서를 청하지 않아도 먼저 그 여인의 죄를 용서해주시는 분이 예수님이시다.

 

예수님은 늘 용서해주시는 분이시다. 내가 잘못했건 잘했건 늘 나를 사랑해주시는 분이시고 사랑하기 때문에 내가 잘못을 저지르면 나의 죄를 먼저 용서해 주시는 분이시다.


예수님의 용서가 없다면 나는 이렇게 살아갈 수 없을 것이다. 예수님 앞에 나올 수 없을 것이다. 항상 예수님의 용서가 있기 때문에 내가 예수님 앞에 나올 수 있고 다른 사람과 함께 지낼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이 예수님의 가르침이다.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의 가르침과 다른 점이다.
또 다른 가르침은 가르치시는 방법이다.

예수님은 바리사이들과 율법학자들이 모세 율법에 따라 여인을 돌로 쳐 죽이라고 욱박지르는 그들에게 즉각적인 대응을 하지 않으시고 "몸을 굽히셔서 무엇인가 쓰기 시작하셨다"는 것이다. 무엇을 쓰기 시작하셨다는 것은 그들에게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주시는 것이다.

 

우리가 무엇을 쓰기 위해서는 먼저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그 내용을 곰곰이 생각해야 한다. 우리가 남을 단죄하기 전에 먼저 생각해야 한다. 쓴다는 것은 하나의 의사 표현이다. 즉 자기의 생각을 남에게 전달하는 방법이다. 그러려면 먼저 잘 생각해야 한다. 생각하고 그것을 정리해서 확신이 설 때 행동에 옮기는 것이다.

 

우리가 행동하기 전에 먼저 조금만 생각한다면 남을 쉽게 단죄하거나 모욕적인 행동은 하지 못할 것이다. 왜냐하면 남을 단죄할 만큼 그렇게 떳떳한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보라. 단죄하고 있는 율법학자나 바리사이들에게 "너희 가운데 죄 없는 자가 먼저 저 여자에게 돌을 던져라."고 말씀하셨을 때,

 "그들은 이 말씀을 듣고 나이 많은 자들로부터 하나씩 떠나갔다." 이 말은 자신들의 죄를 생각해 보니까 죄없는 사람이 없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자신을 조금만 성찰해본다면 우리는 그렇게 쉽게 남의 잘못을 단죄 할 수 없다.

 

구원이란 무엇인가? 나의 잘못을 단죄하지 않으시고 용서해주시는 예수님의 가르침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예수님의 가르침을 받아들이는 것, 그것이 오늘 나에게 베푸시는 예수님의  은혜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아무리 우리가 예수님을 믿는다고 하고 말씀을 들었다고 하더라도 예수님의 가르침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예수님의 은혜를 받을 수 없다.

 

예수님은 다른  방법으로 은혜를 베풀지 않으신다. 예수님은 가르침을 통해서 은혜를 베푸시고 우리가 그 가르침을 받아들이는 것이 곧 예수님의 은혜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아무리 예수님이 은혜를 받는 방법을 가르쳐 주셔도 그 가르침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우리는 스스로 은혜를 거절하는 것이다.

 

예수님은 단죄하러 오신 것이 아니라 구원하러 오셨다. 그러기 때문에 여인을 단죄하지 않으시고 구원하신다. 그 구원은 여인이 지은 죄를 용서해주심으로써 이루워지는 것이다. 여인이 용서를 청했기 때문이 아니라 예수님이 먼저 용서해주시는 것이다. 여인은 다만 그 용서를 받아들이는 것뿐이다.

 

간음하다 붙잡힌 여자는 누구인가? 간음이란 무엇인가? 자기 남편이 아닌 다른 남자와 관계를 맺는 행위이다. 법으로 인정된 것을 벗어나서 불법적인 관계를 맺는 행위이다. 오늘날 이 간음하다 붙잡힌 여자는 누구인가?


우리는 "너는 마음을 다하고 영혼을 다학도 정신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 너의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마르12,30)라는 말씀처럼 예수님을 사랑해야 한다. 그런데 예수님을 사랑하지 않고 다른 것을 사랑했다면 그것이 곧 간음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하느님을 사랑하겠다고 세례 때에 계약을 맺은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도 예수님은 우리를 단죄하지 않으시고 용서해주신다.

                                                        -유광수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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