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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한티성지에서 배운 신앙의 교훈( 한티성지 카페에 올린 글)
작성자강만연 쪽지 캡슐 작성일2019-02-10 조회수1,921 추천수0 반대(0) 신고

 

 

작년에 현충일이 공휴일이라서 왜관 수도원에 한번 가고 싶어서 다녀오다가 한티성지를 내려오는 길에 잠시 다녀왔습니다. 시간에 쫓겨 십자가의 길 기도만 하고 성지를 자세히 둘러볼 수 없어 아쉬움을 남기며 다음에 다시 꼭 한번 와야겠다고 생각하고 마산으로 돌아왔습니다.

마지막으로 성지에 계신 신부님께서 이곳은 순교자들이 살고 죽고 묻힌 곳이라고 강조를 하신 게 마산으로 내려오면서 계속 그 말씀이 뇌리를 스쳐 내려와서 한티성지에 대해 인터넷으로 자료를 검색해보고 공부를 좀 했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23일 일정으로 한티마을 카페를 통해 한티가는길 순례후기를 보며 설레는 마음으로 이곳에 갔다 오면 영적으로 좀 더 성숙해질 거라는 생각으로 도보순례를 하게 되었던 것이다. 사실 몇 년 전부터 항상 생각해왔던 게 있었다. 바로 야고보 성인이 복음을 전하기위해 걸으셨던 길 800킬로미터, 요즘에는 산티아고 길이라고 알려진 길인데 그 길을 언젠가는 걷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산티아고 순례에 대한 정보도 많이 보고 했던 터라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내용 중 하나가 배낭의 무게를 최대한 줄이는 것이었습니다.

 

왜냐하면 그 길을 걸으면서 신앙적으로는 자신을 비우는 길이었기 때문이기 때문입니다. 그 길을 걸으면서 그당시 성인이 복음을 전하는 삶을 묵상하면서 자신이 지금까지 신앙생활하면서 걸어온 신앙의 길을 한번 되돌아보고 또한 앞으로 하느님이 부르시는 때까지 걸어가야 되는 신앙의 길을 어떻게 걸어가야 될지 마음의 각오를 다지는 시간으로 만들어야 되는 게 어쩌면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는 목적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건 사실 걷는 사람마다 계기는 다 다를 수 있겠죠. 근데 지금까지 대부분의 후기를 읽어 보면 이게 대세인 것 같습니다.

 

이런 내용의 후기를 여러 번 봤기 때문에 이번 한티가는길을 걸을 때 한 번도 걸어보지 못한 길이라서 정보도 미흡해서 배낭을 꾸리는 데 어쩌다 보니 17킬로그람 정도되는 것 같았습니다. 처음엔 다 꾸리고 배낭을 메어 보니 이 정도 무게면 23일 정도는 충분히 걸을 수 있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배낭을 꾸리고 아침에 왜관행 열차를 타고 마산에서 출발해 한티가는길 첫 출발지인 가실성당에서 10시에 출발을 했습니다. 처음에는 어느 정도 페이스를 유지하면서 걸을 수 있었는데 두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무릎이 조금씩 아파오기 시작해서 살짝 걱정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광명에서 오신 이 세실리아 자매님은 네 번이나 완주를 하셨는데 이거는 시작하자마자 벌써부터 무릎이 아파서 정말 난감했습니다.

 

한티카페에서는 완주를 응원하는 멘트도 있었는데....... 그래서 원래는 중간지점인 창평지에 있는 하늘호수 민박집에서 1박을 하려고 했는데 도저히 그날 상태로서는 자신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연하리 피정의 집에서 1박을 해야 되는 상황이었던 것입니다. 1구간 끝나는 부분을 앞두고 길을 분간을 할 수 없어서 꽁지거사님께 전화를 걸어 약간의 정보를 구한 후 마침 중간에서 만나 상의를 해서 연하리에서 1박을 하기로 하고 1구간 끝나는 지점인 신나무골 성지까지 걸은 후 스탬프를 찍고 꽁지거사님 차로 연하리피정집을 갔는데 마침 입구에 수녀님이 계셔서 하루 피정할 수 있는지 여쭤보니 할 수 있다고 해서 다행히 1박을 할 수 있었습니다.

 

수녀님께서 여긴 미사를 들릴 수 없어서 새벽에 왜관 수도원으로 미사를 봉헌하러 가신다고 하셔서 갈지를 물으셔서 아마 컨디션이 어찌 될지 몰라 그냥 가기 힘들 거라고 말씀을 드렸는데 생각보다 새벽 5시에 눈이 뜨여 몸 상태도 괜찮은 것 같아서 610분에 수녀원 앞에서 출발하신다고 하셔서 씻고 준비한 다음 수녀원에 계신 수녀님과 왜관수도원으로 미사를 봉헌하러 갔었습니다.

 

수녀원에 돌아온 후에 아침식사를 하고 배낭 무게를 줄여야 될 것 같아 갈아 입을 옷하고 필수품만 남기고 나머지 짐은 택배로 부칠 수 있도록 수녀님께 부탁해서 짐을 정리한 후 배낭을 메어보니 한결 수월한 것 같았습니다. 원장 수녀님께서 김밥과 사과와 계란 두 개를 점심으로 먹으라고 하시면서 싸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남기며 수녀원을 나와 신나무골 성지로 향했습니다. 2구간 시작 지점이고 또 여기는 전국 111곳 성지 중 하나라 순례 스탬프도 있어서 전국 성지를 다 완주하는 것도 목표로 하기 때문에 순례 스탬프 도장도 찍고 성지를 참배한 후에 십자가의 길 기도를 할 수 있도록 성지가 조성이 되어 있어서 십자가의 길 기도를 드린 후에 순례 이틀째 순례를 다시 시작하였던 거죠.

 

꽁지거사님이 배낭을 3구간 마지막 도착지인 동명성당에 배낭을 가져다 놓아주시겠다는 걸 제가 정중히 사양했습니다. 왜 사양했냐 하면요 물론 배낭이 없으면 한결 수월한 것도 사실이지만 사실 배낭의 짐을 많이 가져온 건 제 실수였지만 그래도 비록 배낭의 무게가 무거워서 중간에 짐을 조금 뺀 건 사실이지만 그래도 이번 순례에서 저는 이 배낭이 가지는 의미를 이렇게 생각을 했었던 겁니다.

 

이번 순례에서 이 배낭은 내가 이 세상을 살면서 짊어지고 가야할 십자가라고 생각하면서 이 배낭을 메고 순례를 해야 순례하는 동안 예수님께서 지고 가신 십자가를 좀 더 깊이 묵상할 수 있는 시간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했고 이왕 어렵게 시간을 마련해서 온 순례인데 좀 고생은 된다고 해도 의미 있는 순례가 되려면 이것도 좋은 경험이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해서 그냥 한티까지 힘들지만 완주하겠다는 마음으로 사양했던 겁니다.

 

그런데 나중에 완주하고 와서 배낭 무게가 얼마나 나가는지 궁금해서 목욕탕에 와서 무게를 달아보니 12킬로그람이 조금 넘어 갔습니다. 사실 배낭무게는 제 체중을 고려하면 등산학적으로 적당한 무게가 약 6킬로 그람입니다. 그러니 두 배에 가까운 배낭을 지었고 더군다나 첫날에는 16킬로나 되는 배낭을 지고 갔으니 무릎에 무리가 온 거는 사실이었습니다.

 

신나무골 성지에서 십자가의 길 기도를 드린 후에 본격적으로 걷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처음에는 배낭의 무게를 좀 뺐기에 좀 수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2시간 정도 걸으니까 무릎에 통증이 오기 시작하더군요. 그래서 안 되겠다고 생각해서 준비해간 스틱을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역시 스틱을 사용해도 힘이 분산되니 무릎에 무리가 가는 거는 사실이었습니다.

 

첫날에 무리했던 영향이 순례 이틀째 날에도 이렇게 영향이 갈 줄은 몰랐는데 중간에 포기를 하고 나중에 다시 도전할까도 생각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제 자신이 이걸 계기로 해서 무언가를 얻으려고 했는데 이렇게 해서 돌아가는 게 용납이 되지 않아 어떻게 해서든지 끝까지 해서 완주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야 제 자신이 신앙생활을 하면서 힘들 때 그 힘든 순간을 이기고 나갈 수 있는 인내력을 기를 수 있다고 판단해서 끝까지 한번 인내해보려고 했던 겁니다. 정말 이틀째는 2구간, 3구간을 걸어서 어떻게 어떻게 해서 한발짝 한발짝 걸어서 10시에 출발해 저녁 7시쯤에 동명성당에 무사히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연하리 피정집에서 9시에 출발해서 10시간 만에 도착했던 겁니다.

 

원래는 보통 후기를 보면 동명성당에 도착하면 보통 성당 옆 모텔에서 숙박을 많이 해서 모텔에서 숙박을 예상했습니다. 또 한 가지 방법은 한티에 예약을 하고 한티에서 하루 숙박을 한 후 다시 동명성당에 와서 순례를 하는 방법 두 방법이 있습니다. 동명성당에 도착하기 전에 중간에 한티에 숙박을 문의를 해보니 예약이 늦고 또 저녁에 늦게 도착하게 될 상황이라 그날은 어쩔 수 없이 모텔에서 숙박을 해야 될 상황이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동명성당에서 스탬프를 찍고 유진장 모텔로 다리를 절뚝절뚝거리며 갔는데 갔다가 다시 나왔습니다.

 

왠지 이상하게 모텔에서 잔다는 게 깨름직했습니다. 몸 상태로 봐서는 빨리 휴식을 취해야 될 상황인데 영적인 성장을 위해 순례를 하는 건데 도저히 모텔에서는 자고 싶지 않아 주위에 찜질방이 있는지 검색을 해서 겨우 제일 가까운 대구에 있는 그린파크라는 찜질방을 택시를 타고 갔습니다. 나중에는 알고 보니 버스도 있었습니다.

 

동명에서 730번 타면 됩니다. 지나고 보니 찜질방에 간 게 잘한 일이었던 것 같습니다. 다음에도 만약에 한티가는길 다시 가게되어 동명에서 숙박하게 된다면 그린파크 찜찔방에 갈 생각입니다. 시설이나 모든 면에서 괜찮은 것 같습니다. 추천 드립니다. 생각보다 찜질방이 조용합니다. 찜질방에서 하루 숙박하고 아침에 일찍 준비해서 찜질방 근처 김밥집에서 간단히 아침식사를 하고 버스로 동명성당에 도착해서 3일째 도보를 아침 8시에 출발해서 정확하게 기억을 할 수 없는데요 한티 성지에 6시 무렵에 도착한 걸로 기억합니다.

 

원래 한티성지 주위를 도는 코스를 다 돌려고 했는데 그냥 한티에서 하루 숙박을 하기 때문에 그건 다음날 순례를 하는 게 좀 더 괜찮을 것 같아서 무명순교자 묘지와 숯가마터 순례는 다음날 하기로 하고 한티에서 1박을 했습니다.

 

마침 사무실에서 한티 관장 신부님을 뵐 수 있었습니다. 신부님께서 말씀하시는 게 이렇게 나를 볼 수 있는 게 힘든데 운이 좋다고 하시더군요. 신부님과 인사를 나눈 후 방을 배정받고 나온 후 저녁식사 시간에 맞춰서 식당에 나오니 유튜브에 올라온 대구 교구 마진우 신부님께서 마침 피정지도하시러 오신 모양이었습니다.

 

간단히 인사를 드리고 저녁식사후에 1박을 하고 아침식사를 한 후 나머지 성지 주위에 있는 무명순교자 묘지 37기를 순례를 하고 최종 목적지 한티마을사람까지 순례를 하고 최종 목적지 스탬프를 찍고 겨우 주일미사 20분 전에 도착해서 주일미사를 순례자 성당에서 봉헌한 후 점심을 성당에서 먹고 관장 신부님께 완주 스탬프 도장과 기념스카프를 받고 순례를 마무리했습니다.

 

여기까지가 대충의 순례의 일정 속에서 일어난 과정을 소개해드린 겁니다.

그럼 지금부터는 순례를 하면서 느끼고 신앙적으로 느낀 점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순례를 하기 전에 순례를 하고 오면 무엇을 교훈으로 얻고 올지가 상당히 궁금했습니다. 이번에 가장 큰 교훈을 얻은 것은 무거운 배낭 덕분에 예수님께서 저희 죄를 짊어지고 골고타를 오르실 때 얼마나 고통이 심했을까를 많이 생각했습니다. 만약 제가 예수님이였다면 그냥 포기했을런지도 모릅니다. 예수님께서는 포기하시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하느님이셨던 겁니다. 인간이 아니셨기에 그 길을 가셨던 거라고 생각합니다. 산을 오를 때 무릎 통증 때문에 정말 힘들었지만 예수님의 고통을 생각해보니 이 고통은 고통도 아니다 라고 생각하니 견딜 수 있었습니다. 둘째 날부터는 등산 스틱을 사용했습니다. 스틱을 사용하면서 하나 배운 것이 있습니다. 복음에도 나오지만 지체의 힘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느꼈습니다. 만약 두 발로만 걷게 된다면 정말 걷지 못했을 겁니다. 그래도 손에 스틱을 쥐고서 발에 가해지는 힘이 손으로 분산시켜주니 상대적으로 발에 부하가 덜 가해지니 한결 좀 나았습니다.

 

그래서 신앙생활할 때 믿음의 형제들이 서로서로 힘들 때 응원해가며 이 길을 가는 게중요하 다는 걸 배웠습니다. 처음엔 왼쪽 무릎이 아프다 보니 오른쪽 무릎에 힘이 많이 가해졌습니다. 그러니까 다음날에는 오른쪽 무릎이 많이 아팠습니다. 이때 느낀 게 있습니다. 만약 두 발이 같은 통증을 받았다면 정말 난감했겠지만 다행히 한 쪽이 조금 덜 아팠기 때문에 한쪽 한쪽 번갈아 가면서 한쪽 발에 힘을 나누어 걸었기 때문에 완주할 수 있었던 겁니다.

 

결국 이걸 통해서 하나 배운 거는 신앙생활을 하면서 공동체 안에서도 눈에 보이지 않는 누군가의 작은 희생이 있기에 그 희생에 의지해서 신앙생활을 계속 영위해나갈 수 있다는 걸 배웠습니다. 그리고 능선을 올라서서 산 정상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니 정말 티끌모아 태산이라는 속담처럼 한발 한발 꾸준히 내딘 발걸음이 무섭다는 걸 느꼈습니다.

 

만약 역으로 밑에서 오를 때 정상까지의 거리를 생각하고 걷는다면 심리적으로 지쳤을지도 모릅니다. 개신교 찬송가에 내일 일은 난 몰라요라는 찬송가가 있습니다. 개종하기 전에 좋아하는 찬송가였는데요 이제 가사도 잘 생각나지 않네요. 이런 내용이 나옵니다. 그냥 그날 그날에 충실한다는 그런 내용이 있습니다.

 

이처럼 신앙생활하면서 고난이 없을 수는 없겠지만 이 또한 나에게 오늘 이 순간에 주어지는 십자가라고 생각하고 지금 당면한 자기 자신에게 주어진 십자가만 생각하고 나아간다면 충분히 이기고 나갈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그냥 지레 미리 겁부터 먹으니 힘들 거라는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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