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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8. 지혜를 청한 솔로몬 / 솔로몬의 통치[1] / 1열왕기[8]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1-08-05 조회수3,727 추천수3 반대(0)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8. 지혜를 청한 솔로몬(1열왕 3,4-15)

 

이처럼 당시 예루살렘에는 아직 성전이 마련되지 않았다. 성막은 기브온에 있었고 계약의 궤는 그 다윗 성의 성막에 있었다. 그렇지만 모든 백성이 함께 제사를 드릴 중심이 될 장소가 마련되지를 않았다. 백성은 여전히 가나안 전역과 기브온 등에 세워져 있는 산당을 찾아 제사를 드렸다. 솔로몬도 제사를 드리러 기브온에 갔다. 그것은 그곳에 큰 산당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그는 왕정 초기부터 줄곧 하느님을 찾아 경신례를 드리면서, 전적으로 자신의 통치를 그분에게 의지하였다. 그래서 솔로몬은 그 제단 위에서 번제물을 천 마리씩 바치곤 하였다.

 

이 기브온에서 주님께서는 한밤중 꿈에 솔로몬에게 나타나셨다. 하느님께서 내가 너에게 무엇을 해 주기를 바라느냐?” 하고 물으셨다. 이 이야기는 이스라엘인들이 임금을 하느님과 백성 사이의 중개자로 여긴 사실을 드러낸다는 점에서 아주 중요하다. 하느님께서는 임금을 통하여 백성을 다스리신다. 다시 말해 임금은 그분의 도구이다. 이 대목은 또 솔로몬이 그의 탁월한 선임자인 임금들과 판관들처럼 주님과 직접 접촉한다는 사실과, 그가 임금이 된 것은 언제나 분쟁의 원인이었던 상속권 때문이 아니라 주님의 뜻에 따른 것이라는 사실도 보여 준다. 어쩌면 이스라엘의 임금은 판관들의 후계자다. 그들은 백성에게 하느님의 법과 질서를 구현할 책임이 있다. 그리고 자기들에게 맡겨진 백성을 다스리는 것에 대해서도, 주님께 책임을 진다.

 

솔로몬이 대답하였다. “주님께서는 당신 종인 제 아버지 다윗에게 큰 자애를 베푸셨습니다. 그것은 그가 당신 앞에서 진실하고 의롭고 올곧은 마음으로 걸었기 때문입니다. 당신께서는 그에게 그토록 큰 자애를 내리시어, 오늘 이렇게 그의 왕좌에 앉을 아들까지 주셨습니다.“ 솔로몬은 나탄이 자기 아버지 다윗에게 전한 주님의 약속(2사무 7, 특히 12절과 16)인 이스라엘의 영원무궁한 영광이 이루어지기 시작함을 인정한다. 그의 답은 계속된다. ”그런데 주 저의 하느님, 당신께서는 당신 종인 저를 제 아버지 다윗을 이어 임금으로 세우셨습니다만, 저는 어린아이에 지나지 않아서(예레 1,6 참조) 백성을 이끄는 임금의 일상 통치 방법을 알지 못합니다. 당신 종은 당신께서 뽑으신 백성, 그 수가 너무 많아 셀 수도 헤아릴 수도 없는 당신 백성 가운데에 있습니다. 그러니 당신 종에게 듣는 마음을 주시어 당신 백성을 통치하는 선과 악을 분별할 수 있게 해 주십시오. 어느 누가 이렇게 큰 당신 백성을 통치할 수 있겠습니까?”

 

이렇게 솔로몬은 자기 임무를 주님 백성을 위한 봉사직으로 여겼다. 더군다나 그는 개인적인 청보다, 백성의 안녕을 위하여 자기 본분을 올바로 수행할 지혜를 청했다. 그의 이런 청이 주님 보시기에 너무 좋았다. 그래서 그분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네가 지혜를 청했으니, 곧 자신의 장수나 부, 네 원수들의 목숨을 청하지도 않고, 대신 이처럼 옳은 것을 가려내는 분별력을 청하였으니, , 내가 네 말대로 다해 주겠다. 이제 너에게 지혜롭고 분별하는 능력을 준다. 너 같은 사람은 네 앞에도 네 뒤에도 다시는 나오지 않을 것이다. 또 나는 네가 감히 청하지 않은 부와 명예도 준다. 그리고 임금들 가운데도 너 같은 이가 없을 것이다. 네가 네 아버지 다윗이 걸었듯이 내 길을 걸으며, 내 규정과 내 계명을 지키면, 네 수명도 늘려 주겠다.”

 

어쩌면 복을 누리면서 오래 산다는 것은 하느님의 특별한 축복의 표지였다. 이렇게 이스라엘 사람들의 행복은 한껏 살’(창세 25,8; 집회47,12-14 참조)수 있는 것이었다. 솔로몬이 깨어 보니 그것은 꿈이었다. 오래오래 간직하고픈 꿈이었다. 그는 예루살렘으로 가 주님의 계약 궤 앞에 서서 번제물과 친교 제물을 바치고, 모든 신하에게 잔치를 베풀었다. 이렇게 솔로몬이 예루살렘에 돌아와서 계약 궤 앞에 섰다는 것은, 임금이 기브온 같은 산당에서 제사를 바쳤다는 사실을 못마땅하게 여긴 것으로 여겨지지만, 이는 이스라엘에 성전의 필요성을 드러낸 것이다.

 

이 일화는 솔로몬의 지혜를 드러내려는 아주 중요한 한 예이다. 이 지혜는 어느 철학자의 자질이 아니라, 대단히 구체적인 상황 안에서 진실을 알아내고 밝히는 데 반드시 필요한 실제적인 분별력을 말한다.[계속]

 

[참조] : 이어서 ‘9. 솔로몬 재판이 소개될 예정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기브온,산당,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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