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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문지기에게는 말씀을 남기셨다
작성자박순자 쪽지 캡슐 작성일2000-07-30 조회수2,033 추천수5 반대(0) 신고

                                                           대구 평화방송 12월 7일

+ 찬미 예수님

 

성서독서에 작은 도움이 되기를 감히 바라며 이 글을 띄웁니다.

 

당부드리고 싶은 것은 성서 텍스트를 외우실 정도로 꼼꼼하게 읽으셔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성서독서는 Jean DELORME 신부님의 강의를 참조 하였음을 밝힙니다.

 

 

 마르꼬 13, 32-37: 깨어 지켜라

 

"... 32그런데 그 날과 그 시간에 대해서는 아무도 모릅니다. 아버지가 아니고서는 하늘에 있는 천사들이나 아들까지도 모릅니다.  33여러분은 조심하고 깨어있으시오. 사실 여러분은 그 때가 언제일는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34그것은 자기 집을 버리고 여행을 떠나는 사람의 경우와 같습니다.  그는 자기 종들에게 권한을, 곧 각자에게 제 할 일을 맡겨 주고, 문지기에게는 깨어 지키라고 명령했습니다.  35그러니 여러분은 깨어 지키시오. 사실 여러분은 집주인이 저녁, 한밤중, 닭이 울 때 혹은 새벽 중 언제 돌아올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36집주인이 갑자기 돌아와서 여러분이 잠자고 있는 것을 발견하는 일이 없도록 하시오.  37내가 여러분에게 하는 말은 모든 사람에게 하는 말입니다.  깨어 지키시오."

 

 오늘의 이 말씀은 전통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종말 시리즈의 일부입니다.  특히 이것과 관련하여 2000년을 앞둔 20세기에서 참으로 말이 많았었지요. 예수님 시대의 사람들은 종말이 자신들의 세대에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또 오늘에 와서는 종말의 세기가 바로 금년(1999년)이었다고들 많이들 떠들석했다. 이 종말 이야기는 참으로 많은 상상을 낳게하였고, 많은 해석을 하게 했습니다.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그러나 이 말씀을 전체적으로 자세히 읽어본다면 우리가 과연 경청하고 관심가져야 할 것은 다른 곳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이 이야기에서는, 이제 곧 십자가의 죽음을 통해 제자들을 떠나시게 될 예수님이 "깨어 지키라"는 명령의 말을 문지기에게 남기고 여행을 떠나는 주인에 비유됩니다.  오늘 이 비유 이야기에 대한 우리 독서의 중요 관심은 "깨어 지키라"는 명령과 "말씀"과의 관계가 될 것입니다.

      

 "그런데 그 날과 시간에 대해서는 아무도 모릅니다. 아버지가 아니고서는 하늘에 있는 천사들이나 아들까지도 모릅니다. 여러분은 조심하고 깨어 있으시오. 사실 여러분은 그 때가 언제일른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 날과 시간에 대해서는 아무도 모른다고합니다.  아들이신 예수님도 모르고 하늘의 천사도 모릅니다.  우리는 여기서 ’어떻게 아들이신 예수님도 모를 수 있는가?’라는 논쟁 속으로 빠지지 말고 오직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만을 읽으며, 그 말씀이 우리에게 무엇을 얘기하고 싶어하는가에만 관심을 기우려야 하겠습니다.

 

  예수님의 말씀에 의하면 아들도 하늘의 천사도 아무도 그 날과 시간을 모르며 오직 아버지만이 아실 뿐이라고 합니다.  아들도 모른다는 것은 아버지의 비밀을 확언하는 것입니다.  아버지만이 아신다는 것, 그것은 곧 아버지의 비밀에 대한 강조가 될 것입니다.  그것은 예수께서 모든 것의 근원과 모든 것의 결정을 아버지께로 돌리는 한 방법입니다. 성서 안에서 예수님은 당신과 관계되는 일, 근원적인 것과 영광 등을 늘 아버지에게로 돌리십니다.  특히 기적 이야기들에서 우리는, 예수께서 기적적 치유의 직접적인 실행자로서의 한 자리 즉 아버지의 자리를 유보해두시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과 청원자 또는 치유된자 사이에 이 아버지의 자리를 비워두십니다.  이렇게 예수께서는 아버지에게 속한 비밀, 아버지에게 유보되어 있는 것을 존중하시고 침범하지 않으십니다.  아버지는 원천이십니다.  그리고 그 분은 기원이며 우리가 종말이라고 하는 끝을 주관하십니다.  시작이신 아버지가 아니면 끝을 알 수 없습니다.  

 

  예수님의 태도를 보실까요. 예수님은 안다고 자부하지 않으시고, 오히려 모르는 것을 자부하고 계십니다.  문제의 중요성이 여기에 있습니다.  아들이신 예수님께서 모르신다고 하시는데, 그리고 그분조차 아버지의 이 비밀을 캐내려고 하시지 않는데, 왜 우리가 아버지의 비밀을 탐지하려고 하는지요?  왜 우리가 아버지의 영역을 침범하려고 하는지요?

 

  더구나 예수님은 우리에게 그 날과 시간에 대해 깨어 있으라 하지 않으십니다.  말하자면, 예수님은 우리에게 그 날과 시간을 알려고 애쓰라 하지 않으십니다.  그 날과 시간에 대해서 깨어있으라 하신 것이 아니라, 그 날과 시간을 모르기 때문에 깨어있으라 하십니다.  그러면 무엇과 관련해서 또는 무엇에 대해서 깨어 있어야하는가? 우리는 막연히 깨어 있어야하는 그 대상의 목록 작성을 하기보다 이 말씀에 이어지는 예수님께서 하신 비유 이야기를 통해서 알아보기로 하는 것이 옳을 것입니다.

 

 "그것은 자기 집을 버리고 여행을 떠나는 사람의 경우와 같습니다. 그는 자기 종들에게 권한을, 곧 각자에게 제 할 일을 맡겨주고, 문지기에게는 깨어지키라고 명령했습니다. 그러니 여러분은 깨어 지키시오. 사실 여러분은 집 주인이 저녁, 한 밤중, 닭이 울 때 혹은 새벽 중 언제 돌아올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집주인이 갑자기 돌아와서 여러분이 잠자고 있는 것을 발견하는 일이 없도록 하시오. 내가 여러분에게 하는 말은 모든 사람에게 하는 말입니다. 깨어 지키시오."

 

 여기서 여행을 떠나는 사람이 어떻게 하는지를 살펴볼까요? 그는 종들에게 권한을, 곧 각자에게 제 할 일을 맡깁니다.  이를테면, 여행을 떠나는 주인은 종들에게 일을 분담시킵니다.  그런데 문지기에는 어떻게 합니까?  "깨어 지키라"고 명령하십니다. 이를테면 문지기에게는 "말씀"을 남깁니다.  그렇다면 주인이 떠난 후 이 문지기를 깨어있게 하는 것은 무엇이겠습니까?  이 문지기를 깨어있게 하는 것은 결국 주인이 남긴 "말씀"이 될 것입니다.  문지기는 주인이 떠나면서 남긴 ’말씀’에 깨어 있어야 합니다.  그 "말씀"을 지키고 그 "말씀"에 충실한 그것이 "말씀"에 깨어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이 비유 이야기 끝에 가서 이 청지기에게 해당하는 명령이 "모든 사람"에게 해당됩니다: "내가 여러분에게 하는 말은 모든 사람에게 하는 말입니다. 깨어 지키시오". 곧 예수님 시대의 모든 사람들과, 모든 세대, 그리고 이 말씀을 지금 읽고 있는 독자인 우리에게 향한 말씀인 것입니다.  예수님이 떠나시며 "모든 사람"에게 내리신 명령입니다: "깨어 지키시오".  이 말씀을 풀이하자면 ’말씀에 깨어 있으시오, 내가 남긴 말을 잘 지키고 내 말에 충실하시오’가 될 것입니다.  그러면 "보라, 그리스도가 여기 계시다, 보라, 저기 계시다" 하더라도 현혹되지 않을 것이며, 거짓 그리스도들과 거짓 예언자들이 일어나서, 표징들과 기적들을 행할지라도 거기에 속아넘어가지 않을 것이며, 우왕 좌왕하며 두려워하지 않을 것입니다.                  

 

 곧 우리가 관심을 갖고 깨어 있어야하는 것은 종말의 날과 시간, 종말에 대한 의식이 아니라, 예수님께서 남기신 말씀에 대해서 인 것입니다.  깨어 지켜야 할 것은 예수님이 남기신 말씀에 충실하고 그 말씀을 준수하는 것 외에는 없을 것입니다.  아버지의 비밀을 캐려고 우리의 시간과 에너지를 소모할 것이 아니라, 우리는 "말씀"에 깨어있기 위해 전력을 다하기만 하면 될 것입니다.

 

 

 기도: 이지희 (헬레나)

 

 이 세상이 언제 끝나는지

      이 시간이 언제 멈출 것인지

      나는 관심이 없습니다

 

      나는 당신이 명한 파수꾼일 뿐

 

      당신이 하시는 일에

      당신만이 아시는 일에

      경솔히 끼어들지 않으렵니다

 

      다만 나는 당신에게 부름받은 파수꾼일 뿐

 

      당신이 내게 남기신 단 한마디 말일지라도

      내게 맡기신 사소한 일일지라도

      오롯이 지켜 따르고픈

 

      나는

      당신 언행의 파수꾼일 뿐.

 

                          

              감사합니다.

     서로의 묵상을 나눌 수 있기를 바라며 박 세실리아가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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