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김신부님의 마지막 회유
작성자최현숙 쪽지 캡슐 작성일2000-07-05 조회수2,761 추천수3 반대(0) 신고

교우들 보아라.

우리 벗아, 생각하고 생각할지어다. 천주 두 시기로부터 만물을 배설하시고 그

중에 우리 사람을 당신 모상과 같이 내어 세상에 두 신위자와 그 뜻을 생각할지어다. 온갖 세상 일을 가만히 생각하면 가련하고 슬픈 일이 많다.

 이같이 험하고 가련한 세상에 한 번 나서 우리를 내신 임자를 알지 못하면 낳은 보람이 없고, 있어도 쓸데없고, 비록 주은으로 세상에 나고 주은으로 영세 입교하여 주의 제자 되며 이름이 또한 귀하거나 실이 없으면 이름이 무엇에 쓰며 세상에 나서 입교한 보람이 없을 뿐 아니라, 도리어 배은 배주하니 주의 은혜만 입고 주께 득죄하면 어찌 남만 같지 않으리오.

 밭을 가는 농부를 보건대, 때를 맞추어 밭을 갈고 거름을 넣고 더위에 신고를 돌아보지 아니하고 아름다운 씨를 가꾸어, 밭 거둘 때에 이르러 곡식이 잘 되고 영글면 마음에 땀낸 수고를 잊고 오히려 즐기고 춤추며 흡족할 것이요. 곡식이 영글지 아니하고 밭 거둘 때에 빈 대와 껍질만 있으면 주인이 땀낸 수고를 생각하고, 오히려 그 밭에 거름 내고 들인 공부로써 그 밭을 확대하느니, 이같이 주 땅을 밭을 삼으시고 우리 사람으로 벼를 삼아 은총으로 거름을 삼으시고 강생 구속하여 피로 우리를 물 주사 자라고 영글도록 하여 계시니, 심판날 거두기에 이르러 은혜를 받아 영근 자 되었으면 주의 의자로 천국을 누릴 것이요, 만일 영글지 못하였으면 주의 의자로서 원수되어 영원히 마땅한 벌을 받으리라.

우리 사랑하온 형제들아, 알지어다. 우리 주 예수, 세상에 내려 친히 무수한 고난을 받으시고 괴로운 가운데서조차 성교회를 세우시고 고난 중에 자라나 계실지라.

그러므로 세상 풍속이 아무리 치고 싸우나 능히 이기지 못할지니 예수 승천 후 사도 때부터 지금까지 이르되 성교는 두루 무수한 간난 중에 자라니, 이제 우리 조선에 성교 들어온 지 50, 60년에 여러 번 군난으로 교우들이 이제까지 이르고, 또 오늘날 군난이 치성하여 여러 교우와 나까지 잡히고 아울러 너희들까지 환난을 당하니, 우리 한 몸이 되어 애통 지심이 없으며 육정에 참아 이별하기 어려움이 없으랴.

그러나 성경에 말씀하시되 ’작은 털끝이라도 주 돌아보신다 하고, 모르심이 없이 돌보신다’ 하였으니, 어찌 이렇듯한 군난이 주명 아니면 주상 주벌 아니랴.

주의 성의를 따라오며 온갖 마음으로 천주 예수 대장의 편을 들어 이미 항복받은 세속 마귀를 칠지어다.

이런 황황시절을 당하여 마음을 늦추지 말고 도리어 힘을 다하고 역량을 더하여, 마치 용맹한 군사가 병기를 갖추고 또한 건강이 있음 같이 하여 싸워 이길지어다.

부디 서로 우애를 잊지 말고 돕고 아울러 주 우리를 불쌍히 여기사 환난을 걷기까지 기다리라.

혹 무슨 일이 있을지라도 부디 삼가고 극진히 조심하여 위주광영하고 조심을 배로 더하고 더하여라. 여기 있는 자 20인은 아직 주은으로 잘 지내니, 설혹 죽은 후라도 너희가 그 사람들의 가족들을 부디 잊지를 말라.

할 말이 무궁한들 어찌 기필로 다하리. 그친다. 우리는 미구에 전장에 나아갈 터이니 너희도 성심을 착실히 닦아 천국에 가 만나자. 마음 사랑하여 잊지 못하는 신자들아, 너희는 이런 난시를 당하여 부디 마음을 허실이 먹지 말고 주야로 주를 빌어 삼구를 대적하고 군난을 참아받아 위주광영하고 여등의 영혼 대사를 경영하라. 이런 군난 때는 주의 시험을 받아 세속과 마귀를 쳐 덕공을 크게 세울 때니 부디 환난에 눌리어 항복하는 마음으로 사주 구령사에 물러나지 말고, 오히려 지나간 성인 성녀의 자취를 만만수치하여 성교회의 영광을 트고, 천주의 착실한 군사와 의자됨을 증거하고, 비록 너희 몸은 여럿이나 마음으로는 한 사람이 되어 사랑을 잊지 말고 서로 참아 돌보고 불쌍히 여기며 주의 긍률하신 때를 기다리라. 할 말이 무수하되 거처가 타당치 못하여 그만한다.

모든 신자들은 천국에서 만나 영원히 누리기를 간절히 바란다.

내 입으로 너희 입에 대어 사랑으로 친구하노라.

 

부감 김 안드레아

 

 세상 온갖 일이 주명이 아닌 것이 없고, 주상 주벌이 아닌 것 없도다. 고로 이런 군난도 또한 천주의 허락하신 바 너희는 감수 인내하여 위주하고, 오직 주께 슬픔을 빌어 빨리 평안함을 주시기를 기다리라. 내 죽는 것이 너희 육정과 영혼 대사에 어찌 거리낌이 없으랴. 그러나 천주 오래지 아니하여 내게 비겨 더 착실한 목자를 너희에게 상 주실 것이니, 부디 서러워 말고 큰 사랑을 이뤄 한 몸같이 주를 섬기다가 사후에 한 가지로 영원히 천주 대전에 만나 길이 누리기를 천만 바란다. 잘 있거라.

 

김신부 사정 정표

 

 

 

순교자들의 전기(김옥희 수녀 지음)에서 인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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