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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례/미사

제목 [전례] 미사 거행의 예식적 준비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0-04-06 조회수2,915 추천수0

[하느님 백성의 예배] 미사 거행의 예식적 준비

 

 

미사 예식을 잘 거행하려면, 전례 임무를 맡은 이들이 자신의 임무를 수행할 준비를 잘 갖추고 있어야 하며, 또한 필요한 여러 가지 성물이 잘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미사 준비의 총책임자는 주례사제이다.

 

주례사제는 예절담당자, 복사, 독서자, 성가대 등 고유한 임무를 맡은 이들에게 그날 미사를 위해 필요한 사항들을 미리 알려주어야 한다. 필요한 성물들을 준비하는 것은 보통 예절담당자의 임무이며, 준비해야 할 것들에 대해서는 ‘제3판 로마 미사경본 수정판에 수록된 총지침’ 117-119항(이하 모든 항 표시는 총지침을 말함.)에 자세히 나와있다. 이것을 전례 행위가 일어나는 장소에 따라 살펴보자.

 

 

1. 제대

 

제대는 성전의 중심이며, 살아있는 돌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더욱 더 지속적으로 나타내는 것으로서, 이동할 수 없는 고정 제대로 하는 것이 원칙이다(298항). 제대는 시작예식과 말씀전례 동안 가장 중요한 상징이 되는 ‘복음집’이 놓여있는 곳이며, 성찬전례 동안에는 전례 행위가 일어나는 본연의 장소가 된다.

 

성찬전례 때에 제대 위에서 거행되는 성사는 어떠한 시각적인 방해도 받지 않도록 배려해야 한다. 성사는, 초월적인 구원은총이 성령의 힘으로 성화된 인간적 감각을 통하여 인간에게 건네지는 감각할 수 있는 ‘표지’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제대 위에서 이루어지는 행위나 제대 위에 놓인 성반, 성작, 성합 등을 신자들이 잘 볼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

 

촛대를 적절한 위치에 조화롭게 배치해야 하는 것(307항), 제대 꽃 장식이 제대 위를 가리지 않도록 하는 것(305항), 성찬전례 때에 거치대에 놓인 “미사경본”을 옆으로 비스듬히 놓아두는 것 그리고 마이크를 신중히 배치하는 것(306항) 등은 이러한 이유에서이다.

 

미사가 시작되기 전에 제대는 다음과 같이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1) 제대는 제대포로 덮여있어야 하며, 제대포는 흰색이어야 한다. 여러 장의 제대포를 중복하여 덮을 수 있으나, 최소한 하나의 제대포는 반드시 덮어야 한다(117. 304항).

 

(2) 제대 위나 곁에는 촛불을 켜놓는데 이는 존경과 축제의 표지로서 모든 전례행위에 필요한 것이다(307항). 촛불은 적어도 두 개 이상이어야 하고 축일의 등급에 따라 초의 개수를 맞춘다. 특히 교구장 주교가 집전하는 미사에는 일곱 개의 촛불을 켜놓는다.

 

(3) 제대 위나 가까이에 ‘십자가에 달리신 그리스도의 형상이 있는’ 십자가를 신자들이 잘 바라볼 수 있도록 놓아두는데, 십자가는 신자들의 마음에 주님 수난의 구원 업적을 기억시켜 준다(308항). 제대 십자가는 하나여야 하며, 전례가 거행되지 않을 때에도 그러하다(122항). 따라서 제대 뒤 벽에 십자가가 있음에도 다시 제대 위에 십자가를 중복하여 놓는 것은 옳지 않다. 행렬용 십자가를 사용하는 경우에도, 행렬이 끝나면 행렬용 십자가를 제의방으로 들고 들어가야 한다.

 

(4) “복음집”은 미사 때에 선포되는 복음 말씀을 담고 있는 전례서로서, 말씀으로 현존하시는 그리스도를 드러내는 표지이기도 하다. 입당 행렬 때에 복음집을 들고 들어가서 시작예식부터 복음 선포 직전까지 제대 위에 놓아둔다. 한글판 복음집은 아직 출판되지 않았으며, 현재 주교회의 전례위원회에서 준비하고 있다.

 

(5) 제대의 꽃 장식은 절제 있게 하고, 제대 위를 가리지 말아야 하며 되도록 제대 둘레에 해야 하는데 이것은 앞서 언급했듯이 성사적인 이유에서이다(305항). 제대 꽃 장식은 해당 전례 시기와 축일이 드러내는 파스카 신비의 고유한 면모를 반영하여야 한다.

 

이에 따라, 사순시기에는 원칙적으로 꽃 장식이 금지되며 대림시기에는 소박하게 한다. 특별히 대림 제3주일과 사순 제4주일의 꽃 장식은 다가올 성탄과 부활의 충만한 기쁨을 미리 표현하는 것이기는 하나 여전히 절제하고 기다리는 시기임을 염두에 두어 절도를 잃지 말아야 한다. 물론 사순시기라 하더라도, 축일 등급이 앞서는 대축일과 축일에는 꽃 장식을 할 수 있다.

 

 

2. 주례석

 

주례석은 전례 중에 주례사제가 앉는 자리이며, 시작예식과 영성체 후 기도, 마침예식이 이루어지는 본연의 장소이다(124-127. 165-168. 310항). 보통 시작예식을 독서대에서 하고 마침예식은 제대에서 하는 경우가 많지만, 실은 주례석에서 하는 것이 원칙이다. 따라서 주례석에는 시작예식과 마침예식을 거행할 수 있는 준비가 갖추어져 있어야 한다. 예를 들자면, “미사경본”과 필요한 성가집 그리고 마이크 시설 등이다.

 

 

3. 독서대

 

독서대는 말씀전례 때에 하느님의 말씀이 선포되는 곳으로서 제1독서, 제2독서, 복음을 선포하고 파스카 찬송을 노래하며 강론, 보편지향기도를 바치는 곳이다(309항). 시편 화답송 역시 말씀의 선포이므로 독서대에서 노래하거나 낭송하는 것이 원칙이다. 미사 시작 전에 독서대에는 독서집(“미사독서”)을 놓아둔다.

 

 

4. 주수상

 

시작예식과 말씀전례 중에 제대에는 복음집이 놓여있어야 하며, 이때 성찬전례 때에 제대로 가져갈 성물들은 미리 주수(酒水)상에 마련되어 있어야 한다. 주수상에는 성작, 성체포, 성작 수건, 성작 덮개, 성반, 성합, 제병, 포도주와 물이 든 주수병, 성수 그릇, 신자들의 영성체를 위한 받침대, 손을 씻는 데 필요한 것들이 놓여있어야 한다. 성작은 성작 수건, 성반, 성작 덮개와 함께 그날의 색 또는 흰색의 보로 덮어놓는 것이 좋다(118항).

 

 

5. 제의실

 

제의실은 사제, 부제 그리고 다른 전례 봉사자들이 입을 전례복을 준비해 두고 입는 곳이며, 입당 행렬 때에 들고 들어갈 “복음집”, 향로와 향과 향그릇, 행렬용 십자가, 촛대 등을 마련해 두는 곳이다(119항).

 

모든 전례 봉사자의 공통된 전례복은 장백의와 띠이며, 합법적으로 승인받은 다른 옷을 입을 수도 있다(119항). 주례사제가 입어야 할 고유한 전례복은 제의로서 장백의와 영대 위에 입는다. 공동집전자 역시 제의를 입는 것이 원칙이나 제의가 부족하거나 정당한 까닭이 있으면 제의를 입지 않고 장백의 위에 영대만 두를 수 있다(209항).

 

전례복의 색은 전통에 따라 축일과 전례 시기 별로 흰색, 빨간색, 초록색, 보라색, 검은색, 장미색, 황금색 등을 사용할 수 있다. 전례복의 색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총지침 346항에 나와있다. 부제와 공동집전자가 입는 전례복의 색은 주례사제가 입는 전례복의 색깔과 통일하는 것이 원칙이다.

 

* 신호철 비오 - 부산 가톨릭 대학교 교수·신부. 전례학 박사.

 

[경향잡지, 2010년 3월호, 신호철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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