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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참된 믿음(부활 4주 수)
작성자상지종 쪽지 캡슐 작성일2000-05-17 조회수2,033 추천수5 반대(0) 신고

2000, 5, 17 부활 제4주간 수요일 복음 묵상

 

 

요한 12,44-50 (피할 수 없는 심판)

 

그 때에 예수께서 큰 소리로 말씀하셨다.

 

"나를 믿는 사람은 나뿐 아니라 나를 보내신 분까지 믿는 것이고 나를 보는 사람은 나를 보내신 분도 보는 것이다.

 

나는 빛으로서 이 세상에 왔다. 그러므로 누구든지 나를 믿는 사람은 어둠 속에서 살지 않을 것이다. 어떤 사람이 내 말을 듣고 지키지 않는다 하더라도 나는 그를 단죄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이 세상을 단죄하러 온 것이 아니라 구원하러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를 배척하고 내 말을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을 단죄하는 것이 따로 있다. 내가 한 바로 그 말이 세상 끝날에 그를 단죄할 것이다. 나는 내 마음대로 말하지 않고 나를 보내신 아버지께서 무엇을 어떻게 말하라고 친히 명령하시는 대로 말하였다. 나는 그 명령이 영원한 생명을 준다는 것을 안다. 그래서 나는 무엇이나 아버지께서 나에게 일러 주신 대로 말하는 것뿐이다."

 

 

<묵상>

 

기쁨과 열정에 가득 차 있는 신앙인이 있습니다. 생활이 비록 각박하더라도, 그 생활 안에서 주님께서 비추시는 빛을 보고 희망을 간직하며 살아가는 신앙인이 있습니다.  이 신앙인에게 '믿음'은 세상의 굴레를 벗겨 내어 자유를 주기에, 삶의 힘이요 기쁨의 원천입니다.

 

그러나 또 다른 모습의 신앙인이 있습니다. 바쁜 시간을 쪼개 미사에 참례하고, 개인 기도를 하는 것이 짐스럽게 다가오는 신앙인이 있습니다. 세상을 복음화시키기는 커녕 교회 공동체 안에서 신앙인으로 생활하는 것조차 힘겨워하는 신앙인이 있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로 신자로서의 최소한의 의무만을 지키면 된다고 생각하는 신앙인이 있습니다.  차라리 주님을 몰랐다면, 세례를 받지 않았더라면 좋았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신앙인이 있습니다.  이 신앙인에게 '믿음'은 자신에게 또 하나의 굴레일 뿐입니다.

 

'믿음'이 신앙인에게 기쁨을 주지 못한다면, 자유를 주지 못한다면, 신앙 생활을 하는 의미를 잃고 말 것입니다. 그런데 왜 기쁨이 없는 신앙 생활, 자유를 주지 못하는 신앙 생활을 하는 형제 자매들이 있는 것일까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커다란 이유는 신앙 생활을 하는 태도에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버지 하느님과 일치하여 하느님의 뜻에 자신을 맞추어 말하고 생활하기 보다는, 자신의 뜻에 하느님을 맞추려고 하기에 신앙 생활이 힘들어지는 것이 아닐까요? 사실 이러한 생활이 참된 신앙 생활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나는 내 마음대로 말하지 않고 나를 보내신 아버지께서 무엇을 어떻게 말하라고 친히 명령하시는 대로 말하였다... 나는 무엇이나 아버지께서 나에게 일러 주신 대로 말하는 것뿐이다."라는 예수님을 말씀을 들으면서 제 자신을 돌아봅니다.

 

신앙인으로서, 사제로서 살아가면서 가장 중요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간과하기 쉬운 것이 바로 주님께 의탁하며 주님의 뜻에 귀기울이는 것이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때때로 저에게 주어진 여러 가지 직무를 애써 수행하면서 내적 만족을 얻고 사제로서의 보람을 느끼기도 하지만, 정작 이러한 것을 통해 제 자신이 무엇을 했는지 돌이켜보면 남는 것은 허탈감밖에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대개 저의 인간적인 만족을 추구했던 경우입니다.

 

참된 믿음이 주는 참된 기쁨은 인간적인 욕구의 충족이나 만족과는 다른 것임을 새삼 생각합니다. 그리고 신앙의 형제 자매 모두가 하느님의 뜻에 자신의 내어맡김으로써, 신앙 생활의 참 기쁨을 만끽하며, 열정을 가지고 이 기쁨을 다른 이웃들에게 나눌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세상을 이기는 승리의 길은 곧 우리의 믿음입니다."(1요한 5,4)

 

주님 안에 사랑담아 여러분의 벗 상지종 베르나르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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