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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한아름의 빛이 저 하늘에서 머리 속으로 들어옴
작성자최종환 쪽지 캡슐 작성일2006-12-04 조회수854 추천수0 반대(0) 신고
 

한아름의 빛이 저 하늘에서 머리 속으로 들어옴



  25년전 군데 제대를 하고 신앙생활을 새롭게 각오 하던 때의 일입니다. 형이 밭에 수박을 심었는데 수박이 익을 때가 되어 수박밭을 지켜야 되겠다는 이야기가 나와서 내가 수박밭을 지키겠다고 나서니 아버지께서는 “수박 밭을 제대로 지키려면 내가 지켜야지!” 하시면서 나에게 양보를 안해 주시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나는 하는 수 없이 아버지께 양보를 해드리고 집안일을 하였는데 아버지께서 며칠 후 “배가 아프다!” 하시면서 배를 만지시며 살살 대문을 들어오시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나는 그런 모습으로 들어오시는 아버지의 모습이 걱정보다 반가워서 속으로 빙그레 웃음이 나오면서 ‘나야 기도할 게 있어서 나섰지만 수박 밭 지키는 것이 그리 쉬운일만은 아닐것입니다.’ 하고 속에말이 나왔는데


  아무튼 나는 그 길로 수박밭으로 가서 온통 묵상 생활에 젖어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러던 중 어떤 분이 “진정한 믿음으로 기도를 한번 해보세요.” 라는 권유에 따라 기도를 하면서 ‘나에게 하느님의 뜻이 있다면 기적을 보여 주십시오.’ 하고 믿고 기도하였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사실 많은 시간이 흐른 지금까지 나에게 하느님의 뜻이 있는 것인지 나로서는 알 길이 없어 생각을 많이 할 수 밖에 없을 때였습니다. 이런 때인 만큼 한시간 남짓 온 힘을 다해 기도하였습니다.


  그런데 이때 나는 이미 구약성서 어디선가 읽었던「기드온이 하느님께 아뢰었다.  이미 말씀하신대로 이스라엘을 제손으로 구하시는 것이 하느님의 뜻이라면 이렇게 해 주십시오. 보십시오. 제가 타작 마당에 양털 한뭉치를 이렇게 펴놓습니다. 만일 이 양털 뭉치에만 이슬이 내리고 땅바닥은 말라 있으면 말씀하신 대로 이스라엘을 제 손으로 구하시려는 줄로 알겠습니다.  정말 그대로 되었다.  기드온이 다음날 아침 일찍 일어나서 양털 뭉치를 짜보니 한 대접 가득 물이 나왔다.(판관기 6장 36-38절)」


  기드온이 하느님께 기적을 청하는 성서 말씀이 머리속에 떠올라 있었습니다. 그래서 나도 ‘나에게 하느님의 뜻이 있다면 내가 청하는 기적을 보여 주십시요.’ 하고 마음속으로 청했던 (무릎을 꿇고 기도하다가 당장 확인할 수가 있는 기적이여서 합장한 두손에 피가 줄줄 흐르는 기적을 청하였습니다.)


  기적이 이루어졌을 것이라고 믿고 눈을 떳는가 싶을 때 (이때 나는 이미 만약에 기적이 지금 당장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나에게 하느님의 뜻이 없는 것으로 무조건 결정해 버리고 무슨 이유에서든지 하느님의 뜻에 대해서 더이상 생각하지 않겠다는 결심을 하고 있었습니다.)


  순간 원두막 지붕도 무시해 버린 한아름의 빛이 저 하늘에서 머리 속으로 ‘쫙-’ 한 찰라에 들어왔습니다. 태양빛에 의존하지 않고 태양빛보다 더 탄탄한 빛이었습니다. 순간 나의 몸은 장괘의 자세로 쳐들리는가 싶더니 어느 새 원두막 바닥에 엎드려져 버렸으며 동시에 눈물이 쏟아졌고 ‘아!--’ 하는 탄성과 함께 그 순간에 나의 신앙의 모든 의구가 풀려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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