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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다시 옛날을 기억함은 - 두 번째
작성자김우순 쪽지 캡슐 작성일2006-12-19 조회수909 추천수0 반대(0) 신고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고자 했지만 총고백 후에 자꾸 생각나는 죄들이 있었고, 오랫동안 잘못하고 살아왔던 습관도 쉽게 고쳐지지 않아  고해 성사를 자주 받아야 했다.

 

그런 중에 친구의 소개로 지금의 남편을 만났고, 남편의 고향 근처에서 살게 되었다.

 

친정 어머니가 먼저 냉담을 푸셨던 것인지, 내가 먼저 냉담을 풀었는지 분명하게는 모르겠는데 큰 아이가 태어나고, 둘째 임신을 했을 때였다.

겨울이었는데 친정어머니에게서 전화가 왔다. 뒷산에 약수를 뜨러 가셨다가 미끄러져 다쳤는데 가까운 병원에 갔더니, 갈비뼈가 5대 부러졌다고 하면서 큰 병원으로 가라고 했다고, 멀리 살지만 네가 와 주었으면 좋겠다는 말씀이셨다.

임부복을 입고, 큰 아이를 데리고 밤기차를 탔다. 자리가 많이 있어서 아이를 좌석 두개에 길게 뉘어 재우고, 마주 보는 의자에 앉아 있었는데, 기차가 '덜컹'하더니 아이가 그대로 나의 발 아래로 떨어졌다. 그런데 그보다 먼저 내 손이 아이를 받아 안았다. 지금 이 글을 쓰기 전만 해도 그것이 기적이라고는 생각해 보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 보니 그 일이 기적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우연하게 그렇게 된 것이라고, 혹은 아이는 엄마와 보이지 않지만 이어져 있으니까 그런 거라고 생각하고 가끔씩 말해왔다. 아이에게 엄마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많이 생각하고 있어서 그랬던 것 같다.

친정으로 온 날이었는지, 다음 날이었는지, 어머니와 함께 큰 병원으로 갔다. 어머니는 패트병에 뜨거운 물을 담아 옆구리에 대고, 나는 부른 배를 잡고, 아이 손을 잡고 그렇게 병원에 갔다. 진료 과정은 복잡했고, 임산부에 어린 아이에 환자는 그 과정을 거치며 너무 힘이 들었다. 결과는 갈비뼈 여섯대가 나갔다고 했다. 다섯대는 부러졌고, 잘 기억나지 않지만 뼈는 어느 만큼 금이 가면 부러진 걸로 본다든가 하는, 그래서 여섯대가 나갔다는 진단을 받았다. 두 달 동안 입원을 해야하고 가슴이라서 깁스도 할 수 없고 누워 생활해야 하는데 대소변도 받아내고 간병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것이었다. 그렇게 다쳤는데 응급차에 실려가지 않고 며칠 째 집에서 보내신 어머니도 참  대단하신 분이다. 어떻게 참으셨는지.

 

동생들은 어렵게 직장에 다니고 있었고, 나는 임신중이고, 돌보아드릴 사람이 없는 상황이었는데 어머니는 입원을 하지 않겠다고 하셨다.  어머니가 "내가 집에서 조심하면서 지내마. 누가 나를 돌봐주겠니?" 하시면서 입원을 하지 않겠다고 하자 의사는 병원에 책임이 없다는 각서를 쓰라고 했다. 어머니는 그 각서를 쓰고 집으로 돌아오시는데, "아야~, 정희야, -집에서 부르는 이름임- 동성고등학교에서 금요일마다 기도회가 있는데 밤에 거기 같이 가자~" 하셨다.

 

아이를 낳으면 철이 든다고, 무던히도 속 썩였었지만 그 때는 어머니 하고 싶으신 대로 해 드리고 싶은 마음에 그러자고 했다. 기도회라고 하면 어렸을 때 개신교 부흥회에 친구가 가자해서 갔다가 어색하고 이상해서 슬그머니 나온 적 밖에는 없었는데 그 날은 어머니와 함께 동성고등학교에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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