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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PBC FM]성금요일 아침(4월2일)
작성자기쁜소식 밝은세상 쪽지 캡슐 작성일1999-04-02 조회수3,684 추천수1 반대(0) 신고

[99년 4월 2일 성 금요일 아침 기쁜소식 밝은 세상 방송 원고]

 

1. 여는 말

 

사람들의 멸시와 조롱 속에서 비참하게 돌아가신 예수님이 돌무덤에 묻히신 오늘, 우리는 예수님의 죽음을 묵상합니다. 세상은 빛을 잃고, 암흑으로 뒤덮혔습니다. 모든 것이 정지되었습니다. 세상을 환하게 비추던 빛도 사그라들고, 다정한 말도 따뜻한 위로도 사라졌습니다. 예수님을 잃은 제자들의 마음은 비탄에 잠겨 있을 뿐입니다. 한바탕 연극이라고 생각하기에는 너무나 엄청난 일이 우리 안에서 일어났고 그 사건은 우리를 당황하게 합니다. 암흑 속에서 예수님이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왜 나를 십자가에 매달았더냐"

 

2. 비탄의 노래 1

 

◎ 내 백성아, 내가 네게 잘못한 일이 무엇이냐? 무엇으로 너를 근심케 하였더냐?

   대답해 다오

 

○ 나는 너를 이집트 땅에서 구해 내었건만, 너는 어찌 네 구세주께 십자가를

   마련 하였느냐?

 

● 내 백성아, 내가 네게 잘못한 일이 무엇이냐? 무엇으로 너를 근심케 하였더냐?

   대답해 다오

 

◎ 나는 너를 사십년 동안이나 광야에서 인도하였고, 만나를 먹였으며,

   가장 좋은 땅으로 데려다 주었건만,

   너는 어찌 네 구세주께 십자가를 마련하였느냐?

 

◎ 내가 네게 더할 것을 안 한 것이 무엇이냐?

   나는 너를 위해 가장 아름답고 뛰어난 포도원을 마련해 주었건만,

   너는 어찌 내게 가장 쓴 것을 주었느냐?

 

   목마른 내게 너는 신 포도주를 주었고,

   네 구세주의 옆구리를 창으로 찌르지 않았느냐?

 

3. 기도

 

오! 거룩하신 주님, 나의 하느님

저희에게 자비를 베풀어주십시오.

당신께서는 저희를 죄의 노예 생활에서 해방시키시어 자유의 몸이 되게 하셨지만

저희는 헛된 욕망과 어리석음으로 당신을 십자가에 매달았습니다.

당신은 우리에게 항상 다정한 말과 따뜻한 손길을 건네셨고,

하느님의 말씀을 우리 마음에 속삭이시고,

삶의 고비마다 함께 하시어 우리의 힘이 되어 주셨지만,

저희는 지독한 이기심으로 당신을 십자가에, 십자가에 매달았습니다.

당신께서는 우리에게 풍부한 먹거리를 준비해 주시고

당신의 몸과 피를 나누어 주셨지만

저희들은 끝없는 욕심으로 당신의 속옷마저 빼앗고

당신을 십자가에 매달았습니다.

당신께서 목말라 하실 때 저희들이 당신께 드린 건

고작 쓸개와 신 포도주뿐입니다.

당신께서는 저희들의 아픈 상처를 낫게 해 주시고

저희들의 아픈 마음을 어루만져 주셨지만

주님, 나의 하느님

은혜를 모르는 저희들은 당신의 옆구리를 창으로 찔러

당신께 남아있는 피와 물까지 몽땅 쏟아내게 만들었습니다.

오, 나의 주님, 나의 하느님

저희에게 자비를 베풀어주십시오.

저희들의 죄가 하늘에까지 닿아

저희들은 끝내 우리 구세주를

십자가 형틀에 매달았나이다.

 

4. 비탄의 노래 2

 

○ 나는 너를 위해 이집트와 그 맏아들을 매질하였건만,

   너는 어찌 나를 매질하고 팔아 넘겼느냐?

 

● 내 백성아, 내가 네게 잘못한 일이 무엇이냐?

   무엇으로 너를 근심케 하였더냐? 대답해 다오

 

○ 나는 너를 이집트에서 구해 내려고 파라오 왕을 홍해에 빠지게 하였건만,

   너는 어찌 나를 대사제들에게 팔아 넘겼느냐?

 

● 내 백성아, 내가 네게 잘못한 일이 무엇이냐?

   무엇으로 너를 근심케 하였더냐? 대답해 다오

 

○ 나는 네 앞에서 불기둥으로 길을 인도해 주었건만,

   너는 어찌 빌라도 관저로 압송하였느냐?

 

● 내 백성아, 내가 네게 잘못한 일이 무엇이냐?

   무엇으로 너를 근심케 하였더냐? 대답해 다오

 

○ 나는 광야에서 네게 만나를 먹였건만, 너는 어찌 나를 매질하고 뺨을 쳤느냐?

 

● 내 백성아, 내가 네게 잘못한 일이 무엇이냐?

   무엇으로 너를 근심케 하였더냐? 대답해 다오

 

○ 나는 네게 바위에서 솟은 구원의 물을 마시웠건만,

   너는 어찌 내게 쓸개와 초를 마시웠느냐?

 

● 내 백성아, 내가 네게 잘못한 일이 무엇이냐?

   무엇으로 너를 근심케 하였더냐? 대답해 다오

 

○ 나는 너를 위해 가나안의 왕을 때렸건만, 너는 어찌 갈대로 내 머리를 때렸느 냐?

 

● 내 백성아, 내가 네게 잘못한 일이 무엇이냐?

   무엇으로 너를 근심케 하였더냐? 대답해 다오

 

○ 나는 네게 왕홀을 주었건만, 너는 어찌 내 머리에 가시관을 씌웠느냐?

 

● 내 백성아, 내가 네게 잘못한 일이 무엇이냐?

   무엇으로 너를 근심케 하였더냐? 대답해 다오

 

○ 나는 너를 큰 권세로 높여 주었건만, 너는 어찌 나를 십자 형틀에 매달았느냐?

 

● 내 백성아, 내가 네게 잘못한 일이 무엇이냐?

   무엇으로 너를 근심케 하였더냐? 대답해 다오.

 

5. 기도

 

주님. 저희에게 자비를 베풀어주십시오.

저희들은 하늘과 당신께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당신께서 우리를 생겨나게 하시고 무수한 은혜로 우리를 길러 주셨지만,

배은 망덕한 저희들은 돈에 눈이 멀어 당신을 팔아 넘겼습니다.

저희가 힘들고 외롭게 버려져 있을 때

저희들을 향해 부드럽게 미소짓던 당신의 얼굴에 침을 뱉고 뺨을 쳤습니다.

저희가 가난한 이웃들을 무시하고 그들을 욕하고 짓밟을 때마다

저희들은 주님, 당신께 침을 뱉고 당신의 뺨을 쳤습니다.

당신께서는 항상 저희들을 영광스럽게 하시고 소중하게 상대해 주셨지만

잘나야 하고 높아져야만 하는 저희들의 허영심은

당신의 머리에 가시관을 씌우고, 당신을 매질하고 조롱하였습니다.

주님, 저희에게 자비를 베풀어주십시오.

저희들은 하늘과 당신께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당신께서는 저희를 당신의 자녀로 삼으시고 당신의 나라를 상속하셨는데

주 하느님, 저희는 당신을 십자가 형틀에 높이 매달고 말았습니다.

저희들의 욕망과 욕심은 가난한 사람들의,땅의 사람들의 등골을 빼는것도 모자라

하늘나라까지 강탈하고 싶었던 것입니다.

무기력하게 소시민의 생활에 젖어있는 저희들은

세상의 악에 무관심함으로써 당신을 십자가 형틀에 못박는 것을 방관하였습니다.

세상 폭력에 대한 저희들의 무관심과 방관은

도리어 당신을 십자가에 못박는데 동조하게 만들었습니다.

세상의 악에 침묵함으로써 저희들은 세상의 악에 동조자가 되었습니다.

저희들의 욕망과 욕심, 허영심과 이기심은 당신을 십자가 형틀에 매달았고

우리들의 무관심과 침묵은 당신을 싸늘한 시신이 되게 하여

당신을 어둡고 싸늘한 돌무덤에 묻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당신은 그 모든 조소와 고통을 달게 받으심으로써

도리어 우리의 악행을 속속들이 밝히셨나이다.

어쩔 줄 모르는 저희들은 당신의 자비만을 구하며

저희들의 모든 죄를 당신의 시신과 함께 여기 묻습니다.

그리고 당신의 무덤 옆에서 저희 죄를 생각하며 비탄에 젖어 울부짖나이다.

주님 저희에게 자비를 베풀어주십시오.

저희들이 하늘과 당신께 죽을죄를 지었나이다.

 

6. 맺는 말

 

사람들 눈에는 어리석게만 보이던 십자가가 세상 모든 악의 정체를 낱낱이 폭로합니다. 어둠의 세력이 백일하에 드러났습니다. 우리는 우리의 약함과 죄를 십자가에서 돌아가신 예수님과 함께 묻고 그 상처에 새 생명이 돋아나기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습니다. 예수님과 함께 죽은 우리는 돌무덤의 긴 기다림과 침묵 속에서 우리 주님의 승리의 환호 소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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