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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9. 수넴 여자와 그의 아들[1] / 북 이스라엘의 멸망[1] / 2열왕기[9]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1-10-15 조회수693 추천수1 반대(0)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9. 수넴 여자와 그의 아들[1](2열왕 4,8-25)

 

어느 날 하루는 엘리사가 이사카르 지파의 영토였던 수넴(여호 19,18 참조)을 지나가게 되었다. 수넴은 이즈르엘 평야 동쪽 끝을 바라다보는 모래 산 기슭의 마을로 오늘날에는 술람으로 불리는 지역이다. 그런데 거기에 사는 한 부유한 여자가 엘리사에게 음식을 대접하게 해 달라고 간청하였다. 그래서 엘리사는 그곳을 지날 때마다 그의 집에 들러 음식을 먹곤 하였다. 그 여자가 남편에게 말하였다. “여보, 우리 집에 늘 들르시는 이분은 하느님의 거룩한 사람이 틀림없습니다. 벽을 둘러친 작은 옥상에 튼튼하게 지은 방을 하나 꾸미고, 침상과 식탁과 의자와 등잔을 놓아 드립시다. 그러면 그분이 우리에게 오실 때마다 그곳에 드실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엘리사가 거기에 갔다가 그 옥상 방에 들어 잠시 쉬게 되었다. 엘리사는 자기 종 게하지에게 저 수넴 여자를 불러라.” 하고 조용히 일렀다. 그 종이 여자를 부르니, 그 여자가 엘리사 예언자 앞에 섰다. 엘리사가 그 종에게 말하였다. “부인께 이렇게 여쭈어라. ‘부인, 우리를 돌보시느라 이렇게 수고가 많으시오. 내가 부인에게 무엇을 좀 해 드리면 좋겠소? 내가 부인을 위하여 임금님이나 아니면 군대의 장수에게, 그 무엇을 좀 부탁하면 어떻겠소?’”

 

그러자 그녀가 저는 이렇게 제 겨레 가운데에서 잘 지내고 있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이렇게 그녀는 주위의 그 누구에게도 특별한 보호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자기 친족 가운데에서 평온하게 머무는 것으로 충분하다. 엘리사는 종에게 그러면 저 부인에게 무엇을 해 주면 좋을까?” 하고 물었다. 게하지가 저 부인은 아들이 없는 데다가 남편은 나이가 많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엘리사는 여자를 불러라.” 하고 일렀다. 종이 여자를 부르니 그 여자가 문간에 섰다. 이렇게 그녀는 그들의 성조 아브라함의 부인 사라처럼(창세 18,10 참조) 약간 거리를 두고 문간에 섰다. 엘리사가 말하였다. “내년 이맘때가 되면 부인은 한 아들을 안게 될 것이오.”

 

이에 여자가 대답하였다. “어르신,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하느님의 사람이시여, 이 여종에게 제발 거짓말하지 마십시오.” 이처럼 그녀역시 사라처럼 엘리사의 약속을 감히 믿으려 하지 않는다(창세 18,1-15 참조). 그러나 그 여자는 임신하여, 엘리사가 말한 대로 이듬해 같은 때에 아들을 낳았다. 수넴 여자에게 아들이 태어나리라는 예고는 이사악의 탄생 예고를 연상시킨다. 이 두 이야기에서 예기치 못한 행복한 결과는 하느님의 사자에게 베푼 환대에 대한 보상이다.

 

아무튼 그 아이가 무럭무럭 자라났다. 하루는 곡식 거두는 사람들과 함께 있는 자기 아버지에게 마중 나갔다가, 갑자기 아버지에게 아이고, 머리야! 아이고, 머리야!” 하고 고통스럽게 소리쳤다. 아버지는 종에게 아이를 안아서 제 어머니에게 데려다 주어라.” 하고 일렀다. 종은 아이를 안아서 어머니에게 데려갔다. 그 아이는 정오까지 제 어머니 무릎에 누워 있다가 죽고 말았다. 그러자 그 여자는 위로 올라가 하느님의 사람의 침상에 아이를 눕히고는, 문을 닫고 나왔다. 이는 아이의 소생을 소망하는, 일종의 전통으로 이어오는 행위이다(1열왕 17,19 참조)

 

그러고 나서 자기 남편을 불러 말하였다. “종 한 사람과 암나귀 한 마리를 보내 주십시오. 하느님의 사람에게 얼른 다녀와야 하겠습니다.” 남편이 물었다. “왜 꼭 오늘 그분에게 가려 하오? 오늘은 초하룻날도 아니고 안식일도 아니지 않소?” 사실 초하루, 또는 새달이나 안식일은 노동을 하지 않는 날들이다. 축제일에는 거룩한 사람들을 내세워 주님께 문의하는 관습이 있었다. 그래도 여자는 걱정하지 마세요.” 하고 말한 다음, 나귀에 안장을 얹고 나서 종에게 일렀다. 이렇게 그녀는 남편에게 아들의 죽음을 곧장 알리지 않는다. 그만큼 남편에게 이를 세세하게 설명하다 보면 늦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고삐를 잡고 출발하여라. 내가 말하기 전에는 멈추지 말고 몰아라.” 이리하여 여자는 길을 떠나, 카르멜 산에 있는 하느님의 사람에게 갔다.

 

그즈음 하느님의 사람은 멀리서 그 여자를 보고 자기 종 게하지에게 말하였다.[계속]

 

[참조] : 이어서 ‘10. 수넴 여자와 그의 아들[2]’이 소개될 예정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수넴 여자,옥상 방,게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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