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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미사] 미사 이야기5: 말씀 전례의 구조, 하느님 말씀 듣고 인간이 화답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09-07-01 조회수2,201 추천수0

조학균 신부 미사 이야기 (5) 하느님 말씀 듣고 인간이 화답

 

 

말씀 전례의 구조

 

미사전례는 말씀 전례와 성찬례로 구성돼 있다고 설명할 수 있다. 미사에 참례하는 이들이 어떤 부분이 더 중요하냐고 묻는다면, 가족을 구성하는데 어머니와 아버지 어느 분이 더 중요하냐고 질문하는 것과 같다. 하느님 말씀을 듣는 예식과 예수 그리스도께서 행하신 성찬례에 참례하는 것은 다 중요한 것이기 때문이다.

 

2002년도에 발표된 “로마 미사 지침서”에 의하면 말씀 전례의 중심 부분은 성경 말씀들과 그 사이에 오는 노래로 이루어진다. 이어 오는 강론, 신앙고백, 보편지향기도는 이 중심 부분을 더 발전시키고 완결한다. 독서를 통해 하느님께서는 당신 백성에게 말씀하시고 구속과 구원의 신비를 열어 보이시며 영적 양식을 주신다. 강론은 봉독한 말씀을 해설하는 것이다. 또한 그리스도께서는 당신 말씀을 통해 여러 신자들 가운데 실제로 현존하신다.

 

이렇듯 미사전례에서 하느님 말씀이 중요한 이유는

 

1) 말씀 전례에서 봉독하는 성경은 성령의 감도로 기록된 하느님 말씀이기 때문이다. 하느님 말씀은 언제나 살아 있으며 힘이 있고, 신앙생활에 활력소가 되며, 나아가 신앙생활의 목적과 방향을 제시한다.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룩하신 구원 업적을 거룩한 표지와 말씀으로 기념하고 재현한다. 성경에 기록된 하느님 말씀은 성경을 봉독할 때마다 특별한 모양으로 그 현존을 실현시킨다.

 

2)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말씀 전례 중에 선포되는 말씀을 통해 현존하실 뿐 아니라, 지금 이 자리에서도(Hic et nunc) 성령의 능력을 통해 말씀이 뜻하는 바를 실현시키시며, 인간에 대한 성부의 사랑이 실제로 드러나게 된다.

 

결국 말씀 전례에 있어서 독서의 중심에는 그리스도 생애가 놓여 있으며, 교회가 지정하는 독서 내용은 성경 본문으로 이루어져야만 하고, 성경 이외에 그 어떤 책도 하느님 말씀을 대신해서 읽을 수 없다(새 ‘미사 전례서 총지침(2002)’에 따른 간추린 미사 전례 지침, 19쪽). 말씀 전례에서 공동체는 그리스도의 사랑을 깨닫고, 그리스도를 본받음으로써 일상 생활 속에서 멀어진 하느님과 관계를 개선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신앙을 고백한다. 이로써 하느님과 대화가 이뤄지는 것이다. 즉 하느님과 그리스도인들과의 통교가 성경 봉독을 통해 실현되는 것이다.

 

대화에서는 언어가 큰 역할을 하고 있는데, 말씀 전례에서 언어는 하느님 말씀인 성경에 대한 봉독과 그 성경 말씀을 풀이하는 사제나 부제의 강론이나 훈화, 그리고 이에 화답하는 교우들의 기도와 노래로 규정할 수 있다. 전례 언어는 전례의 본질적 요소일 뿐 아니라 전례의 기본 구조를 하느님의 말씀과 인간의 화답으로 만드는 데에 결정적 역할을 한다.

 

사실 성경 봉독과 강론은 이미 구약 유다교 예배의 기본 형태다. 무엇보다도 안식일에 거행되는 시나고가 예배는 율법서와 예언서의 봉독과 강론으로 이루어졌으며, 이를 바탕으로 그리스도교는 성경을 미사 중에, 특히 말씀 전례 중에 봉독하는 예식을 받아들였다. 초대 교회에서는 미사 전례 중 독서로 성경 외에도 치명록이나 주교들의 서한들도 읽었지만 중세 초기부터 성경만 읽도록 해왔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 전까지 공식 전례 언어는 라틴어였지만 공의회 이후에는 모국어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이런 개방은 전례에서 성경 봉독을 더욱 풍요롭고 더욱 다양하고 더욱 적합하게 해준다.

 

[평화신문, 2009년 6월 21일, 조학균 신부(예수회, 전례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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