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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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주님의 거룩한 변모 축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1-08-05 조회수4,284 추천수12 반대(0)

세상을 3가지 차원에서 이야기하는 것을 읽었습니다. 첫 번째 세상은 빛의 속도보다 느린 세상입니다.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입니다. 이 세상에서는 고전 역학의 법칙이 적용됩니다. 뉴턴의 물리학입니다. 뉴턴은 관성의 법칙, 동역학의 법칙, 작용 반작용의 법칙으로 우리가 사는 세상의 힘과 운동을 설명하였습니다. 두 번째 세상은 빛의 속도로 가는 세상입니다. 우리가 살아갈 세상입니다. 이런 세상에서는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이 적용됩니다. 시간과 공간이 변하는 세상입니다. 빛의 속도로 여행을 다녀온 사람은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으로 돌아오면 시간이 변한 것을 알게 됩니다. 빛의 속도로 1년을 다녀온 사람에게 지구에서의 시간은 100년이 흐를 수도 있습니다. 세 번째 세상은 빛의 속도를 넘어서는 세상입니다. 이런 세상은 과거, 현재, 미래를 통합하는 세상입니다. 양자역학이 적용됩니다. 양자역학에서는 물질을 관찰자가 보는 것이 아니라, 관찰자가 보면 물질이 생깁니다.

 

우리의 삶도 3가지 차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첫 번째 삶은 감각적인 삶입니다. 우리는 보고, 듣고, 만지고, 냄새 맡고, 맛보면서 살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생명은 이런 삶을 살아갑니다. 인간도 이런 삶을 살아왔습니다. 욕망이 가는 곳으로 우리의 몸도 함께 있습니다. 생로병사의 삶을 받아들입니다. 두 번째 삶은 이성적인 삶입니다. ‘?’라는 질문을 던지는 삶입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짐을 슬퍼합니다. 원하지 않는 만남을 괴로워합니다. 바라는 것을 이루지 못함에 안타가워 합니다. 감각에 종속되는 몸과 마음에 허무함을 느낍니다. ‘?’라는 질문을 통해서 철학, 과학, 문학, 예술, 건축이 발전하였습니다. ‘?’라는 질문을 통해서 우리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답을 찾았습니다. 예언자들은 ?’라는 질문에 하느님의 뜻을 전하였습니다. 세 번째 삶은 깨달음의 삶입니다. ‘?’라는 질문의 답을 모두 알고 있는 삶입니다. 감각적인 삶과 이성적인 삶을 뛰어 넘는 삶입니다. 짜라투스트, 부처, 마호메트는 깨달음의 삶을 살았고, 그 삶을 전하였습니다.

 

오늘은 주님의 거룩한 변모 축일입니다. 성서는 주님의 거룩한 변모를 3가지 차원에서 전해주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예수님의 모습입니다. 예수님의 옷도 변하였습니다. 두 번째는 모세와 엘리야의 등장입니다. 이미 세상을 떠난 모세와 엘리야가 예수님과 대화를 하였습니다. 세 번째는 하느님의 음성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라고 선포하셨습니다. 베드로 사도는 천막을 3개 지어서 지내자고 제안하였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사람의 아들이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다시 살아날 때까지, 지금 본 것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의 거룩한 변모는 모습이 변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예수님의 거룩한 변모는 과거의 예언자와 대화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예수님의 거룩한 변모는 하늘에서 들려오는 소리가 아니었습니다. 예수님의 거룩한 변모는 십자가의 죽음을 통한 부활이었습니다. 교회는 전승에 따라서 십자가 현양 축일 40일 전에 주님의 거룩한 변모 축일을 지내고 있습니다. 예수님의 영광스러운 변모는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히시기 40일 전에 일어난 사건이라고 이해하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십자가 수난과 죽음의 결과인 영광스러운 부활을 미리 보여 주시고자 거룩한 변모의 표징을 드러내셨습니다.

 

오늘 우리는 주님의 거룩한 변모 축일을 지내고 있습니다. 신데렐라처럼 신분이 변하는 것이 거룩함은 아닐 것입니다. 아름다운 외모와 사람들의 칭송이 거룩함은 아닐 것입니다. 낮은 곳에서 힘들고 어려운 이웃들의 눈물을 닦아 주는 것이 거룩함인 것입니다. 주름진 얼굴이지만, 거친 손이지만 절망 중에 있는 이들에게 희망의 손길을 내미는 것이 거룩함인 것입니다. 근심과 걱정 중에 있는 이들에게 사랑의 미소를 보여 주는 것이 거룩함인 것입니다. 우리들도 거룩해 지기 위해서는 산에 올라야 합니다. 기도의 산, 봉사의 산, 희생의 산, 나눔의 산에 오르도록 해야 합니다. 산에 오를 때 몸이 너무 무거우면 지치기 쉽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필요 없는 것들을 내려놓고 올라야 합니다. 욕심, 시기, 질투, 원망, 불평을 내려놓아야 합니다. 거룩해 진 것은 내가 알리는 것이 아니라, 남이 알아주는 것입니다. 가족들이 알아주고, 이웃들이 알아주고, 하느님께서 알아주시는 것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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