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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미사] 미사의 구조: 시작예식 - 참회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04-11-09 조회수2,944 추천수0

미사의 구조 : 시작예식 (4) 참회

 

 

미사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상 제사의 기념제일 뿐 아니라 하느님 백성이 함께 모여 감사드리고, 부활하신 그리스도와 만나며, 형제로서 일치를 이루어 파스카 신비를 경축하는 공동체의 축제이기에 미사를 거행하기에 앞서 더욱 더 맑고 깨끗한 마음과 행동을 요구한다. 참회 예식은 거룩한 신비인 미사를 거행하기에 앞서 우리들 안에 하느님을 거역하고 있는 것은 없는지 살펴보고 서로 용서하고 있는지를 잠시 반성하는 회개의 기도 시간으로서, 이는 그리스도께서 제단에 예물을 바치기 전에 먼저 서로 용서하라 하신 말씀에 따른 것이다(마태 5, 23~24). 그래서 교회는 초세기 때부터 성찬례에 참석하기 위한 조건으로 먼저 자신의 죄를 고백한 다음 깨끗한 제사를 바치라고 권고하였다.

 

현행 참회 예식은 '사제의 권고', '침묵', '공동고백', '사제의 사죄경'으로 이루어져 있다. '사제의 권고' 부분은 '미사통상문'에 제시되어 있는 것 외에 사제가 공동체에 알맞은 적절한 말로 할 수도 있다. '사제의 권고' 후에 짧은 침묵이 따르는데, 이는 모든 사람이 죄를 반성할 수 있는 충분한 여유를 주기 위해서이다.

 

'공동고백' 양식은 세 가지인데 내용은 조금씩 다르지만 모두 공동체가 죄를 공동으로 고백하고 용서를 청하는 형식으로 되어 있다. 제1양식인 "전능하신 하느님과 형제들에게 고백하오니…"는 중세 초기에 교황이 미사 준비시 드리는 개인 기도였다. 이후 차츰 사제와 봉사자 등이 미사 전에 제의실에서 바치기 시작하다가, 1570년의 '로마 미사 전례서'가 나온 후로는 입당행렬 후에 사제와 봉사자만이 제단 앞의 계단 밑에서 바쳤다. 현행 고백문은 성인 명단을 축소하고 반복을 없앴으며, 죄 내용도 생각과 말과 행위 외에 의무 소홀 부분을 첨가하여 더욱 완전한 고백이 되게 하였다. 그리고 사제와 교우 전체가 함께 바치는 기도문으로 바뀌었다.

 

"주님, 저희를 불쌍히 여기소서. 저희는 주님께 죄를 지었나이다. 주님, 저희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또한 저희를 구원하여 주소서" 하고 기도하는 제2양식은 짧은 고백문으로, 그 주제는 요엘 2, 17과 시편 85, 8에서 발췌하였다.

 

제3양식은 1, 2양식의 고백문과는 달리 '자비송(Kyrie)'과 연결되어 있기에 이 양식을 사용하면 다음에 이어지는 자비송을 외지 않는다. 제3양식에서 "진심으로 뉘우치는 사람을 용서하러 오신 주님, 자비를 베푸소서"라는 첫 번째 기도는 루가 4, 18~19의 사상을 반영하고, "죄인을 부르러 오신 그리스도님, 자비를 베푸소서"의 두 번째 기도는 마태 9, 13에서 발췌하였다. 그리고 "성부 오른편에 중개자로 계신 주님, 자비를 베푸소서" 하는 마지막 기도는 요한 16, 26~28에 나오는 그리스도의 약속을 되새기게 하고 있다.

 

'공동고백'이 끝나면 '사제의 사죄경'이 이어지는데, 이 사죄경은 고해성사의 사죄와는 다르나 진심으로 공동체가 하느님께 죄를 고백하고, 뉘우치고, 용서 받음을 전제한 사죄경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참회 예식의 또 다른 예식으로서 '성수(聖水) 예식'이 있는데, 이 예식은 9세기 경에 미사에 들어온 것으로 낮미사 직전에 하였다. 현행 미사 전례서는 이 '성수 예식'을 참회 예식의 한 양식으로 권장하고 있으며 주일 미사 중에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주일 미사 중에 이 예식을 권장하는 이유는 주님의 부활을 기념하는 주일에 이 예식을 행함으로 다시 물로써 깨끗하게 되었음을 회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톨릭신문, 2004년 4월 11일, 정의철 신부(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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