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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성월] 성모 성월, 성모의 밤: 어머니의 아름다움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04-10-30 조회수7,165 추천수0

어머니의 아름다움 - 성모 성월, 성모의 밤

 

 

“성모성월이요 제일 좋은 시절, 사랑하올 어머니 찬미하오리다….” 5월은 계절적으로 가장 좋은 시절인 것 같다. 봄기운에 아직 무덥지 않은 날씨지만, 나뭇잎들은 모두 자기의 푸름을 나타내는 때이다. 그래서 5월은 그 푸름에 비추어 여러 날들이 지정되어 있다. 어린이날(5일), 어버이날(8일), 스승의 날(15일), 성년의 날(20일) 등이 모두 5월에 들어있다. 어른이 미래 세계를 위한 아이들을 위하고 아이들이 어버이의 사랑을 기억하는 날, 또 제자들이 스승의 은혜에 감사하며 아이가 어른이 된 것을 축하하는 날들이다. 이런 기념일들은 우리의 활동과 생동, 사랑과 은혜, 인간의 아름다움, 삶의 축복을 생각하는 날들인 것이다.

 

교회는 이 시기에 성모님을 기억하고 공경하기를 잊지 않는다. 성모님은 하느님의 어머니이시고 우리의 어머니, 그리스도를 통하여 새롭게 창조된 인류의 새 하와이시며, 우리 신앙의 가장 완전한 모범이자 교회의 모델이시기에 온 인류가 마땅히 공경을 드려야 하는 것이다. 그러기에 이렇게 제일 좋은 시절에 성모님을 공경하는 ‘성모성월’을 지낸다. 그래서 성모성월은 제일 좋은 시절로서 성모님을 칭송한다고 노래하는 것이다.

 

성월이란 전례주년의 고유 시기는 아니지만, 특정한 달을 선정해 한 가지 신심을 묵상하려고 정해놓은 달이다. 교회는 전통적으로 ‘여왕이신 마리아 축일’을 5월 31일에 지냈는데, 이날 성모님께 ‘하늘과 땅의 여왕’이라는 칭호를 드렸다. 성모님께서 하늘과 땅의 여왕이시듯이 계절의 여왕인 봄, 그리고 가장 아름다운 장미의 달인 5월에 성모님을 특별히 공경하고 그 계절을 성모님께 봉헌하는 것이다. 그런 이유에서 성모성월이 제정되었으며, 이 성모성월 가운데 하루를 정하여, 공동체에 따라서는 주간마다 또는 날마다 ‘성모의 밤’ 행사를 갖기도 한다.

 

‘성모의 밤’은 교회의 공식 전례는 아니지만, 성모성월이 되면 우리가 많이 실천하고 있는 가장 보편적인 신심행사이다. 따라서 다양한 형태로 행사를 집전할 수 있다. 미사 또는 말씀전례와 연결하여 거행함으로써 성모신심을 더욱 북돋울 수 있다. 아름다운 봄, 꽃으로 성모님을 꾸미고 어머니이신 그분께 합당한 공경을 드리는 것은 자녀의 마땅한 도리라고 하겠다.

 

그렇다면 교회가 성모님께 공경을 드렸던 과정은 어떤 것일까? 예수께서 십자가상에서 “이 분은 네 어머니이시다.”라고 말씀하시며, 성모님을 요한에게 맡기셨다. 성령강림 때에도 성모님은 사도들과 기도하며 함께 계셨다. 그래서 일찍이 초대교회 때부터 성모공경이 시작되었다. 3세기에 이미 그 자료들을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성모공경을 반대하는 이단들이 생겨나 431년 에페소 공의회에서 성모공경의 합당함을 온 교회에 선포하게 된다. 동서방 교회는 ‘하느님의 어머니’이신 성모축일을 지냈고, 성모공경의 관습은 교회의 전례뿐 아니라, 대중신심에서도 널리 퍼져나갔다. 그리고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에 성모공경의 당위성은 재차 확인되었으며, 성모님은 교회의 모델, 우리 신앙의 모범으로 제시되고 있다(교회헌장, 8장 참조).

 

각 공동체가 성모성월에 갖는 성모의 밤 행사는 성모 신심행사의 절정에 속한다. 우리가 ‘하느님의 어머니’이신 성모님께 공경의 예를 가장 잘 표현하는 행사이다. 그렇다면 이 행사는 우리의 신심을 가장 잘 드러낼 수 있어야 할 것이다. 특징은 계절의 아름다움을 통해 성모님의 아름다우심을 잘 표현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그래서 어두운 밤에 갖는다. 아름다움을 표현하고 차분하게 기도하는 분위기를 위해 촛불을 밝힌다. 하지만 불편함이 많다. 촛불, 성가책, 묵주 등을 모두 갖고 기도 행사를 하기에는 번거로움이 있다. 또 바람이 많은 계절이라 촛불도 잘 꺼진다. 더 좋은 방법은 없을까?

 

손에 드는 초를 잘 싸는 바람막이 초받침을 만들어 사용해 보면 좋을 것 같다. 빛이 어느 정도 투과되는 적당한 두께의 종이에 성모의 밤 행사 때 사용하는 성가를 인쇄하여 깔끔하게 만들어 사용하면 더욱 좋을 것 같다. 그러면 바람막이 초받침이 바람도 막아주고 성가책을 대신하게 해주기도 한다. 인쇄된 종이를 통해 비춰지는 성가 가사 때문에 사회자의 안내에 따라 쉽게 노래부를 수 있을 것이다. 또 손에 손에 촛불을 들고 있는 분위기는 은은하고 기도하는 분위기를 잘 연출해 줄 것 같다.

 

아름다운 성모의 계절 5월, 성모의 밤 행사와 더불어 5월은 더욱 아름다운 밤, 아름다운 기도의 시간을 갖게 된다. 이 기도 모임이 현양받으신 성모님의 모습, 여왕이신 성모님의 모습을 드러내도록 해야 한다. 또한 성모님은 교회의 모상이므로, 하느님의 자녀로 부름을 받아 특전을 누리는 우리의 모습을 아름답게 표현하도록 하자. 성모의 성월, 아름다운 계절로 우리의 신심을 더욱 북돋우도록 준비하고 거행하도록 하자.

 

* 나기정 다니엘 신부 - 대구 가톨릭 대학교 신학대학 교수.

 

[경향잡지, 2002년 5월호, 나기정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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