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울림 있는 삶으로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22-05-23 조회수1,279 추천수2 반대(0) 신고

<울림 있는 삶으로> 

 

17세기에 제작된 멋진 아마티 바이올린을 보았을 때가 생각납니다. 나는 그 바이올린을 여러 각도에서 관찰했습니다. 매력적이고 가치 있는 악기였습니다. 나는 그 바이올린에 매료되었지요. 하지만 완벽과는 거리가 먼 바이올린이었습니다. 형태가 대칭을 이루지 않았고, 바이올린의 덮개에는 어두운 마디가 뻗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모든 것이 그 바이올린의 개성을 이루었고, 그 자체로 아름다웠습니다. 

 

나는 그 바이올린을 보며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흠이 없지는 않군. 하지만 뭔가가 있어." 사람들 사이의 관계도 이렇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종종 다른 사람들의 두드러진 '마디'가 못마땅해 충고하고 항의합니다. "완벽하지는 않아. 하지만 그에겐 뭔가가 있어."라고 말하면 좋을텐데, 그렇지 않습니다. 열린 마음을 지니지 못한 탓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어려운 세월을 딛고 형성된 상대방의 이상재를 비웃고 야유합니다. 일상적인 스트레스로 빚어진 나선형 성장을 보며 분개합니다. 그리고 그 사람이 변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하느님은 "네 마음에 들건 안 들건 간에 그 역시 울릴 것이다. 그의 방식으로 울릴 것이다."라고 말씀하시지 않을까요? 우리는 자주 다른 사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를 거부합니다. 그 사람을 지금 그대로 받아들여 보십시오. 어두운 마디를 지닌 나무가 아마티가의 노련한 솜씨를 더 빛나게 합니다. 

 

바이올린 제작자로서 나는 내 손에 들어온 나무를 버리지 않습니다. 하느님의 지혜가 실현되면 자신과 동떨어진 새로운 것이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 깊은 곳에서부터 자신의 고유한 것이 형성되어 나옵니다. 좋은 바이올린은 나뭇결을 살린 개성 있는 소리를 냅니다. 바이올린 제작자로서 나는 나무에 관해 가차 없이 판단하기보다, 그저 그 나무를 가지고 일합니다. 

 

창조주의 손에 변화되기를 거부하는 마음이 곧 죄입니다. 그것은 마치 바이올린 곡면이 제작자에게 "난 당신에게 친숙한 것이 되지 않을래요." 하고 말하는 것과 같습니다. 우리는 곧잘 우리 견해를 앞세웁니다. 그럴 때 우리는 성장을 멈춥니다. 한 치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습니다. 내가 악기 제작자로서 첼로에 비판적인 눈길을 보낼 때, 이는 첼로를 거부하기 위함이 아닙니다. 그것의 음이 어긋나서 새로 맞추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믿음이란 하느님 앞으로 나아가는 것입니다. 우리에게 복을 주는 존재로서만이 아니라 잘못을 비추어 주는 존재로서의 신 앞에 나아가는 것입니다. 하느님 앞에 나를 비추어 보는 것입니다. 

 

우리는 기도하는 가운데 우리 마음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 마음이라는 공명판이 주어진 것은 은혜입니다. 우리는 마음으로 비추어 볼 수 있습니다. 

 

*가문비 나무의 노래중에서/ 마틴 슐레스케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