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15주간 수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1-07-13 조회수8,362 추천수11 반대(0)

항해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현재의 위치를 아는 것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망망대해에서 지금 내가 있는 곳을 정확히 알 수 있다면 원하는 목적지를 찾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내가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면 원하는 목적지를 찾기가 어렵습니다. 등산로에서도 산의 지도가 표시된 그림을 볼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그림은 빨간 점으로 현재의 위치를 알려주고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현재 있는 곳에서 원하는 곳까지의 거리와 시간을 알 수 있습니다. 지하철에서도 그렇습니다. 낯선 곳에서 내리면 방향을 잡기가 어렵습니다. 대부분의 역에는 지역을 안내하는 지도가 있습니다. 그리고 빠짐없이 빨간 점으로 현재의 위치를 알려주고 있습니다. 저도 현재의 위치를 알아서 어렵지 않게 숙소를 찾았던 적이 있습니다. 1시간 30분 정도 가는 거리였습니다. 곳곳에 지도가 있었고, 현재의 위치를 알려주는 표시가 있었습니다. 비록 숙소가 보이지 않았지만 지도를 보면서 방향을 잡을 수 있었고, 무사히 숙소에 도착했습니다.

 

요즘 우리는 모세의 이야기를 듣고 있습니다. 모세는 히브리인으로 태어났지만 이집트에서 교육을 받고 자랐습니다. 히브리인에게는 이집트인으로 여겨졌고, 이집트인에게는 히브리인으로 여겨지는 경계인이었습니다. 결국 모세는 히브리인들과도 어울리지 못했고, 이집트에서도 적응하지 못하였습니다. 모세는 40년 동안 목적지를 잃어버린 난파선처럼 방황하였습니다. 어디로 가야할지, 무엇을 해야 할지 몰랐습니다. 오늘 모세는 하느님이 계신 호렙 산으로 갔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모세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네가 서 있는 곳은 거룩한 땅이니, 네 발에서 신을 벗어라.” 모세는 드디어 현재의 위치를 알았습니다. 바로 하느님 계신 거룩한 땅이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모세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이제 너를 파라오에게 보낼 것이다.” 모세는 가야할 목적지를 알았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모세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내 백성 이스라엘 자손들을 이집트에서 이끌어 내어라.” 모세는 목적지에서 해야 할 일을 알았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모세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너와 함께 있겠다. 이것이 내가 너를 보냈다는 표징이 될 것이다.” 하느님께서는 모세와 함께 하셨고, 모세는 약속의 땅을 향해 길을 떠날 수 있었습니다.

 

2021714일 인류는 어디에 있는지 생각해 봅니다. 과학과 기술의 발달로 우리는 놀라운 문명을 만들었습니다. 물질과 자본을 이용하여 풍요로운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가 있는 이곳이 하느님 나라일까요? 지금 우리가 있는 이곳에서 우리는 행복한가요? 지금 우리가 있는 이곳에서 우리는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모든 피조물과 연대하며 지내고 있나요? 지금 우리가 있는 이곳에서 우리는 아름다운 미래를 후손들에게 물려 줄 수 있을까요? 놀라운 과학과 기술의 성과에도 불구하고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 앞에 일상의 삶이 무너졌습니다. 인류의 욕심 때문에 많은 피조물들이 멸종하고 있습니다. 물과 공기는 오염되고 있고, 자연은 파괴되고 있습니다. 인류의 생태계 파괴가 임계점을 넘어서면 자연은 더 큰 재앙으로 인류에게 다가 올 것이라고 합니다. 인류가 추구하는 삶의 좌표를 수정하지 않으면 수많은 암초를 만날 것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인류가 수정해야 할 좌표의 방향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교황님은 문헌 복음의 기쁨, 찬미 받으소서, 모든 형제들을 통해서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고 말합니다. 개발과 발전 그리고 욕망과 소유는 우리를 약속의 땅으로 이끌 수 없다고 이야기합니다. 연대와 협력 그리고 나눔과 헌신이 우리를 약속의 땅으로 안내한다고 이야기합니다. 반도체 산업이 발전해서 겨자씨보다 작은 공간에 전 세계의 모든 책을 저장할 수 있다고 합니다. 예전에는 상상할 수 없는 일입니다. 경제학자, 수학자, 과학자들은 머리로 해결하려고 하니 신앙의 신비가 이해되지 않습니다. 가슴으로, 믿음으로, 사랑으로 바라보면 하느님의 아들이 사람이 되신 것도, 그분이 십자가를 지신 것도 이해가 됩니다. 모든 분자와 원자들은 우주와 지구의 시작 이후 소멸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단지 형태가 변했을 뿐이라고 합니다. 하느님의 사랑으로 만들어진 우리의 영혼이 영원한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아버지, 하늘과 땅의 주님, 지혜롭다는 자들과 슬기롭다는 자들에게는 이것을 감추시고 철부지들에게는 드러내 보이시니, 아버지께 감사드립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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