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13주간 금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1-07-01 조회수8,303 추천수10 반대(0)

시청(視聽)과 견문(見聞)’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시청은 단순히 보고 듣는 것입니다. 견문은 보고 깨달은 지식을 이야기합니다.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를 쓴 유흥준 교수는 문학과 예술은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하였습니다. 베들레헴 성당의 입구에도 이런 말이 있습니다. ‘당신이 여행객으로 왔다면 순례자가 되어서 가시기 바랍니다. 당신이 순례자로 왔다면 거룩한 사람이 되어서 가시기 바랍니다.’ 인터넷에서 기사를 검색할 때도 제목만 보기보다는 기사의 행간과 문맥을 볼 줄 알아야 합니다. 더 나아가 기사를 작성한 기자가 소속된 언론사도 보아야 합니다. 언론사의 보도 성향에 따라서 기사의 방향과 내용도 정해지기 때문입니다. 보고 싶은 기사만 찾아서 보는 것도 문제가 있습니다. 언론사가 전해주는 기사만 보는 것도 문제가 있습니다. 시대의 징표를 알기 위해서는 다양한 기사를 검색할 수 있어야 합니다.

 

여행이나 성지순례를 갈 때입니다. 바쁜 일정 때문에 사진만 찍고 다른 장소로 이동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처음 가는 곳이기도 하고, 주로 사진만 찍고 오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무엇을 보았는지, 어떤 느낌이 있었는지 잘 모르게 됩니다. 예루살렘 성전으로 가는 길은 정신없는 시장입니다. 관광객들도 많고, 길이 좁고, 사람이 많습니다. 여행객으로 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순례자로 가게 되면 예루살렘 성전으로 가는 길이 다르게 보입니다. 그곳은 예수님께서 재판을 받으신 곳이고,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지고 가신 길입니다. 기력이 없어서 넘어지신 곳도 있습니다. 성모님과 예수님이 만나신 곳도 있습니다. 키레네 사람 시몬이 예수님 대신 십자가를 지고 가신 길도 있습니다. 베로니카가 예수님의 얼굴에 흐르는 땀과 피를 닦아 드린 곳도 있습니다. 순례자들은 그 길에서 눈물을 흘리기도 하고, 예수님의 십자가를 대신 지고 가기도 합니다.

 

오늘 독서에서 아브라함은 아들 이사악의 배우자를 찾으려고 합니다. 아브라함에게는 한 가지 원칙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미모가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재물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가문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재능이 아니었습니다. 아브라함이 원하는 것은 고향 땅에서 배우자를 찾는 것입니다. 아브라함은 고향 땅에서 하느님을 만났습니다. 하느님께서 고향 땅에서 아브라함을 불러주셨듯이, 고향 땅에서 아들 이사악의 배우자를 정해 주시리라 믿었습니다. 지금은 본인의 의지에 의해서 혼인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예전에는 양가 부모의 의견을 따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박해시대를 살던 신앙인들에게 자녀의 배우자의 기준은 같은 신앙이었습니다. 능력이 있어도, 재물이 많아도, 가문이 좋아도 신앙이 없으면 자녀의 배우자로 삼지 않았습니다. 저의 어머니도 자녀들의 배우자는 신앙인이어야 했습니다. 신앙이 없으면 먼저 세례를 받고 신앙인이 된 후에 혼인하도록 하였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튼튼한 이들에게는 의사가 필요하지 않으나 병든 이들에게는 필요하다.” 이것이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정해주신 원칙입니다. 하느님의 아들이 사람이 되신 이유입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지고 가신 이유입니다. 가난한 분, 외로운 분, 아픈 분, 절망 중에 있는 분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이 필요합니다. 어르신들, 아이들과 가까이 하고, 받을 것이 많은 분들과의 시간도 필요하겠지만, 줄 것이 없는 분들과 시간을 보내는 것이 더 필요합니다. 그분들을 통해서 주님께서 주시기 때문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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