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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0-08-04 조회수2,511 추천수34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0년 8월 4일 성 요한 마리아 비안네 사제 기념일
 
 

"Please, Lord, for even the dogs eat the scraps
that fall from the table of their masters."
Then Jesus said to her in reply,
"O woman, great is your faith!
Let it be done for you as you wish."
(Mt.15.27-28)

 
 
 
제1독서 예레미야 31,1-7
복음 마태오 15,21-28
 
 
사람들은 그녀를 ‘움직이는 종합병원’으로 불렸답니다. 왜냐하면 폐결핵으로 시작해서, 직장암, 파킨슨병, 척추 카리에스 등의 병으로 그녀는 인생의 황금기라고 할 수 있는 스물네 살 때부터 계속해서 침대에만 누워 지낼 수밖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침대에서만 생활하는 절망적인 상황에서 그녀는 점점 희망을 잃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던 그녀가 신앙을 얻게 되었고, ‘절대자에 대한 강한 믿음’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 믿음의 체험을 글로 썼고, 이 글이 그녀 나이 마흔 두 살 때 ‘빙점’이라는 제목의 책으로, 아사히신문사의 소설 공모에 당선되었다고 합니다. 그녀는 일약 일본 최고의 작가로 알려지게 되었지요.

이 사람이 바로 미우라 아야꼬입니다. 그녀가 남긴 유언 같은 잠언이 있는데 우리들에게 많은 점들을 생각하게 해 줍니다.

“질병으로 내가 잃은 것은 건강뿐입니다. 그 대신 ‘신앙’과 ‘생명’을 얻었습니다.”

믿음을 통해서 그녀는 잃어버린 건강에 연연하지 않고, 대신 신앙과 생명을 얻은 것에 오히려 감사할 수 있었던 것이지요. 그녀는 더 중요한 것을 얻은 것이며, 이를 통해 기쁨 속에 살 수가 있었던 것입니다.

믿음은 이처럼 중요합니다. 희망이 전혀 없어 보이는 상황에서도 더 큰 희망을 발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믿음이기 때문입니다. 주님께서도 우리의 믿음이 중요함을 잘 알고 계셨고, 그래서 이 믿음을 항상 간직하며 살 것을 명하십니다. 어쩌면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그 모습도 믿음의 중요성을 가르쳐주시기 위한 행동이 아닐까 싶네요.

오늘 복음에 나타나는 예수님 모습은 평상시 모습이 아닙니다. 사랑 그 자체이신 분이기에, 항상 사람의 편에서 말씀하시고 행동하셨지요. 그런데 이방인 부인이 마귀 들린 자기 딸을 고쳐달라고 청하자, 처음에는 대답도 안 하시며 상대도 하지 않습니다. 보다 못한 제자들이 한 마디 하자 “나는 오직 이스라엘 집안의 길 잃은 양들에게 파견되었을 뿐이다.”하면서 매정한 말씀을 하시지요. 해도 너무하신다 싶습니다. 그리고 심지어 여자이며 한 아이의 어머니인 부인을 강아지 취급까지 하시지요.

하지만 이 여인은 포기하지 않지요. 자기가 강아지가 되어도 좋다는 듯이, “강아지들도 주인의 상에서 떨어지는 부스러기는 먹습니다.”라고 말합니다. 이렇게 자기 자존심까지도 포기하면서 예수님을 믿는 이 여인을 향해 그제야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여인아! 네 믿음이 참으로 크구나. 네가 바라는 대로 될 것이다.”

처음부터 그냥 고쳐주었으면 얼마나 멋졌을까요? 사람의 자존심을 그렇게 구겨놓은 뒤에 고쳐주시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예수님께서는 단순히 당신의 권능으로 그 부인의 딸을 고치고 싶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보다는 어머니의 큰 믿음을 통해서 고치게 하고 싶었던 것이지요. 즉, 당신의 권능으로 쉽게 고칠 수도 있지만, 이는 일회적인 것입니다. 그러나 계속되는 고통과 시련을 매번 이겨내기 위해서는 당신을 향한 굳은 믿음이 있어야만 했기 때문입니다.

이제 우리 역시 주님으로부터 “네 믿음이 참으로 크구나.”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더욱 더 노력해야하지 않을까요?

 

 


지식만으로는 사람으로 성장할 수 없다. 사람은 마음이 성장해야 한다.(조셉 파커)


 



최악의 선택(서진, ‘행복한 동행’ 중에서)

 


주변에 갑자기 회사를 그만둔 지인이 두 명이나 된다. 한 명은 직장 생활 5년 차에 싱글남이고 다른 한 명은 10년 차에 애가 둘이다. 둘 다 엔지니어로 살고 있었는데, 그들은 밤늦게까지 이어지는 업무로 가족을 돌보지 못하고 개인 생활이 없다는 고충을 쏟아냈다. 엔지니어에 대한 편견과 높지 않은 대우도 불만이었다. 요즘 세상에 번듯한 직장이 있는데 무슨 배부른 소리냐고 할 테지만 당사자들의 고통은 당사자들만 알 것이다.

나는 워낙 걱정이 많고 소심해서 중요한 결정은 뒤로 미루곤 했다. 그 결과 별로 관심이 없던 전자공학으로 박사과정까지 밟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이건 아니다’ 싶어서 학교를 무작정 그만두고 미국을 여행하게 되었다. 무얼 다시 하겠다는 생각은 없었다. 우습게도 비슷한 전공의 학교를 구체적으로 알아보고 다니거나 직장을 찾아다니기도 했다. 하지만 나는 알고 있었다. 부모님이 결코 좋아하지 않겠지만, 소설가가 되고 싶다는 것을 말이다. 하지만 그 결정 뒤에는 내 선택이 옳은지 확신이 서지 않았다.

로스앤젤레스의 실버레이크에는 내가 자주 가는 술집이 있었다. 친구가 바텐더로 있어서 값싸게 술을 마셨다. 손님은 주로 근처 사는 단골들이었는데 그중 한 노인과 술을 마시면서 나의 고민을 털어 놓았다.

“네 선택이 옳은 건지는 나도 잘 모르겠어. 그런데 최악의 선택은 그냥 견디고 살아가는 거야. 나를 봐, 이제는 새로운 선택을 할 시간도 남아 있지 않다고. 그런 선택을 하기에는 네가 젊지 않다고? 푸핫, 이것 봐. 너는 열두 번도 다른 선택을 할 수 있을 만큼 어려.”

그 말은 적잖은 위로가 되었다. 나는 소설가가 되기로 작정하고 외계인 소녀와의 러브스토리를 다룬 장편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그게 10년 전 일이다. 왜 그 노인이 내게 ‘어리다’고 했는지 지금은 알 것 같다. 나에게 상담을 요청한 두 친구에게도 비슷한 멋진 말로 조언을 해 주었다. 마치 내가 지어낸 것처럼 말이다. 최악의 선택은 선택하지 않는 것이다. 정말 늦었다고 생각해도 결코 늦지 않다. 두 친구의 선택에 박수를 쳐 준다. 성실한 친구들이니까 여행을 다녀온 뒤에 어떻게든 다시 잘해내리라고 믿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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