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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기브아인들의 만행[5] / 부록[2] / 판관기[25]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1-04-14 조회수1,435 추천수1 반대(0)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5. 벤야민 지파와의 전쟁(2-2/7) - 기브아인들의 만행(판관 19,17-26)

 

사실 그곳 사람들은 모두가 다 벤야민인이었다. 노인이 눈을 들어 성읍 광장에 있는 그 길손을 보고, “어디로 가는 길이오? 어디서 오셨소?” 하고 묻자, 그가 대답하였다. “저희는 유다 땅 베들레헴에서 에프라임 산악 지방의 구석진 곳까지 가는 길입니다. 저는 바로 그곳 출신입니다. 유다 땅 베들레헴까지 갔다가 이제 저의 집으로 가는 길인데, 저를 집으로 맞아들이는 사람이 하나도 없군요.” 레위인은 잠시 머뭇거렸다. 시간도 늦고 해, 이 노인을 안심시켜 최대한 그날 밤을 그곳에서 머물러야 한다는 마음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다. 그는 말을 이어간다.

 

어르신의 이 종들에게는 나귀들을 먹일 짚과 여물은 물론, 저와 어르신의 이 여종과 이 젊은 아이가 먹을 빵과 술도 있습니다. 모자라는 것이라고는 아무것도 없답니다.” 그러자 다행히 그 노인이 그에게 말하였다. “잘 오셨소. 모자라는 것은 내가 다 돌보아 드리겠소. 아무튼 광장에서 밤을 지내서는 안 되지요. 그것은 우리네 생활과는 동떨어진 것이라오.” 그리하여 노인은 그를 자기 집으로 데리고 들어갔다. 나귀에게는 먹이를 주고 길손들에게는 발을 씻게 해 준 다음, 함께 먹고 마셨다.

 

그들이 한참 즐겁게 지내고 있는데 그 성읍의 남자들이, 곧 불량한 남자들이 그 집을 에워싸고 문을 두드리며, 그 집 주인 노인에게 말하였다. “당신 집에 든 남자를 내보내시오. 우리가 그자와 재미 좀 봐야겠소.” 그러자 집주인이 밖으로 나가 그들에게 말하였다. “형제들, 안 되오. 제발 나쁜 짓 하지들 마시오. 저 사람이 내 집에 들어온 이상, 그런 추잡한 짓을 해서는 안 되오. , 나의 처녀 딸을 내보낼 터이니, 그들을 욕보이면서 당신들 좋을 대로 하시오. 그렇지만 저 사람에게만은 그런 추잡한 짓을 해서는 안 되오.”

 

사실 이 이야기의 원문에는 나의 처녀 딸과 저 사람의 소실을이라고 되어 있다. 그렇지만 여기 수정한 대로 애당초 최초의 원문에는 나의 처녀 딸로 되어 있었을 것이다. 이것이 당시 손님을 완전히 보호하는 일, 그리고 결국은 그 레위인이 자기 소실만을 내 보낸 일과 잘 부합하기에. 아무튼 에프라임 산악 지방 출신으로 그곳에서 나그네살이하는 그 노인에게는 자기에게 가장 귀한 존재인 딸을 저 불량한 그들에게 내놓음으로써 손님을 보호하고 손님을 잘못 대접하였다는 불명예를 피하려고 하는 것이다. 이는 그 옛날 소돔에서의 아브라함 조카 롯이 동네 남정네들의 요청에 자기 두 딸을 흔쾌히 내어 놓겠다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는 당시의 손님 접대에 대한 기본 예의였다(창세 19,8 참조).

 

그러나 그 남자들은 그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았다. 그러자 안에 있던 그 레위인인 손님이 자기 소실을 붙잡아 밖에 있는 그들에게 내보냈다. 사실 이 레위인의 비열한 행동은 현대의 관점에서 결코 용서할 수 없는 짓이다. 그렇지만 그것은 작은 악으로 큰 악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일 수도. 누가 보아도 그 노인은 자기 집에 든 그 레위인의 일행을 잠자리 제공뿐만 아니라 그들의 신변보호까지를 해야만 했다. 이러한 상황에 그 레위인이 나서는 상황을 반전시키기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을 게다. 더구나 지금 기브아의 남자들은 동성연애를 요구하고자 그 노인에게 소실과 함께 있는 레위인을 내놓으라는 거다.

 

이런 마당에 그 레위인은 노인과 자기가 직접 나가 불륜을 저지려하는 그들에게 단호하게 대처해야만 했다. 더구나 동성연애와 우상숭배는 하느님과의 언약에서 벗어난 극도의 죄악이다. 이런 타락이 이스라엘의 여러 지파에서 스스럼없이 자행되는 모습이다. 그토록 하느님의 백성은 타락의 길로 가고 있었다. 그렇지만 하느님께로부터 성별된 레위인은 보호받아야 할 여자인 자기 소실을 하찮게 여겨 그 밤에 불륜을 저지러 외쳐대는 악마의 자식들에게 아무 죄의식 없이 내 보냈다.

 

더 큰 범죄를 막고자 작은 범죄는 허용하겠다는 레위인의 이런 행위는 마땅히 비난의 대상이 되고도 남았다. 그러나 그 밤에 이런 야만적인 비열한 행위가 일어나고 말았다. 레위인의 소실을 데리고 나온 그 기브아의 타락된 남정네들은 아침이 될 때까지 밤새도록 그 여자와 관계하며 동물적인 본능으로 그 여자를 무참히 능욕하였다. 그러다가 동이 틀 때에야 그 여자를 놓아 보냈다. 그 여자는 아침 무렵에 돌아왔다. 그리고 날이 밝을 때까지 자기 주인이 있는 그 노인의 집 문간에 쓰러져 있었다. 그 밤의 새벽은 참으로 늦게 동이 텄다. 어둠의 시간이 너무나 길었던 것이다.

 

그 무시무시한 기나긴 그 어둠의 밤이 끝날 무렴, 그 여자의 주인 레위인은 일어나, 다시 길을 떠나려고 그 집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계속]

 

[참조] : 이어서 ‘6. 벤야민 지파와의 전쟁(2-3/7) - 전쟁 준비가 소개될 예정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베들레헴,불륜,레위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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