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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두려움
작성자양승국 쪽지 캡슐 작성일2003-07-12 조회수3,167 추천수33 반대(0) 신고

7월 12일 연중 제14주간 토요일-마태오 10장 24-33절

 

"그러니 두려워하지 마라. 너희는 수많은 참새보다 훨씬 더 귀하다."

 

 

<두려움>

 

우리 인간이 지니게 되는 두려움이 무조건 부정적인 의미만을 띠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때로 두려움은 우리 자신의 생명을 보호하고 지속시키는 중요한 한 축을 구성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간이란 존재는 참으로 미묘한 존재여서 생명을 위협하는 절박한 상황 앞에 서게 되면 거의 본능적으로 두려움을 느끼게 되고, 그로 인해서 자기 방어의 조치를 취하게 됩니다.

 

우리에서 뛰쳐나온 호랑이를 길에서 만난다면 우리는 어떤 반응을 보입니까? 은행에 갔다가 총을 든 은행강도를 만났다면 우리는 어떤 반응을 보이겠습니까? 칠흑같이 어두운 밤, 양쪽이 낭떠러지인 벼랑길을 걸어갈 때 우리는 어떤 느낌을 갖겠습니까?

 

다른 생각은 하나도 없지요. 오로지 두려움뿐입니다. 생명의 위협을 느끼는 두려움의 순간 우리 인간들은 자동적으로 위기 상황에서 벗어나고자 최선을 다합니다. 호랑이를 피해 시속 100 Km로 줄행랑을 치겠지요. 권총을 든 은행강도 앞에서는 다른 길이 없겠지요. 무조건 바닥에 엎드리는 수밖에. 한밤중에 벼랑 끝에 난 길을 걸을 때는 아주 조심해서 조금씩 앞으로 나아갈 것입니다.

 

결국 두려움은 우리 인간을 쫀쫀하게 만들기도 하지만 생명의 위협이나 위기 상황 앞에서 생명을 지속시켜나가는 원동력이 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하느님 두려워하는 마음은 우리의 영적인 삶을 질적으로 향상시킵니다. 우리를 보다 영적으로 쇄신된 인간으로 만들어 갑니다.

 

이렇게 두려움이란 우리의 영적인 생활을 위해서, 그리고 인간 존재 그 자체를 위해서 꼭 필요한 감정입니다.

 

그러나 때로 너무 지나친 두려움은 우리들의 삶을 속박시킬 뿐만 아니라 기도 제대로 못 피고 위축된 삶을 살아가게 만듭니다.

 

가끔씩 아직 벌어지지도 않은 상태에서 무조건 비관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 안타깝습니다. 일이 의외로 쉽게 잘 풀릴 수도 있을텐데, 꼭 최악의 상황만 예견하면서 고민하고 괴로워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런 부정적인 의미의 두려움은 우리의 존재 자체를 부정적으로 이끌어 갑니다. 그러면서 겪게 되는 고통은 또 얼마나 심한 것인지요.

 

때로 한번 스쳐 지나가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때로 정말 아주 시시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소화해내지 못하고 밤잠도 제대로 못 이루면서 괴로움과 좌절 속에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도대체 왜 그럴까요?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습니다만 다른 무엇에 앞서 "하느님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 지난 과거 안에서 아직 치유되지 않은 상처들, 분노 등등이 우리 삶을 짓누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죽어도 용서하지 못하는 마음, 맺힌 마음이 우리 마음 안에 자리잡고 있는 한 자기 쇄신의 길, 자기 정화의 길은 요원하기만 합니다.

 

두려움에 대한 가장 좋은 처방전은 사랑입니다. 이유를 묻지 말고 감싸주는 것입니다. 또한 두려움에 대한 가장 좋은 처방전은 "당당한 직면"입니다. 그것이 힘들다면 깨끗한 포기입니다.

 

"결국 한번은 죽을 목숨인데" 하는 마음, "가보는데 까지 한번 가보자"는 담대한 마음이 의외로 좋은 결과를 가져오기도 합니다.

 

오늘 하루 하느님 그분 앞에 송두리째 우리 자신을 봉헌하는 하루가 되면 좋겠습니다. 길고 짧고 따지지 말고 무조건 그분을 한번 믿어보는 오늘 하루가 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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