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주님의 거룩한 변모 축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2-08-05 조회수1,546 추천수6 반대(0)

로마에서 공부하는 신부님이 와서 함께 코네티컷에 있는 신부님을 만나러 갔습니다. 같은 교구 사제들이니 함께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식사를 하기로 했습니다. 코네티컷 신부님도 4월에 한국에서 왔으니 이제 4개월이 넘었습니다. 사제관으로 들어갔는데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습니다. 신부님의 성격에 따라서 사제관이 바뀌는 것 같습니다. 오래된 식탁에는 하얀 식탁보가 놓였고, 그 위에 아크릴로 된 판이 놓였습니다. 식탁은 마치 새로 산 것 같았습니다. 그 식탁에서 차를 마시니 카페에 온 것 같았습니다. 벽에는 성화를 걸어 놓았습니다. 화장실과 방에는 은은한 커피향이 났습니다. 그릇에 커피를 내렸던 커피가루가 있었습니다. 벽 쪽에 있던 책상도 창가로 옮겨놓았습니다. 책상에서 창밖의 나무를 볼 수 있었습니다. 전등도 센서 등으로 바꾸어 놓았습니다. 지나가면 자동으로 불이 켜졌습니다. 냉장고 안에도 음식들이 백화점에 물건 진열된 것처럼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었습니다. 사제관이 멋지게 변했습니다.

 

2000년 교회의 역사를 보면 변화된 사람들이 있습니다. 갈릴래아 호숫가에서 고기를 잡던 사람들은 예수님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평범한 어부에서 사람 낚는 어부가 되었습니다. 제자들은 마귀를 쫓아내고, 병자를 고쳐주며, 복음을 전하는 사도가 되었습니다. 바오로 사도는 바리사이파였습니다. 예수님을 믿는 사람들을 싫어했고, 잡아서 감옥에 가두는 일을 하였습니다. 그런 행동이 하느님을 위한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예수님을 믿는 사람들을 잡으러 다마스쿠스로 가는 길에 놀라운 체험을 하였습니다. 예수님의 음성을 들었습니다. 교회를 박해하던 바오로는 이제 복음을 전하는 사도가 되었습니다. 바오로 사도는 변화된 자신의 모습을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그리스도가 내 생의 전부입니다.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께서 내 안에 사는 것입니다.” 놀라운 말입니다. 그리고 이렇게도 말하였습니다. “무엇이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갈라놓을 수 있겠습니까? 환난입니까? 역경입니까? 박해입니까? 굶주림입니까? 헐벗음입니까? 위험입니까? 칼입니까? 나는 확신합니다. 죽음도, 삶도, 천사도, 권세도, 현재의 것도, 미래의 것도, 권능도, 저 높은 곳도, 저 깊은 곳도, 그 밖의 어떠한 피조물도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님에게서 드러난 하느님의 사랑에서 우리를 떼어 놓을 수 없습니다.” 세례를 받은 우리들 또한 주님의 제자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오늘은 예수님의 거룩한 변모축일입니다. 암행어사가 비록 남루한 옷차림을 하고 있지만 몸속에는 임금의 명을 수행하는 마패를 가지고 다니듯이 예수님께서도 사람이 되시어 신적인 권능이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오늘 거룩한 변모를 통해서 하느님께로부터 오셨음을 보여주십니다. 예수님께서 거룩하게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시는 것은 제자들에게는 희망입니다. 예수님을 믿고 따르면 제자들 역시 그렇게 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선생님은 늘 제자들에게 먼저 모범을 보여주십니다. 제자들은 선생님의 모습을 따라하면서 어느덧 성장 할 수 있습니다. 훌륭한 스승은 제자들의 현재의 모습만 바라보지 않습니다. 비록 지금은 보잘 것 없고, 초라할지라도 그들 안에 있는 가능성을 키워주십니다. 그런 스승이 참다운 스승입니다. 지금 우리가 만나는 사람들은 모두 하느님의 모습을 닮은 하느님의 선물입니다. 그들 모두에게는 하느님의 영광이 드러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습니다. 만일 우리가 그것을 믿고, 사랑의 물을 준다면, 나눔의 거름을 준다면, 믿음의 빛을 비추어 준다면 그들은 변화될 것입니다. 그들 안에 있는 불신, 분노, 미움의 잡초를 뽑아준다면 그들은 모두 거룩한 모습으로 변화 될 것입니다.

 

빛나는 구름 속에서 성령이 나타나시고 아버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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