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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미사] 예물 준비에 따라오는 기도들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0-08-13 조회수1,758 추천수0

예물 준비에 따라오는 기도들

 

 

초기 1000년 동안 예물의 준비는 제대에서 침묵 중에 행해졌다. 예물을 들고 하는 행렬은 신자들의 마음을 강하게 표현하는 것이다. 예물을 바치는 것을 통해 신자들은 그리스도와 교회의 희생제사 거행에 들어가고자 하는 바람과 대표성을 드러낸다. 

 

중세기에 예물 행렬이 사라지고 행렬에 대한 상징을 이해하지 못하게 되었다. 그러나 적어도 사제들이 하는 기도문은 침묵 중에 동반되었다. 이 기도문의 목적은 예물 준비를 영적으로 해석하는 것이다. 그래서 비오 5세 미사전례서 (MR 1570)에서는 이러한 목적으로 예물에 바치는 기도문들은 감사기도문 안에 있는 기도들과 매우 흡사한 것이 선정되었다. 그런데 이 기도문들은 사실 감사기도를 구성하는 기도문과 거의 비슷했다. 그래서 이 기도문들은 “작은 전문” (카논)이라고 잘못 부르게 되었다. 보기를 들어, 비오 5세 미사전례서는 아직 축성되지 않은 빵 위에 “Suscipe, sancte pater... hanc immaculatam hostiam” (거룩하신 아버지,... 이 흠없는 희생물을 받으소서)라고 기도했고, 잔 위에는 “Offerimus tibi, Domine, calicem salutaris” (주님, 당신께 구원의 잔을 봉헌하나이다)라고 기도했으며, “Veni sanctificator” (오소서, 성화하는 이여)라는 에피클레시스 기도문과 함께, 마지막으로는 “Suscipe, sancta Trinitas, hanc oblationem...” (받으소서, 거룩한 성삼이시여, 이 예물을...) 라고 했다. 그렇지만, 만일 어떤 이가 이 기도문 안에 있는 offerre (봉헌하다)와 oblatio (봉헌물, 헌납물, 예물)을 단순히 준비의 의미로서 “가져오다”와 “봉헌”으로 알아들었다면, 이 표현들은 여전히 교의적으로 올바르다. 성령을 드러내는 것이 전적으로 이 요점에 타당하다. 왜냐하면 하느님 백성을 거룩한 백성이 되게 하는 분은 성령이시기 때문이다. 다른 한편, 우리는 카논에서 거의 동일한 말들이 근본적으로 다른 어떤 것, 즉 교회의 참다운 희생제사라는 사실을 의미함을 인식할 수 있다.

 

가능한 오해를 피하기 위해서 현행 미사전례서는 더욱 적합하고 더 간소화된 기도문들로 바꿨는데, 봉헌의 형식 대신에 유대인의 식탁기도 (berakoth) 모델에서 찬양의 기도를 선택하였다. 이 기도문들은 이전 미사전례서의 기도문의 의미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충만히 완성하고 보완한다: “온 누리의 주 하느님, 찬미받으소서. 주님의 너그러우신 은혜로 저희가 땅을 일구어 얻은 이 빵을 주님께 바치오니 생명의 양식이 되게 하소서.” “온 누리의 주 하느님, 찬미받으소서. 주님의 너그러우신 은혜로 저희가 포도를 가꾸어 얻은 이 술을 주님께 바치오니 구원의 음료가 되게 하소서.”

 

이 기도문들은 첫째로 세상의 창조주와 이 예물들을 주신 분으로 하느님을 찬양한다. 이 예물들은 하느님의 선물이며, 또한 동시에 인간 노동의 열매이며, 이 예물들을 봉헌물로 가져온 이들의 재산이다. 사람들은 빵과 포도주라는 이 예물들을 그들 자신과 모든 참여자들을 대신하여 하느님의 현존 안에 바치는데 (여기서 offerre가 쓰인다), 성령의 변화시키는 힘으로 이 예물들이 “생명의 양식”과 “우리의 영적 음료”가 된다. 축성된 빵과 포도주는, 우리 알고 있듯이 히뽈리뚜스의 “사도전승”에 기초한 감사기도문에서 비슷한 말로 언급된다. 이 두 단어, “생명의 빵”과 “영원한 구원의 잔”은 봉헌과 아남네시스가 결합되는 구절에서 발견한다: “아버지,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을 기념하는 저희는 생명의 빵과 구원의 잔을 봉헌하나이다”(memores... offerimus). 따라서 예물을 준비할 때 빵과 포도주를 동반하는 이 기도문들은 교회 전승 부분이고, 고대의 가르침을 재형성한 것이다. 따라서 예물 준비는 단순히 제사를 위한 육체적 준비만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희생제사를 거행하기를 바라는 신자들의 동의와 자기 자신을 내놓는 것으로 해석된다.

 

포도주와 물의 혼합은 상징주의를 제시하는 기도문과 동반된다. “이 물과 술이 하나 되듯이 인성을 취하신 그리스도의 신성에 저희도 참여하게 하소서.” 포도주는 신성의 상징이고 물은 인성의 상징이다. 이 둘의 혼합은 그리스도 안에서 이루어진 하느님의 육화와 구원자의 신성에 참여하게 된 인간에 대한 상징이다. 이 기도문은 이전 미사전례서에서 바쳤던 기도문을 그대로 옮긴 것이다. 우리가 가장 오래된 성사집인 레오 성사집에서 성탄절에 한 기도문이 그것이다. 즉, 그리스도의 탄생은 신비스러운 “생명의 교환”을 위해 선행한 조건이다.

 

빵과 포도주, 사제와 백성에게 (침묵 중에) 향을 칠 수 있다. 불에 태워지는 향은 하느님께 우리 자신을 양도한다는 것을 생동감있게 표현하는 은유이다. 

 

청결을 위한 간단한 두 개의 기도문은 이 단계의 준비적인 성격을 강조한다. 빵과 포도주의 준비 후에 사제는 절을 하고 조용히 기도한다: “주 하느님, 진심으로 뉘우치는 저희를 굽어보시어 오늘 저희가 바치는 이 제사를 너그러이 받아들이소서.” 제대 옆에서 손을 씻는 동안에 사제는 또한 조용히 말한다: “주님, 제 허물을 말끔히 씻어주시고 제 잘못을 깨끗이 없애주소서” (시편 50,4).

 

예물 준비에 따라오는 모든 기도문들은 본성적으로 사제의 공적 기도가 아닌 사제 개인 기도이다. 사실 9세기 무렵부터 미사전례서에는 미사의 여러 군데에 많은 “의화기도”들이 도입되었다. 즉, 향을 피울 때, 손을 씻을 때도 사제 자신의 정화를 위해서 개인 기도를 바쳤다. 이것은 MR 1570에서도 발견된다. 현행 미사전례서에서도 예물 준비에 따라오는 기도문은 조용히 말해야 한다. 그러나 예물 준비 동안 노래하거나 오르간을 연주하지 않으면, 사제는 들리는 목소리로 빵과 포도주에 드리는 기도문을 큰 소리로 읊을 수 있다. 이 경우에는 회중은 환호로써 기도에 응답한다.

 

[출처 : 성 베네딕도회 왜관 수도원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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