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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하느님 나라 건설을 위하여...(10/8)
작성자오상선 쪽지 캡슐 작성일2002-10-08 조회수2,163 추천수31 반대(0) 신고

공동생활을 하다보면

참 일을 잘하는 형제가 있는가 하면

일에는 도무지 관심이 없어 보이는 형제가 있다.

어떤 형제는 그 어떤 일을 맡겨 놓아도 잘 처리하는 형제가 있는가 하면

어떤 형제는 정신을 어디에 두고 있는지 모를 정도인 형제도 있다.

그러다보니 공동체 안에서는 처음에는 서로 이해하다가도

이러한 상황이 반복되어 갈수록

서로 간에 불평불만이 싸여 가게 된다.

그래서 때론 상상치도 못하는 감정 싸움 때문에

함께 못살겠다는 이야기까지도 심심찮게 나온다.

 

도대체 일이 무엇이길래

일을 잘하고 못하고

일을 이렇게 처리하고 저렇게 처리하고

그런 차이 때문에

서로 웬수(?)가 되기까지 해야하는지...

 

오늘 복음에서의 마르타와 마리아의 예도

서로가 인정을 하면 멋진 공동체가 될텐데

서로가 자신만 바라보고 있기에 와해될 수도 있음을 비치고 있지 않은가?

한 사람이 음식 준비를 통해 주님을 모시려 하고

그러한 가운데 둘다가 거기에 분주하면

주님께서 홀로 심심하실테니까

하나는 옆에 앉아서 말동무해주고...

이렇게 분담하면 서로에게 기쁨이 되는 것인데...

왜 그렇게 생각은 못하는 것일까?

마르타의 눈에는 마리아는 얌체같은 동생으로 비친다.

마리아의 눈에는 어떠했을까?

아마도 마리아는 안중에도 없었을 것이다.

이렇게 마르타는 동생이 자기가 할 수 없는 다른 한쪽을 맡아주고 있기에

이쁘게 여겨져야만 하는데 그렇지 않다는 아쉬움이 있고,

마리아는 언니의 역할을 존중하면서 예수님의 말동무가 되어주는 역할을 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우리는 공동생활을 하면서

다른 형제의 입장을 늘 의식하면서

내 몫을 수행해야 한다.

내가 좋아서 내 멋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 나라를 위한 일을 하면서

다른 사람들이 해야 할 몫을 존중하면서

내가 해야 할 몫을 수행해야 한다.

다른 형제에 대한 관심과 애정 없이 나의 일에만 매달리거나

반대로 나만 고생하고 다른 형제는 그렇게 하지 않는다는 불만에 사로잡힌다면

그것은 하느님 나라를 위한 일이 아니다.

하느님 나라를 미명으로 내 나라, 내 영역을 구축하는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가정에서

아버지의 역할이 있는가 하면 어머니의 역할이 있고

교회에서 본당 신부의 역할이 있는가 하면 본당 수녀의 역할이 있고

사목위원의 역할과 일반 평신도의 역할이 있다.

교구 신부님들의 역할이 있고 수도자들의 역할이 있다.

서로를 감사하는 마음으로, 존중하는 마음으로 받아들이면서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해 나가는 것이

하느님 나라를 위해 일하는 최선의 방식이리라.

서로가 라이벌이라도 되는 듯

상대방을 헐뜯고 상대방의 약점을 자신의 관점에서 비난하면서

상대적으로 자신의 역할과 입장을 드높이려고 한다면

이는 마르타의 오류를 범하는 것이요,

다른 형제자매에 대한 관심은 없고

자기 일에만 몰두하면서

하느님 나라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마리아의 오류를 범하는 것이다.

 

마르타는 그 자체로 훌륭하다.

주님을 위해 몸으로 열심히 봉사하였기 때문이다.

마리아는 그 자체로  훌륭하다.

주님의 말동무가 되어 주었기 때문이다.

주님께는 마르타도 마리아도 다 고마운 존재이고 벗이다.

그런데 왜 문제란 말인가?

 

오늘 가정에서, 직장에서, 교회에서, 수도공동체 안에서

나의 역할을 생각해보자.

그리고 다른 구성원의 역할과 입장을 충분히 받아들이고 존중하면서

내 역할, 내 몫을 수행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 생각해보자.

 

마르타의 오류와 마리아의 오류를 통해

우리가 함께 하느님 나라 건설에 참으로 이바지 할 수 있음에

깊이 감사드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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