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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상징] 거룩한 표징: 초와 등잔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3-02-16 조회수3,430 추천수0

[전례와 일상의 거룩한 표징] 초와 등잔 (1)

 

 

“우리는 지난 몇 주 동안 너를 위하여 고통에 휩싸여 짓눌리시는 성모님의 그림 앞에 늘 촛불을 켜 두었어.”라는 글을 저는 어떤 중환자에게 친구들이 써 보냈던 편지에서 읽었습니다. 은총의 성화 앞에 켜 놓은 그 촛불들은 간절한 기도를 나타내는 표현이었을 것입니다.

 

초와 등잔은 적어도 4세기 이래로 그리스도교의 표징이 되어 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리스도교가 등장하기 전이나 후에도 초와 등잔은 타 종교인들에게 중요하게 다루어지고 있습니다. 불이 없는 밤은 옛날부터 무섭고 황량하게 여겨졌었습니다. 한밤중에 빛은 불로 온기를 주었으며 그리고 보이지 않는 위험으로부터 지켜주었습니다. 따뜻하게 데워주는 빛은 난로를 통해서 얻고, 밝게 비추어주는 빛은 송진으로 만든 횃불을 통해서 그리고 올리브나무가 많은 나라에서는 기름등잔을 통해서 얻었습니다. 이 등잔은 원래 매우 소박했었는데, 뚜껑이 없는 자그마한 모양의 진흙으로 만들어진 접시였습니다. 거기에다 가마에 굽기 전 식물 줄기나 섬유 조각으로 만든 심지를 끼울 수 있는 부리를 만들었습니다. 점점 등잔의 모양이 정교해졌습니다.

 

그러한 등잔과 밀랍으로 만든 초는 단순히 일상생활에서 유용하게 사용되는 도구였을 뿐만 아니라 종교적 의미도 가졌습니다. 어둠을 밝히는 촛불과 등잔불은 어둠으로부터 빛으로 나아가는 길로서 인간 실존에 비유되었습니다. 아울러 어머니의 자궁에서 세상의 빛을 향해 나오는 출생, 또는 죽음의 골짜기에서 피안의 영원한 빛으로 나아가는 두 번째 탄생이라는 의미도 내포합니다. 이교도의 성전과 예루살렘 성전도 여러 개의 등잔으로 빛을 밝혔다고 합니다. [2013년 2월 17일 사순 제1주일 가톨릭마산 15면, 에콘 카펠라리 주교 저, 안명옥 주교 역]

 

 

[전례와 일상의 거룩한 표징] 초와 등잔 (2)

 

 

고대 그리스와 로마 사람들의 경우 성전과 가정에서 촛불과 등잔불을 밝히는 것은 종교적 의미를 부여하는 행위였습니다. 불을 들고 있는 사람이 집 안으로 들어와 기원문을 읽거나 또는 “선한 빛!”이라고 외치면, 주위에 모여 있는 사람들이 뒤따라서 “환영합니다. 빛이여!”라고 응답했습니다. 고대의 황제나 왕들이 행차할 때 그들에게 존경을 표하기 위해 불을 든 시종들이 앞장을 섰습니다.

 

고대 종교가 몰락한 이후 그 종교들이 간직하고 있던 빛의 상징을 그리스도인들은 받아들였습니다. 예수님께서도 빛의 상징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하셨습니다. 이제 등잔은 그리스도인들의 무덤 앞에서도 타오르고 성당도 밝혀줍니다. 교황 전기(Liber Pontificalis)에 따르면 교황의 성당인 로마의 라테란 대성당의 샹들리에에는 8,370개의 등잔이 달려 있었습니다. 초들도 통용되었습니다. 부활 성야 미사에서 부활초에 불을 붙인 다음 부르는 부활 찬가의 핵심 내용은 4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빛으로 변한 기름이나 밀랍은 부활에 대한 그리스도인의 믿음과 바람에 비유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장엄 미사 때 많은 촛불이 제대 위에서 타오릅니다. 또한, 은총을 기원하는 성화 앞에도 많은 촛불이 타오릅니다. 그 성화 앞에서 그리스도인은 자신과 다른 사람들의 지친 영혼을 위한 위로를 찾습니다. 예수님께서 돌아가시기 전, 미리 장례 준비를 하기 위해 그분께 값비싼 나르드 향유를 부어드린 회개한 여인이 보여준 것처럼, 사랑에는 아낌이 없습니다. 유다 이스카리옷을 비롯하여 이른바 계몽주의자였던 요제프 2세 황제와 같은 이들은 이러한 행위를 쓸데없다고 여겨 비난하였습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그 여인을 두둔하셨습니다(마르 14,3-9 참조). [2013년 2월 24일 사순 제2주일 가톨릭마산 15면, 에콘 카펠라리 주교 저, 안명옥 주교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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