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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손이 둘뿐이어서 슬픈 사연
작성자양승국 쪽지 캡슐 작성일2002-04-28 조회수2,470 추천수28 반대(0) 신고

4월 29일 부활 제 4주간 월요일-요한복음 14장 21-26절

 

"이제 아버지께서 내 이름으로 보내 주실 성령 곧 그 협조자는 모든 것을 너희에게 가르쳐 주실 뿐만 아니라 내가 너희에게 한 말을 모두 되새기게 하여 주실 것이다."

 

 

<손이 둘뿐이어서 슬픈 사연>

 

어제는 소년원에 미사를 다녀왔습니다. 오랜만에 만난 아이들이었기에 너무나 반가워서 서로 어쩔 줄을 몰랐지만 또 한편으로 한참 꽃피어나야 할 아이들이 내면에 가득 차있는 에너지를 발산하지 못한 채 힘겹게 살아가는 모습들을 보니 마음이 무거워졌습니다. 또 여전히 미사 때 전혀 협조하지 않고 싸운다든지 침까지 흘리며 곤히 자는 녀석들, 또 쫀쫀하게 간식 하나 더 챙기려고 머리 쓰는 녀석들의 모습에 마음이 많이 상하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곳 아이들을 만나러 가는 날은 제게 정녕 기쁜 날입니다. 오랜 기간 소년원 봉사를 해오신 어머니의 표현대로 그 아이들은 "만날수록 사랑스런 아이"들입니다. 비록 갖은 잘못을 하고 그곳까지 왔지만 나름대로 다들 따뜻한 마음과 순수함을 간직하고 있는 아이들입니다.

 

또 언제 다시 만나게 될 지 모를 아이들이기에 아이들 한 명 한 명을 붙들고 이런저런 이야기라도 나누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그럴 형편이 못되었기에 미사가 끝난 후 나가는 문 앞에서 서서 각 자 반으로 돌아가는 아이들을 한 명 한 명과 짧게나마 인사를 나누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집회 시간이 좀 지체된 까닭에 아이들은 일시에 우르르 몰려나갔습니다. 그 때문에 몇몇 아이들과만 인사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아쉬운 마음을 접으며 소년원 운동장을 걸어나오면서 미처 인사를 나누지 못한 아이들 한 명 한 명의 얼굴을 떠올렸습니다. 그리고 진심으로 가슴에 담아두었던 이야기들을 건냈습니다.

 

"아이들아! 절대로 포기하지 말아라! 살아있다는 것은 희망이란 단어의 또 다른 표현이란다. 아무리 망가져도 다시 새롭게 시작하려는 의지, 그것 한가지만 있다면 너희들의 미래는 낙관적이란다."

 

일순간에 우르르 몰려나가는 바람에 미처 쓰다듬어주지 못한 많은 아이들의 머릿수, 그러나 중과부적인 두 개 뿐인 제 손을 생각하며 새삼 "협조자이신 성령의 중요성"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저는 언제나 아이들 한 명 한 명을 친자식처럼 여기고 그들과 진정한 부자(父子)지간처럼 지내고 싶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도저히 그럴 형편이 못됩니다. 그래서 필요한 존재가 협조자인 것입니다.

 

마찬가지 논리가 성삼위 안에서도 적용됩니다. 가슴마다에 깊은 상처 하나씩 안고 밀려드는 백성들의 수효를 예수님께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제 사명을 완수하신 예수님은 하느님 아버지께로 돌아가야만 했습니다.

 

그래서 필요한 존재가 바로 성령이십니다. 성령께서는 예수님의 가장 첫째가는 협조자이십니다. 예수님께서 손이 두 개뿐인 관계로 예수님을 대신해서 우리 각자의 등을 어루만져주시는 분, 우리 각자의 찢긴 마음을 싸매 주시는 분이 바로 성령이십니다.

 

예수님과 똑같은 마음으로 예수님의 접근방법과 동일한 방법으로 우리 각자에게 다가오시는 분, 성령이여 오십시오. 오셔서 저 쓰라린 마음들과 방황하는 어린 영혼들을 위로하여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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