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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상징] 거룩한 표징: 부활초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3-03-02 조회수4,013 추천수0

[전례와 일상의 거룩한 표징] 부활초 (1)

 

 

교회력에서 ‘모든 밤들의 밤’인 부활 성야에 성당 앞에 쌓여 있는 장작더미에 불이 지펴지고, 그리고 그 불을 부활초에 옮겨 붙임으로써 전례가 시작됩니다. 이 부활초는 칠흑같이 어두운 성당 안으로 들어가는 행렬 맨 앞쪽에 자리 잡습니다. 그것은 한편으로 하느님께서 이스라엘과 계약을 맺으신 하느님으로서 이집트의 종살이에서 구해내신 민족을 밤새 앞장서 이끄시며 자유를 향해 밝혀주셨던 불기둥을 연상시킵니다(탈출 13,21 참조). 다른 한편으로 부활초는 그리스도를 상징합니다. 예전에는 부싯돌의 불꽃으로 부활 장작에 불을 붙이는 것이 관례였습니다. 이 불꽃이 이미 그리스도를 암시하였습니다. 그리스도께서는 돌무덤의 어둠에서 부활하시어 걸어 나오셨습니다. 무엇보다도 부활초 자체가 그리스도를 상징합니다. 행렬을 이루어 부활초의 뒤를 따르는 사람들은 “나는 세상의 빛이다. 나를 따르는 이는 어둠 속을 걷지 않고 생명의 빛을 얻을 것이다.”(요한 8,12) 하신 그리스도의 말씀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리스도를 가리키는 부활초의 상징성은 부활초에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새겨 넣고 그리스어 알파벳의 첫 글자 알파와 끝 글자 오메가를 새겨 넣는 것으로 더욱 강화됩니다. 이는 “나는 알파며 오메가이고 시작이요 마침이다.”(묵시 21,6) 하신 예수님의 말씀을 떠올리게 합니다. 끝으로 사람들은 부활초에 당해 연도를 새겨 넣고 부활하신 주님의 몸에 난 다섯 상처를 상징하는 뜻으로 향 덩어리 다섯 개를 부활초에 박아 넣습니다.

 

부활초를 들고 제대를 향해 들어가는 행렬은 세 차례에 걸쳐 멈추어 서고, 그때마다 “그리스도의 빛!”(Lumen Christi)이라고 외칩니다. 그러고 나서 부활초를 높은 촛대 위에 세워놓고 존경의 표시로 분향합니다. [2013년 3월 3일 사순 제3주일 가톨릭마산 15면, 에콘 카펠라리 주교 저, 안명옥 주교 역]

 

 

[전례와 일상의 거룩한 표징] 부활초 (2)

 

 

끝으로 시적으로 아름다운 가사로 작곡된 부활 찬송가를 노래합니다. 이 노래는 구원의 역사 깊숙한 곳으로 되돌아가게 합니다. 파스카의 희생양을 기억하게 하고, 이집트에 살던 이스라엘 민족들의 문설주에 바른 그 희생양의 피로 죽음의 천사를 막아주었으며, 거기에서의 종살이에서 이스라엘 민족이 탈출한 사건(Exodus)을 상기시켜 줍니다. 또한 “이 밤은, 죽음의 사슬 끊으신 그리스도, 무덤의 승리자로 부활하신 밤”에 그리스도께서 죽음에서 탈출하신 사건(Exodus)을 기억하게 합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위대한 구세주를 얻게 된 아담의 복된 탓에 대해서도 노래합니다. “오, 헤아릴 길 없는 주님 사랑! 종을 구원하시려 아들을 넘겨주신 사랑!” 부활 찬송가는 부활초가 “샛별이여, 이 불꽃을 받아들이소서. 무덤에서 부활하신 그리스도, 인류를 밝게 비추시는 샛별”이 떠오를 때까지 타오르기를 바라는 소망과 함께 끝납니다.

 

고대 교회는 부활초를 세워두는 촛대를 특별히 예술적으로 장식하였습니다. 로마의 성 바오로 대성당에 그 좋은 본보기가 오늘날까지 보존되어 남아 있습니다.

 

예전에는 부활초를 부활 성야 미사부터 예수 승천 대축일까지 계속 켜놓는 것이 관례였습니다. 그런 다음 촛불을 꺼버립니다. 이는 그리스도께서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의 거처인 근원으로 돌아가시면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신다는 것을 나타냅니다. 그러나 지금은 50일간의 전체 부활 시기 동안 부활초를 계속 제대 곁에 세워두고 미사 때마다 불을 켭니다. 그런 다음에 부활초는 세례 경당 안에 모셔두고, 세례식 때 불을 밝힙니다. 세례식 때 사용하는 촛불은 부활초에서 가져온 불로 밝힙니다. 죽은 이를 위한 장례 미사에서는 부활초를 관 옆에 세워둡니다. 이는 그리스도인의 죽음이 개인적인 파스카라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최근 여러 지역에서는 부활 촛불을 등에 넣어 영안실이나 무덤으로 가져가는 것이 관행으로 정착되고 있습니다. 이는 아름다운 관행입니다. 그래서 그리스도의 빛이 솟아오르는 불처럼 번지게 되기를 바랍니다. [2013년 3월 10일 사순 제4주일 가톨릭마산 15면, 에콘 카펠라리 주교 저, 안명옥 주교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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