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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상징] 거룩한 표징: 하느님 면전에 무릎 꿇기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3-05-11 조회수3,148 추천수0

[전례와 일상의 거룩한 표징] 하느님 면전에 무릎 꿇기 (1)

 

 

예수님께서는 최후의 만찬 때 제자들 앞에서 몸을 굽히시고 제자들의 발을 씻겨주셨습니다(요한 13,5 참조). 이러한 동작은 인간을 향한 예수님의 태도를 하나로 압축하여 보여줍니다. 이 태도는 3년간의 공적 활동에서 수많은 구원 활동을 통하여 표현되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의 발을 씻겨주신 다음 “내가 본을 보여준 것이다.”(요한 13,15)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이리하여 예수님께서는 교회로 하여금 발 씻김의 정신에 충실하게 머물고, 그 정신을 실천에 옮기라고 명령하셨습니다. 발 씻김은 다른 사람과 같아지기 위하여, 곧 다른 사람을 위에서 내려다보며 판단하지 않기 위하여 자신을 낮추는 것입니다.

 

인간이 다른 사람 앞에서 무릎을 꿇지 않고, 하느님 면전에서 자신을 낮추는 데는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초등학교에서 종교교육을 받은 어린이에게 무릎을 꿇는 이유에 대하여 물어보면, 하느님 면전에서 겸손해지기 위한 것이라고 대답합니다.

 

성모님께서는 마리아의 노래(마니핏갓)에서 “그분께서 당신 종의 비천함을 굽어보셨기 때문입니다.”(루카 1,48)라고 노래하셨습니다. 겸손한 사람은 사랑의 자유 안에서 하느님께 이런 말씀을 드립니다. 하느님께서는 부드럽고 선하신 분인 동시에 깜짝 놀라게 하면서 무릎을 꿇게 만드는 존엄하신 분이십니다. [2013년 5월 12일 주님 승천 대축일(홍보 주일) 가톨릭마산 15면, 에콘 카펠라리 주교 저, 안명옥 주교 역]

 

 

[전례와 일상의 거룩한 표징] 하느님 면전에 무릎 꿇기 (2)

 

 

예언자 이사야는 예루살렘 성전 안에서 이 존엄하신 분에 관한 환시를 보고 “큰일났구나. 나는 이제 망했다. 나는 입술이 더러운 사람이다. 입술이 더러운 백성 가운데 살면서 임금이신 만군의 주님을 내 눈으로 뵙다니!”(이사 6,5) 하고 외쳤습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제자들과 식탁에 함께 앉으시는 형제이시면서, 동시에 그분 앞에서 베드로 사도가 무릎을 꿇고 “주님, 저에게서 떠나 주십시오. 저는 죄 많은 사람입니다.”(루카 5,8)라고 고백한 바로 그 주님이십니다. 이러한 깨달음은 하느님 면전에서 자신이 작아지도록 하는 것으로 무릎을 꿇는 것과 같습니다. 이러한 무릎을 꿇는 자세가 하느님 면전에서 취하는 유일한 태도는 분명히 아닙니다. 경청하며 서 있는 자세와 복종하며 앉아 있는 자세도 그리스도교의 영성을 나름대로 서로 보완해주는 표현이기도 합니다.

 

저는 네 살 정도 되어 보이는 아이가 저의 안내를 받으며 거대한 로마네스크 양식으로 건축된 성당 안에 들어서며 취했던 태도를 가끔 머리에 떠올립니다. 이 성전의 위엄과 장엄함에 압도된 그 아이는 뒤꿈치를 세워 들고 천천히 앞쪽으로 걸어 나갔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외경의 태도는 강요된 것이 아니라, 놀이나 웃음처럼 자연스럽게 그 아이의 삶에 스며든 것으로 생각되었습니다. [2013년 5월 19일 성령 강림 대축일 가톨릭마산 15면, 에콘 카펠라리 주교 저, 안명옥 주교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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