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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그대 없는 이 세상은
작성자양승국 쪽지 캡슐 작성일2003-07-21 조회수2,611 추천수27 반대(0) 신고

7월 22일 화요일 성녀 마리아 막달레나 기념일-요한 20장 1-2절, 11-18절

 

"누군가가 제 주님을 꺼내 갔습니다. 어디에다 모셨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대 없는 이 세상은>

 

가끔씩 "만기 채우면 이곳을 떠나겠다!"고 으름장을 놓는 아이들에게 저는 농담반 진담반으로 이런 말을 합니다.

 

"네가 이곳을 떠나고 나면 나는 어찌 살라고! 너 없이 내가 무슨 재미로 이 세상을 사냐?"

 

농담이 약간 섞인 진담이지만 이런 말을 들은 아이들은 대체로 흐뭇해하지요.

 

오늘 우리가 경축하는 마리아 막달레나의 삶은 한 마디로 예수님 없이 아무런 재미도 없는 삶이었습니다. 예수님 빼면 아무런 의미도 없는 삶, 예수님 빼면 앙꼬 없는 찐빵과도 같은 삶이 마리아 막달레나의 삶이었습니다.

 

마리아 막달레나가 예수님을 자기 목숨보다 더 소중히 여길 정도로 사랑했던 흔적은 복음서 여러 곳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체포되실 때, 끌려가셔서 갖은 모욕을 다 당하실 때, 십자가형에 처해지기 위해 골고타 산을 오르실 때, 그리고 마침내 십자가 위해 높이 높이 매달리실 때, 한때 죽고 못 살겠다던 제자들이나 추종자들은 어땠습니까?

 

혹시라도 자신에게 미칠 후환이 두려워서 멀찌감치 피해 서있었습니다. 그도 아니라면 "일단 살고 보자"며 뒤도 돌아보지 않고 사정없이 도망을 갔습니다.

 

그러나 마리아 막달레나는 겁도 없었습니다. 병사들이 가까이 다가서지 말라고 위협적으로 만류를 해도 막무가내였습니다. 어떻게 하면 예수님께 조금이라도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예수님이 돌아가시기 전에 손이라도 한번 잡아볼 수 있을까? 혹시라도 자신의 생명을 바쳐서라도 예수님을 살려낼 수 있을까? 안간힘을 다 썼습니다.

 

뿐만 아니라 예수님께서 숨을 거두시고 난 뒤의 일들을 생각해보십시오. 아마도 마리아 막달레나는 예수님 장례 절차 일거수일투족을 뒤에서 조용히 총지휘했으리라 생각합니다.

 

예수님의 시신을 무덤에 안장하고 나서도 마리아 막달레나의 마음은 일편단심이었습니다. 혹시라도 누군가가 예수님의 시신을 훼손시키지는 않을까 노심초사하면서 예수님 무덤 주변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예수님이 숨을 거두고 나서 가장 슬피 통곡했던 여인이 바로 마리아 막달레나였을 것입니다. 한 몇 일 마리아 막달레나는 제 정신이 아니었겠지요. 잠을 자려고 자리에 누워도 잠이 오지 않았습니다. 그토록 자신을 사랑해주시던 예수님, 자신에게 새 삶을 부여해주셨던 예수님이 더 이상 이 세상에 안 계시다고 생각하니 사는 맛이 나지 않았습니다.

 

눈을 붙이는 둥 마는 둥 하다가 새벽녘에 일어나 또 다시 마리아 막달레나는 예수님의 무덤으로 달려간 것입니다.

 

예수님을 향한 마리아 막달레나의 사랑은 무조건적인 사랑, 막무가내의 사랑, 앞뒤 따지지 않는 용감한 사랑, 이 세상에서 가장 지고한 사랑, 순수한 사랑, 일편단심의 사랑이었습니다.

 

마리아 막달레나의 주님을 향한 열렬한 사랑, 주님을 찾는 간절한 심정, 주님을 뵙고자 하는 강렬한 열정을 조금이라도 본받는 우리의 하루가 되면 좋겠습니다.

 

"막달라 향기로운 고운 꽃이여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불타신 이여

당신의 타오르는 사랑의 불로

우리의 찬마음도 데워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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