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얘, 이상해요~
작성자노우진 쪽지 캡슐 작성일2003-09-25 조회수1,979 추천수27 반대(0) 신고

아이들이 읽을 만한 책을 고르기 위해

대전 시내에 있는 커다란 서점에 들렀다.

  

이것 저것 아이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책들을 샀다.

 

주로 만화로 이루어진 것이지만

학습과 연관된 책,

경제 생활, 요리, 마술, 신화 등등.

 

그중에 가장 나의 관심을 끌었던 책들은

초등학교 학생들과 중고생들을 위한 성교육 책들이었다.

간단한 삽화, 재미있는 대사로 이루어진 만화책이었으나

아이들에게 필요한 성교육 내용들이 들어있었다.

독신으로 살아가는 사람이기에

자칫 소홀할 수있고

다루기 어려운 부분일 수도 있겠으나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부분이기에 그리고

그다지 부자연스러울 것도 없기에 용기를 내었다.

 

그래서 다른 책과 더불어

성교육 책들을 몇 권 샀고

아이들에게 책 소개를 할 때 "필독서"라는 말은 덧붙여 권했다.

 

아이들의 반응은 예상대로였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그 책을 들었으나 이내 다른 아이들의 눈치가 보였는지

제자리에 내려놓았다.

하지만 6학년 아이 하나가 "난 성에 관심이 있어요"라고 밝게 웃으며

성과 관련된 책들만 골라 말그대로 싹쓸어가는 것이었다.

 

그녀석은 신이나서 책을 읽기 시작했고

지금도 그 책을 잘 읽고 있다.

그래서 난 그 아이에게 다가가 "어떠니?" 라 물었고

아이는 "재미있어요. 도움도 되구요." 라는 대답을 했다.

 

그런데 옆에 있던 중1 아이가 "얘, 변태예요 변태!" 라고 말했다.

"왜?" 라는 나의 질문에 "이상한 책만 봐요!" 라고 대답하는 것이었다.

나는 "글쎄 그런 책을 보면 변태인가?"라고 반문했고

6학년 아이는 그동안에 읽었던 책의 내용을 들어가면서

자신이 ’변태’가 아님을 설명했다.

 

난 웃으며 그 자리를 떠났다.

 

사실 중1 아이도 그 책들을 보고 싶었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의 솔직한 마음을 표현하지 못하는

그 아이의 마음이 느껴졌을 때 조금은 안타까웠다.

자신의 마음을 그렇게 밖에 표현하지 못하는

그 아이의 모습을 보며 조금은 가슴이 아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이 있는 것은

그 아이가 많은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젊다는 것 말이다.

 

자신 안에 느껴지는 것들을 잘 돌아보고, 깨달을 수 있을 때

그것을 적절하게, 적당한 순간과 표현법을 이용하여

표현할 수 있을 때,

부자연스러운 것이라는 선입견을 깨고

인간이기에 자연스러운 것이라는 새로운 사고의 영역을 넓혀갈 때,

그 때 우리는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베드로 사도처럼

내 안에 계시는 예수님께

네 주변의 형제 자매의 모습을 통해 만날 수 있는 예수님께

 "당신은 메시아 이십니다" 라고 고백할 수 있지 않을까?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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