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12주간 화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1-06-21 조회수7,049 추천수11 반대(0)

지난 521한미정상회담이 있었습니다. 양국정상은 회담을 마치고 공식기자회견을 하였습니다.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에게 기자가 이렇게 질문하였습니다. “백신과 관련해서 미국으로부터 얻은 것이 많이 있습니까?” 한국의 대통령은 이렇게 답변하였습니다. “한국은 미국으로부터 백신을 공급받는 대신에 미국의 백신을 한국에서 생산하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생산된 백신은 필요한 국가에 공급 될 것입니다. 한국은 백신을 공급하는 중심지가 될 것입니다.” 한국 대통령의 답변을 들었던 미국의 바이든 대통령은 밝게 웃으면서 이렇게 이야기하였습니다. “내가 문재인 대통령을 좋아하는 이유는 한국만을 위한 백신을 요구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한국이 백신을 공급하는 국가가 되려하기 때문입니다. 눈앞의 작은 이익을 보지 않고, 인류의 건강을 먼저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양국의 대통령이 독실한 가톨릭신자라는 것도 좋았지만, 양국 정상의 생각이 가톨릭 적이라서 더 좋았습니다.

 

작은 일이지만 저도 기분 좋았던 일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1981년입니다. 여름방학이었습니다. 친구들과 함께 서부역에서 기차를 타고 문산으로 여행을 가기로 했습니다. 기차 시간은 다 되었는데 2명이 아직 도착하지 않았습니다. 누군가는 남아서 표를 주어야 했습니다. 제가 남겠다고 했습니다. 늦게 도착한 친구들과 함께 기차를 타고 문산으로 갈 수 있었습니다. 조금 늦게 갔지만 좋은 점도 있었습니다. 먼저 도착한 친구들이 텐트를 쳐 놓았고, 저녁 준비도 해 놓았습니다. 2021년입니다. 1월이었습니다. 신부님들과 여행을 가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숙소에 방은 5개였고, 인원은 6명이었습니다. 제가 거실에서 자겠다고 했고, 침랑을 가져갔습니다. 거실은 벽난로가 있어서 따듯했습니다. 냉장고도 거실에 있어서 물을 마시기도 편했습니다. 새벽에 일어나는 습관이 있어서 아침에 산보가기도 편했습니다. 방을 양보한다고 했지만 얻는 것이 더 많았습니다.

 

2010년입니다. 아프리카 수단에서 선교하였던 이태석 요한 신부님이 하느님의 품으로 갔습니다. 의사였던 신부님은 선교지에서 아픈 사람을 돌보았습니다. 나환자들의 일그러진 발에 맞추어서 신발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희망을 잃어버린 아이들을 위해서 음악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아이들은 음악을 통해서 기쁨을 되찾았습니다. 신부님은 건강이 악화되어서 아프리카로 돌아가지 못하고 하느님의 품으로 갔지만 신부님의 제자들은 10년 뒤에 의사가 되어서 신부님이 못다 이룬 꿈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태석 신부님은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가진 것 하나를 열로 나누면 우리가 가진 것이 십 분의 일로 줄어드는 속세의 수학과는 달리 가진 것 하나를 열로 나누었기에 그것이 이나 으로 부푼다는 하늘나라의 참된 수학, 끊임없는 나눔만이 행복의 원천이 될 수 있다는 행복 정석을 그들과의 만남을 통해서 배우게 됩니다.” 이태석 신부님은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썩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는 예수님의 말씀을 실천하였습니다.

 

아브람은 믿음의 조상이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는 모세처럼 이스라엘 백성들을 이집트 땅에서 이끌어 낸 업적을 쌓지는 않았습니다. 다윗처럼 전쟁에서 많은 승리를 거두지도 않았습니다. 바오로 사도처럼 굳센 신념으로 세상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지도 않았습니다. 베드로 사도처럼 주님의 특별한 사랑을 받지도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아브라함을 믿음의 조상으로 부르고 있습니다. 그것은 그가 따뜻한 마음을 지녔기 때문입니다. 부드러운 마음을 지녔기 때문입니다. 우리 사회에는 많은 갈등들이 있습니다. 결국 우리는 모두 한 형제이고, 한 가족인데 서로를 향해서 독한 마음을 품고 살아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서로를 믿지 못하고, 포기와 양보는 패배라는 생각들을 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해야만 이렇게 복잡하게 엉킨 문제들을 풀 수 있을까요?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명확하게 말씀을 하셨습니다. “남이 너희에게 해 주기를 바라는 그대로 너희도 남에게 해 주어라. 이것이 율법과 예언서의 정신이다. 너희는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 좁은 문은 무엇인지 생각합니다. 그것은 나눔과 희생입니다. 함석헌 선생님은 그 사람을 가졌는가!’라는 글을 우리에게 남겨 주셨습니다. 무한 경쟁의 시대에 누군가를 위해서 자신의 것을 내어주고, 친구를 위해서 하나밖에 없는 목숨까지 내어주는 사람은 어둠 속에 빛나는 별과 같다고 하였습니다. 감사와 친절입니다. 주변을 보면 잃어버린 지갑을 찾아서 주인에게 돌려주는 분들이 있습니다.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희망을 간직하며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사는 분들도 있습니다.

 

좁은 문은 눈에 보이는 문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나눔과 희생, 배려와 양보, 감사와 친절입니다. 이렇게 사는 사람들은 천국에서 빛나는 별이 될 것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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