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서설처럼 맑고 깨끗한
작성자양승국 쪽지 캡슐 작성일2004-01-18 조회수2,009 추천수27 반대(0) 신고

1월 19일 연중 제 3주간 월요일-마르코 2장 18-22절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

 

 

<서설처럼 맑고 깨끗한>

 

오전 미사 때만 해도 싸락눈이었는데, 점심시간 아이들과 짜파게티를 먹으면서 창밖을 바라보니 꽃송이가 휘날리듯이 눈발이 굵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외출이 가능한 아이들과 수도원 정문을 나서는데, 창문가에 붙어선 아이들이 부러운 눈초리로 저희들을 쳐다봅니다. 마음이 짠해왔습니다.

 

외출을 나가면서 신나하는 아이들, 몸에 밴 방랑기를 억지로 참아내느라 힘겨워하는 아이들의 얼굴이 교차되면서 기분이 씁쓸해졌습니다.

 

아이들의 소원대로 빨리 세월이 흐르고, 상처를 추스린 아이들, 재충전된 아이들이 저마다 한마리 자유로운 새가 되어 보다 넓은 세상으로 훨훨 날아가길 기도했습니다.

 

너무 지나친 기대인지는 모르겠지만 날아간 또 다른 넓은 세상에서는 지금 내리는 함박눈처럼 순수하고 올곧은 젊은이들로 살아가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고 말씀하시면서 새 포도주이신 예수님을 진정한 주님으로 수용하기 위해 우리의 낡은 그릇을 바꾸어야 한다고 강조하십니다.

 

어제까지 우리가 지니고 있었던 협소하고 편협된 사고방식, "나만 잘되면 그만"이라는 이기적인 삶의 양식을 새로운 양태로 바꾸어야 함을 강조하십니다.

 

때로 부차적인 것들을 본질적인 것으로 여기고 목숨까지 거는 분들을 안타까운 모습으로 바라봅니다. 정작 목숨을 걸어야 하는 것은 너무도 소홀히 여기면서 정말 아무 것도 아닌 일에 온 마음과 정신을 빼앗기는 분들의 삶을 안쓰럽게 생각합니다.

 

볼 때 마다 눈물나게 하는 "꼭 한번 만나고 싶다"란 프로그램에 출연하셨던 한 스님의 모습이 계속 제 머리 속에서 떠나지 않습니다.

 

뺑소니 차량에 의해 교통사고를 당했던 한 소년이 치료비를 댈 돈이 없어 난감했었는데... 관대한 마음으로 거금의 치료비를 감면해주신 병원 원장 선생님...그 선생님의 은혜를 못잊어하며 가족들이 애타게 찾았었는데...

 

마침내 문을 열자 당시 병원 원장님 선생님은 인자하신 스님의 모습으로 변해 계셨습니다.

 

하시는 말씀 한마디 한마디는 어찌 그리 제 마음을 꼭꼭 찌르던지요.

 

"내가 자네에게 베푼 도움은 꼭 나에게 갚으려고 생각하지 말고 다른 사람에게 갚도록 하게."

 

"이 세상에 자신의 흔적을 남기려고 너무 애를 쓰지 마십시오."

 

마치 서설처럼 맑고 깨끗한 스님의 모습이 오늘 이 눈오는 날, 우리가 새롭게 설정할 삶의 목표이길 바랍니다.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