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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그분께서 허락하지 않으시면
작성자양승국 쪽지 캡슐 작성일2004-03-26 조회수2,073 추천수27 반대(0) 신고

3월 26일 사순 제4주간 금요일-요한 7장 1-2절, 25-30절

 

"나는 그분에게서 왔고 그분은 나를 보내셨다."

 

 

<그분께서 허락하지 않으시면>

 

"특사"란 말이 있습니다. "광복절 특사" 할 때의 특사(특별사면 特別赦免)가 아니라 국가 사이에 해결해야할 특별한 현안이 있을 때 중요한 임무를 지니고 파견되는 특사(特使)의 경우를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대통령 특사의 경우 대통령을 대신해서 파견되는 사람입니다. 그 사람의 임무는 막중합니다. 대통령의 의중을 정확하게 파악하여 대통령의 입장을 대변하고 이를 전달하는 일입니다.

 

따라서 대통령 특사는 무엇보다도 대통령의 잘 이해하는 사람, 대통령에 대한 각별한 애정이 있는 사람, 대통령을 끔찍이도 챙기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대통령과 생각이 같은 사람, 대통령과 일심동체인 사람, 결국 대통령의 수족과도 같은 사람, 겸손한 사람, 대통령의 심부름꾼으로서 자신의 본분을 망각하지 않는 사람이 특사로서의 적격입니다.

 

그렇지 않고 특사란 사람이 제 잘난 맛에 산다든지, 특사로 임명된 것에 우쭐대면서 한번 튀어보려 한다든지, 대통령의 의도와는 전혀 다른 돌출행동을 한다면 그는 특사로서의 자격이 없습니다.

 

이런 면에서 예수님께서는 하느님 아버지의 가장 완벽한 특사였습니다.

 

복음서에 소개되고 있는 예수님의 모습은 오직 하느님 아버지의 특사로서의 겸손한 모습이었습니다. 단 한번도 자신의 뜻대로 하지 않으시고 오직 아버지의 뜻대로 움직이십니다. 아버지께서 원하시는 것만을 선포하고 아버지께서 허락하신 한도 안에서 행동하십니다.

 

예수님은 아버지와 언제나 한 마음 한뜻이길 원하셨습니다. 아버지의 뜻이 아니라면 단 한발자국도 움직이지 않으셨습니다. 아버지께서 원하시는 것이라면 죽음의 독배마저 뿌리치지 않으셨습니다. 결국 예수님께서는 아버지와 일심동체였습니다.

 

예수님께서 아버지와 언제나 하나였다는 것은 다음과 같은 예수님의 고백을 통해서 잘 알 수 있습니다.

 

"나는 내 마음대로 온 것이 아니다. 나를 보내신 분은 정녕 따로 계신다. 나는 그 분에게서 왔고 그분은 나를 보내셨다."

 

아버지로부터 왔고, 언젠가 아버지께로 다시 돌아가야 할 우리의 모습은 어떻습니까?

 

우리 뒤에서 언제나 우리를 보호해주시고 받쳐주고 계시는 하느님 아버지의 존재를 수시로 잊어버리고 있지는 않은지 모르겠습니다.

 

알량한 자존심에 모든 것을 내가 하고 싶은 대로, 내 의지대로, 내 마음대로 하고 있지는 않은지요?

 

오늘 다시 한번 겸손하게 하느님 아버지 존재를 인정하는 우리가 되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아무리 난다 긴다 해도 결국 아버지의 손아귀 속에 사는 사람들임을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그분께서 허락하지 않으시면 단 한 순간도 사는 게 사는 것이 아님을 잊지 마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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