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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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7월 1일 주일

[연중 제13주일 (교황 주일)]

오늘 전례

보편 교회는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6월 29일)에 가까운 주일을 교황 주일로 정하여, 성 베드로 사도의 후계자인 교황께서 하느님의 뜻에 따라 전세계 모든 신앙인을 훌륭하게 이끌어 나갈 수 있도록 주님의 도움을 청한다. 이 날은 전 교회의 목자이신 교황의 사목 수행을 위하여 특별 헌금을 바친다.

예수님께서는 인류의 죄를 대신 갚으시려고 고난과 죽음의 길을 가십니다. 그 길은 부활로 이어지는 생명의 길입니다. 그분을 따르기로 결심한 우리는 매일의 생활에서 그 길을 걸어가야 할 것입니다. 아울러 오늘은 교황 주일로, 성 베드로 사도의 후계자인 교황님을 위하여 특별히 기도하는 날입니다.

입당송

만백성 너희들은 손뼉을 쳐라. 기쁜 소리 드높이 주님 불러라.

본기도

하느님, 천상 은총으로 저희를 빛의 자녀가 되게 하셨으니, 저희가 또다시 오류의 어둠 속에 떨어지지 않고, 언제나 진리의 빛 속에 살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말씀의 초대

예수님께서 '세상을 떠나실' 날이 가까이 온다. 복음사가는 이것을 "하늘에 오르실" 날이 다가왔다고 표현한다. 신약성서는 십자가의 죽음과 부활, 승천을 예수님께서 하늘에 오르시는 사건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 사건들은 모두 예수님의 영광스러운 '현양'이라는 단어로 표현한다. 우리는 어떻게 예수님의 이 마지막 발걸음에 함께할 수 있을까?
복음서에 소개되는 세 가지 부르심의 경우는 끝가지 예수님을 따르고자 하는 사람에게 요구되는 태도가 무엇인지를 잘 보여 준다. 복음사가는 예수님을 따르는 데에 광신을 요구하지 않지만, 예수님을 따르기 위하여 끊어야 할 것들을 기꺼이 끊을 수 있는 결단을 강조한다. 이러한 결단은 믿음의 결실로서, 자기 자신을 새롭게 할 준비를 갖추는 것을 말한다.
첫 번째 부르심은 믿음의 기초를 물질적 또는 심리적 안전에서 찾아서는 안 된다는 것을 가르쳐 준다. 두 번째는 죽음과 같은 피할 수 없는 일에 집착해서 그것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들을 두고 하신 말씀이다. 마지막 말씀은 부르심에 응답하려면 지나온 길에 난 '바퀴 자국'만을 보지 말고, 우리의 수고를 기다리는 땅을 향하여 앞을 바라보며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은 '세상을 떠나기'까지. "하늘에 오르기"까지 예수님 당신을 따르라고 제자들을 부르신 길을 종합적으로 보여 주는 것이다. 예수님을 따른다는 것은 이미 지나간 일들을 뒤로 하면서 미래에 대한 아무런 보장도 모르는 채 매일 그분의 자취를 따라 산다는 것을 뜻한다. 그것은 곧 지금 여기에서 예수님의 현존을 느끼며 산다는 것을 뜻한다. 그런 이는 마음껏 자신의 삶을 개척하며 앞을 향하여 나아갈 수 있다. 성령께서는 최종 목적지에 이를 때까지 그의 발걸음을 인도하실 것이다.

엘리야가 홀로 하느님을 만나 사명을 받는다. 그 사명의 하나는 한 분뿐이신 하느님께 충실한 백성을 양성하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이미 시작한 예언자의 일을 계속할 후계자를 찾는 일이다. 하느님께서는 이 후계자로 엘리사를 지목하셨다. 엘리야는 엘리사에게 자신의 망토를 넘겨 준다. 이 망토는 그의 인격과 권리, 사명 그리고 능력을 상징하는 것이다. 그러나 엘리사는 엘리야를 따르기 위하여 모든 것을 버려야 한다. 이것은 예수님을 따르기 위하여 모든 것을 버려야 했던 제자들의 예형이다(제1독서).

우리는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자유의 몸이 되었다. 그리스도께서는 노예 상태에 있는 이들을 해방시키기 위하여 값을 치르듯이 값을 치르시고 우리를 해방시키셨다. 그러므로 자유인이 된다는 것은 그저 다른 무엇이 된다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모든 삶을 이끌어 갈 바른 기준을 선택하는 것을 뜻한다. 자유인은, 사라져 버리고 말 지상의 것들에 만족하고 살 것인지, 아니면 우리의 삶을 하느님의 영께 맡기고 절대자이신 하느님과 친교를 누리며 살 것인지를 선택해야 한다. 또 자유인이 된다는 것은 이기적인 사랑으로 자신을 질식시키고 마는 삶이 아니라, 관계를 성장시키며 기쁜 마음으로 우정을 나누는 사랑의 삶을 선택하는 것을 뜻한다. 이것이 자유의 품위이다(제2독서).

예루살렘을 향하여 가시는 이번 여행은 예수님께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죽음이 가까웠기 때문이다. 그분의 죽음은 구실과 변명을 찾지 않고 자신의 인간 조건을 받아들이며 살아가는 이들의 마음 안에 놀라운 쇄신의 힘을 불러 일으킬 것이다. 그러나 예수님의 제자들은 아직 이 점을 이해하지 못한다. 그들은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그러기에 빠져 나갈 어떤 구실을 찾고 하느님 나라를 위하여 폭력을 사용하려고 한다. 이런 사람들은 예수님의 부르심에 몸을 숨긴다. 사도들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은 예수님을 따라 예루살렘으로 올라가야 한다. 그들은 그 곳에서 맞게 될 어떤 위험한 결과도 감수할 용기를 가져야 한다(복음).

제1독서

<엘리사가 엘리야를 따라 나섰다.>
☞ 열왕기 상권의 말씀입니다. 19.16ㄴ.19-21

그 무렵 주님께서 엘리야에게 말씀하셨다. "아벨므홀라 출신 사밧의 아들 엘리사를 기름부어 네 뒤를 이을 예언자로 세워라."
엘리야는 그 곳을 떠나 길을 가다가 사밧의 아들 엘리사를 만났다. 그는 황소 열두 쌍에 겨리를 지워 밭을 갈고 있었는데 자신은 열두째 겨리를 부리고 있었다. 엘리야가 그 옆을 지나가면서 자기의 겉옷을 그에게 걸쳐 주었다.
그러자 엘리사는 소를 그냥 두고 엘리야에게 달려왔다. 그리고 이렇게 말하였다. "부모님께 작별 인사를 한 후에 당신을 따라가겠습니다. 허락하여 주십시오." 그러자 엘리야가 말하였다. "어서 가 보게, 내가 어찌 작별 인사를 금하겠는가?"
엘리사는 엘리야를 떠나 집으로 돌아가서 황소 두 마리를 잡고 쟁기를 부수어 그 고기를 구워 사람들을 대접하였다. 그리고 나서 엘리사는 엘리야를 따라 나서 그의 제자가 되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 주님, 당신께서는 저의 기업이오이다.
○ 주님, 저를 지켜 주소서. 당신께 피신하는 이 몸이오이다. 주님께 아뢰오니, "당신께서는 저의 주님." 주님께서는 저의 기업, 제 잔의 몫이시니, 저의 제비는 오로지 당신께 있나이다. ◎
○ 깨달음을 제게 주신 주님을 기리오니, 밤에도 제 마음이 저를 일깨우나이다. 주님을 언제나 제 앞에 모시오니, 제 오른편에 계시옵기, 흔들리지 않으오리다. ◎
○ 그러기에 제 마음 즐겁고, 영혼은 봄놀고, 육신마저 편안히 쉬오리니, 제 영혼을 지옥에다 버리지 않으시리이다. 썩도록 당신 성도를 아니 버려 두시리이다. ◎
○ 당신께서는 저에게 생명의 길을 가르치시어, 당신을 모시고 흐뭇할 기꺼움을, 당신 오른편에서 영원히 누릴 즐거움을 보여 주시리이다. ◎

제2독서

<하느님께서는 자유를 주시려고 여러분을 부르셨습니다.>
☞ 사도 바오로의 갈라디아서 말씀입니다. 5,1.13-18

형제 여러분,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해방시켜 주셔서 우리는 자유의 몸이 되었습니다. 그러니 마음을 굳게 먹고 다시는 종의 멍에를 메지 마십시오.
형제 여러분, 하느님께서는 자유를 주시려고 여러분을 부르셨습니다. 그러나 그 자유를 여러분의 육정을 만족시키는 기회로 삼지 마십시오. 오히려 여러분은 사랑으로 서로 종이 되십시오.
모든 율법은 "네 이웃을 네 몸같이 사랑하여라." 하신 한마디 말씀으로 요약됩니다. 그러나 여러분이 서로 물어뜯고 삼키고 하면 피차 멸망할 터이니 조심하십시오.
내 말을 잘 들으십시오. 육체의 욕정을 채우려 하지말고 성령께서 이끄시는 대로 살아가십시오. 육체의 욕망은 성령을 거스르고 성령께서 원하시는 것은 육정을 거스릅니다. 이 둘은 서로 반대되는 것이기 때문에 여러분은 자기가 원하는 일을 할 수 없게 됩니다. 성령을 따라 사는 사람은 율법의 지배를 받지 않습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환호송

◎ 알렐루야.

○ 주님, 말씀하소서. 당신 종이 듣고 있나이다. 주님께서는 영원한 생명을 주는 말씀을 가지고 계시나이다.

◎ 알렐루야.

복음

<예수께서는 예루살렘에 가시기로 마음을 정하셨다. "저는 선생님께서 가시는 곳이면 어디든지 따라가겠습니다.>
† 루가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9,51-62

예수께서 하늘에 오르실 날이 가까워지자 예루살렘에 가시기로 마음을 정하시고 심부름꾼들을 앞서 보내셨다. 그들은 길을 떠나 사마리아 사람들의 마을로 들어가 예수를 맞이할 준비를 하려고 하였으나 그 마을 사람들은 예수께서 예루살렘에 가신다는 말을 듣고는 예수를 맞아들이지 않았다.
이것을 본 제자 야고보와 요한이 "주님, 저희가 하늘에서 불을 내리게 하여 그들을 불살라 버릴까요?" 하고 물었으나 예수께서는 돌아서서 그들을 꾸짖고 나서 일행과 함께 다른 마을로 가셨다.
예수의 일행이 길을 가고 있을 때 어떤 사람이 예수께 "저는 선생님께서 가시는 곳이면 어디든지 따라가겠습니다."하고 말하였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여우도 굴이 있고 하늘의 새도 보금자리가 있지만 사람의 아들은 머리 둘 곳조차 없다." 하고 말씀하셨다.
다른 사람에게 "나를 따라오너라." 하고 말씀하시자 그는 "선생님, 먼저 집에 가서 아버지 장례를 치르게 해 주십시오." 하고 청하였다.
예수께서는 "죽은 자들의 장례는 죽은 자들에게 맡겨 두고 너는 가서 하느님 나라의 소식을 전하여라."하셨다.
또 한 사람은 "선생님, 저는 선생님을 따르겠습니다. 그러나 먼저 집에 가서 식구들과 작별 인사를 나누게 해 주십시오." 하고 말하였다.
예수께서 말씀하셨다. "쟁기를 잡고 뒤를 자꾸 돌아다보는 사람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자격이 없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예물기도

하느님, 성사 거행으로 구원을 이루시니, 저희가 거행하는 이 성사가 하느님께 올리는 합당한 제사가 되게 하소서. 우리 주.....

영성체송

주님을 찬양하여라, 내 영혼아, 내 안의 온갖 것도 그 이름 찬양하여라.

영성체 후 묵상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참 생명의 길로 이끄시려고 고난과 죽음의 길을 걸으셨습니다. 그분을 따르는 우리도 나태하고 안일한 삶에서 벗어나 하느님 나라를 이 땅에 건설하기 위하여 고난의 길을 걸어야 합니다. 뒤를 돌아보지 않고 그 길로 나아갈 때 부활하신 그리스도께서는 우리를 참 생명의 길로 이끌어 주실 것입니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저희가 봉헌하고 받아 모신 거룩한 성체가 저희를 위한 새로운 생명의 원천이 되게 하시고, 저희가 사랑으로 주님과 하나 되어 길이 남을 열매를 맺게 하소서. 우리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