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1999년 2월 2일 화요일

[주님 봉헌 축일(봉헌 생활의 날)]

오늘 전례

성탄 후 40일에 지내는 이 축일은 예수님을 낳으신 마리아께서 모세 율법대로 행하신 정결례와 예수 그리스도의 성전 봉헌(루가 2,22-38)을 기념한다. 그리고 이 날 전통적으로 교회는 1년 동안 사용할 초를 축복하며 모든 전례 때마다 그 불을 켜 놓는다. (정결례<취결례>: 산모 축복식이라 할 수 있는데, 모세 율법에 따르면, 산모는 출산한지 40일 만에 성전에 나아가 몸을 정결하게 하는 의식을 하도록 되어 있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께서는 '주님 봉헌 축일'(2월 2일)을 '봉헌 생활의 날'로 제정하시고, 전세게 교회가 이를 거행하도록 하셨다. 봉헌 생활에 대하여 어버이다운 배려를 해 오셨던 교황께서는 봉헌 생활은 형제 자매들에게 예수님의 삶과 행동을 일깨워 주는 "살아 있는 기념"이라고 하셨다. 수도회성은 이 봉헌 생활의 날이 적극적인 성소의 날이 되도록 준비하여, 모든 신자들, 특히 젊은이들이 하느님의 컫란 은총인 봉헌 생활을 옵라로 이해하는 계기로 삼자고 당부하였다.

입당송

하느님, 당신의 성전에서, 당신의 자비를 다시 생각하나이다. 하느님, 당신의 이름처럼, 당신의 찬송이 당 끝까지 미치고, 당신의 오른손은 정의가 가득하시나이다.

본기도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하느님, 지존하신 어전에 엎드려 간절히 비나이다. 독생 성자께서 오늘 저희와 같은 사람으로 성전에서 봉헌되셨으니, 저희도 깨긋한 마음으로 주님께 저희 자신을 봉헌하게 하소서. 또한 대희년을 준비하는 저희 안에 아버지와 이웃에 대한 사랑이 뜨겁게 타오르게 하시어,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선포하며, 보잘것없고 버림받은 이들을 더욱 사랑하게 해 주소서. 성부와 성령과......

말씀의 초대

동방의 옛 전례는 이 축일이 갖는 의미를 매우 잘 표현햇다. 예수님께서는 탄생 후 40일째 되는 날, 모세법에 따른 첫 봉헌 예식으로써 성전에서 선조들의 하느님을 보여 주시고, 믿음의 백성을 대표하는 시므온과 안나를 만나셨다. 시므온과 안나는 "만민의 빛"이신 예수님의 현현을 증언하고 찬양한다.
이 사건의 여러 부분들은 강생의 대축제를 끝마치는 이 날의 축제를 특징짓고 있다. 오늘은 무엇보다 주님의 봉헌을 기념한다. 그러면서 빛의 행렬 때에 주님과 당신 백성의 만남의 상징인 시므온의 만남도 기억한다. 그리고 부수적인 것이긴 하지만, 동정녀 어머니의 정결 예식도 기억한다. 이러한 관습에서 오랫동안 2월 2일을 '마리아의 정결례 축일'로 지내게 되었다.
이 날 미사는 먼저, 성전에 봉헌되신 주님(입당송, 본기도, 감사송)과 시므온의 만남(감사공, 영성체송, 영성체 후 기도)을 기억하게 한다. 그리고 "우리가 깨긋한 마음으로 주님께 봉헌"될 수 있기를 청하며(본기도) 은근히 정화를 보이고 있다. 빛의 행렬은 하느님 집에 들어가는 우리의 발걸음을 기쁨으로 가득 차게 하고, 우리가 모두 한 형제가 되게 한다. 우리는 하느님 집에서 빵을 나누며 그리스도를 만나게 될 것이며, 그리스도께서 "영광스럽게 오실 때가지" 그렇게 할 것이다.
우리는 오늘 시므온과 안ㅌ나처럼 "세상의 빛"이신 분을 만났다. 그리고 교회 안에서 깊은 믿음으로 이 빛을 환영한다. 살아서 이 믿음을 충실하게 고백한 이들에게는 하느님 나라에서 최종적이고 결정적으로 주님과 만날 것이 약속된다.

하느님께서는 예언자를 통하여 당신께서 오시는 길은 준비하라고 말씀하신다. 뉘우치지 않으며, 깨끗해지지 않고서 하느님을 만날 수는 없다. 하느님께서 보내신 특사는 하느님의 행찻길을 닦을 것이다. 이 준비는 세례자와 메시아 예수님을 믿고 또 예수님게서 참으로 새로운 생명이심을 믿는 모든 사람이 반드시 해야 할 일이었다(제1독서, 말라 3,1-4)

가난한 이들의 고통과 미천한 이들의 불쌍한 처지를 함께 나누지 않는다면 어느 누구도 진정으로 그들을 돕는 것이라고 말할 수 없다. 예수님께서는 완전히 우리와 같아지셨다. 그분께서는 우리의 불쌍한 처지에 동참하셨다. 예수님께서는 죄인들과 함께 같은 식탁에서 음식을 나누셨고, 죽음 앞에서 두려움을 느끼셨고, 실제로 죽음을 당하셨다. 그러나 그분께서는 죽음을 이기시고 부활하시어 우리의 구세주가 되셨고 하느님과 인간의 중개자가 되셨다. 예수님께서는 우리의 힘이시다(제1독서, 히브 2,14-18).
이제 신비가 밝혀진다. 목자들은 베들레헴으로 가서 아기의 탄생을 확인하고 이 탄생 소식을 기쁜 소식으로 세상에 알렸다. 그러나 히브리 백성들은 이 사건의 의미를 깨닫지 못했다. 노인 시므온만이 성전에 봉헌된 아기를 보고 하느님의 약속이 이루어졌음을 안다. 오랫동안 메시아를 기다려 온 그는 하느님과 맺은 예약에 충실한 백성의 상징으로 소개된다. 그리스도의 신비는 이미 밝혀졌다. 그리스도를 통하여 만민에게 구원의 길이 열리게 될 것이다. 그러나 그리스도를 맞아들이는 첫 사람이 되어야 했던 히브리인들은 그분을 배척하게 된다. 슬프게도 그리스도께서는 히브리인들에게 배척받아 수난을 겪게 되신다. 마리아께서는 그 배척과 수난의 증인이 되실 것이다. 이것으로 마리아께서는 마음의 고통을 겪으신다. 사람들은 예수님 때문에 갈라지지만 예수님께서는 사람들을 갈라 놓지 않으신다. 예수님 자신과 그분의 메시지는 사람들의 마음 깊은 곳에 이미 숨어 있는 분열을 보게 한다(복음).

제1독서

<그는 너희가 애타게 기다리는 너희의 상전이다. 그가 곧 자기 궁궐에 나타나리라.>
† 말라기 예언서의 말씀입니다. 3,1-4<또는히브2,14-18>

주 하느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보아라, 나 이제 특사를 보내어 나의 행찻길을 닦으리라. 그는 너희가 애타게 기다리는 너희의 상전
이다. 그가 곧 자기 궁궐에 나타나리라. 너희는 그가 와서 계약을 맺어 주기를 기다리지 않느냐?
보아라, 이제 그가 온다. 만군의 주님께서 말씀하신다. 그가 오는 날, 누가 당해 내랴? 그가 나타나는 날, 누가 버텨 내랴?
그는 대장간의 불길 같고, 빨래터의 잿물 같으리라. 그는 자리를 잡고 앉아, 풀무질하여 은에서 쇠똥을 걸러 내듯. 레위 후손을 깨긋하게 만들리라. 그리하면 레위 후손은 순금이나 순은처럼 순수하게 되어 올바른 마음으로 제물을 바치게 되리라.
그 때에 유다와 예루살렘이 바치는 제물이 옛날 그 한처음 처럼 나에게 기쁨이 되리라."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 만군의 주님이야말로 영광의 임금이시다.
○ 성문들아, 너희의 머리를 들어라. 영원한 문들아, 활짝 열려라. 영광의 임금님께서 듭시려 하시나니. ◎
○ "영광의 임금님이 누구이신고?" "굳세고 능하신 주님이시다. 싸움에 능하신 주님이시다." ◎
○ 성문들아, 너희의 머리를 들어라. 영원한 문들아 활짝 열려라. 영광의 임금님께서 듭시려 하시나니. ◎
○ "영광의 임금님이 누구이신고?" "만군의 주님이야말로 영광의 임금이시다." ◎

복음 환호송

◎ 알렐루야.

○ 이방 민족들에게는 계시의 빛이요. 당신 백성 이스라엘에게는 영광이옵니다.

◎ 알렐루야.

복음

<주님의 구원을 제 눈으로 보았습니다.>
† 루가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2,22-40<또는 2,22-32>

모세가 정한 법대로 정결 예식을 치르는 날이 되자 [예수의 부모는] 아기를 데리고 예루살렘으로 올라갔다. 그것은 "누구든지 첫아들을 주님께 바쳐야 한다."는 주님의 율법에 따라 아기를 주님께 봉헌하려는 것이었고 또 주님의 율법대로 산비둘기 한 쌍이나 집비둘기 새끼 두마리를 정렬례의 제물로 바치려는 것이었다.
그런데 예루살렘에는 시므온이라는 사람이 살고 있었다. 이 사람은 의롭고 경건하게 살면서 이스라엘의 구원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에게는 성령이 머물러 계셨는데 성령은 그에게 주님께서 약속하신 그리스도를 죽기 전에 꼭 보게 되리라고 알려 주셨던 것이다.
마침내 시므온이 성령의 인도를 받아 성전에 들어갔더니 마침 예수의 부모가 첫아들에 대한 율법의 규정을 지키려고 어린 아기 예수를 성전에 데리고 왔다. 그래서 시므온은 그 아기를 두 팔에 안고 하느님을 찬양하였다.
"주님, 이제는 말씀하신 대로, 이 종은 평안히 눈갑게 되었습니다. 주님의 구원을 제 눈으로 보았습니다. 만민에게 베푸신 구원을 보았습니다. 그 구원은 이방인들에게는 주의 길을 밝히는 빛이 되고, 주의 백성 이스라엘에게는 영광이 됩니다."

< 아기의 부모는 아기를 두고 하는 이 말을 듣고 감격하였다. 시므온은 그들을 축복하고 나서 아기 어머니 마리아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이 아기는 수많은 이스라엘 백성을 넘어뜨리기도 하고 일으키기도 할 분이십니다. 이 아기는 많은 사람들의 반대를 받는 표적이 되어 당신의 마음은 예리한 칼에 찔리듯 아플 것입미다. 그러나 그는 반대자들의 숨은 생각을 드러나게 할 것입니다."
또한 파누엘의 딸로서 아셀 지파의 혈통을 이어받은 안나라는 나이 많은 여자 예언자가 있었다. 그는 결혼하여 남편과 일곱 해를 같이 살다가 과부가 되어 여든네 살이 되도록 성전을 떠나지 않고 밤낮없이 단식과 기도로써 하느님을 섬겨 왔다. 이 여자는 예식이 진행되고 있을 때에 바로 그 자리에 왔다가 하느님께 감사를 드리고 예루살렘이 구원될 날을 기다리던 모든 사람에게 이 아기의 이야기를 하였다.
아기의 부모는 주님의 율법을 따라 모든 일을 다 마치고 자기 고향 갈릴래아 지방 나자렛으로 돌아갔다.
아기는 날로 튼튼하게 자라면서 지혜가 풍부해지고 하느님의 은총을 받고 있었다.
주님의 말씁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예물기도

하느님 아버지, 사람을 살리려고 티 없는 어린양으로 자신을 봉헌한 독생 성자의 제사를 받아들이셨듯이, 교회가 봉헌하는 이 제물도 기꺼이 받아들이소서. 우리 주.....

영성체송

주님의 구원을 제 눈으로 보았으며, 만민에게 베푸신 구원을 보았나이다.

영성체 후 기도

시므온의 기대를 이루어 주신 주님, 저희가 받아 모신 이성체로 저희에게 주님의 은총을 풍부히 내리시고, 시므온이 죽기 전에 그리스도를 품에 안는 기쁨을 누렸던 것처럼 저희도 주님을 맞이하여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소서. 우리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