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1999년 2월 14일 주일

[연중 제6주일]

오늘 전례

하느님께서는 그리스도를 통하여 우리에게 새로운 법을 주셨습니다. 그 법은 율법의 완성이며 참된 지혜의 길인 사랑의 법입니다. 그 법은 사라져 버릴 문자로 된 법이 아니라 마음의 법이며, 바로 그리스도의 길입니다. 그리스도의 자녀인 우리는 그리스도의 모범을 따라 그 분의 길을 함께 걸어야 합니다.

입당송

주님, 제 몸을 막아 주는 큰 바위, 저를 살리는 굳은 성체 되소서. 저의 바위 저의 성채는 당신이시니, 당신의 이름으로 저를 이끌어 데려가 주소서.

본기도

바르고 성실한 사람 안에 머무르기를 원하시는 하느님, 저희가 주님의 마땅한 거처가 되게 하소서. 또한 2000년 대희년을 앞두고 있는 저희를 이끌어 주시어, 아버지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하시고, 사회적,경제적 불평들이 가득한 이 세상에서, 정의와 평화의 실현을 위하여 헌신하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말씀의 초대

복음서는 '예수님의 법'을 가르쳐 준다. 이 법은 새로운 것이다. 그것은 구약의 법을 없애지 않고 완성한다. 예수님의 법은 형식적인 행동을 넘어서 참된 귀속과 실천을 촉구하며,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파 사람들에게 의보다 더 근본적인 의를 요구한다. 예수님께서는 백성을 참된 믿음에서 우러나오는 삶으로 이끄시기 위하여 법 글자에 매이지 않도록 하신다.
예수님께서는 사람의 마음을 중요하게 보신다. 형제들에게 화를 내서는 안 된다. 그것은 이미 마음 안에 살인의 싹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인을 소유하려는 마음을 가져서도 안 된다. 그것은 간음에 떨어지는 바탕이 되기 때문이다. 남편이 아내를 버리는 것도 허락되지 않는다. 이러한 행동은 굳을 대로 굳은 마음에서 나오는 것이다(마태 19,8). 맹세는 어떤 것도 해서는 안 된다. 사람은 언제나 정직한 자기 말을 해야 하고 그 말을 성실히 지켜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복음을 친절하고 자비로우며 위로를 주는 것으로만 생각했다면 오늘 예수님의 말씀에 놀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사실 사도들고 놀랐다. 예수님께서 부자들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기 어렵다고 말씀하셨을 때 사도들은, "그러면 구원받을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마르10,26)하며 서로 수군거렸다.
주님께서 도와 주시지 않으면 그리스도인들에게 요구되는 삶을 산다는 것은 쉽지 않다. 그래서 주님께서는 말씀하신다. "나를 떠나서는 너희가 아무것도 할 수 없다."(요환 15,5). 우리는 온전히 그리스도와 하나 되어 그분을 우리의 의지와 행동의 원천으로 삼아야 한다. 그분께서 우리에게 쏟아 주시는 은총으로 우리는 무슨 일이든지 할 수 있다 우리는 그분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고, 그분과 함께 그분 안에서라면 무슨 일이든지 할 수 있다는 것을 직접 경험하여 깨닫게 된다. 그리스도께서는 참으로 하느님의 법을 어떻게 지켜야 하는지를 손수 우리에게 보여 주신다.

우리 삶의 질은, 십자로에서 우리가 어떤 길을 선택하느냐에 달려 있다. 모든 길이 다 '로마'에 이르는 것은 아니다. 지혜가 그 순례의 길을 이끌어 준다. 살아 있는 사람은 누구나 그 곳에 이르는 길을 따를 수 있다 그러나 아무도 우리가 가야 할 길을 대신 가 주지는 않는다. "네가 원하면 와서 나를 따라라." 가야 할 목적지를 결정한 이는 그 곳에 이르는 길도 발견할 것이다. "네가 마음만 먹으면 계명을 지킬 수 있다." 그러나 복음은 좁은 문을 통해서만 하느님과 지혜에 이를 수 있다고 가르쳐 준다(마태 7,13-14)(제1독서).

예수님의 십자가는 인간이 하느님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는 것을 알려 주는 가장 적절한 표징이다. 사람들은 바르게 살기를 원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당신을 계시하셨을 때에는 오히려 그분을 죽였다. 그들이 기다린 것은 그런 삶이 아니었다. 예수님의 삶을 이해하지 못했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지혜이시다. 그러기에 그분의 삶은 참되다(제2독서).

오늘 예수님께서 하시는 말씀을 하나의 틀로 정리하면 이렇다. '너희는 따라야 할 규칙을 가지고 있다. 나는 너희에게 실천을 촉구하는 부르심을 담고 있는 말씀을 전해 준다.' 규칙을 글자 그대로 지켰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외적인 준수에 신경을 쓰는 이들은 어느 만큼이 그것을 지킨 것이 되는지에만 관심을 기울인다. 그러나 정말 사랑하는 사람은 이러한 계산적인 태도를 거부한다. 오히려 그 법의 기초를 이루고 있는 정신을 깨닫고 그 정신에 충실하고자 노력한다. 그것이 결국 그 법을 더 '엄격하게' 지키는 것이기 때문이다(복음).

제1독서

<주님께서는 인간에게 악인이 되라고 명령하신 적이 없다.>
† 집회서의 말씀입니다. 15,16ㅡ21

네가 마음만 먹으면 계명을 지킬 수 있으며 주님께 충실하고 않고는 너에게 달려 있다.
주님께서는 네 앞에 불과 물을 놓아 주셨으니 손을 뻗쳐 네 마음대로 택하여라.
사람 앞에는 생명과 죽음이 놓여 있다. 어느 쪽이든 원하는 대로 받을 것이다.
주님께서는 위대한 지혜와 전능하신 힘을 가지시고 모든 것을 보고 계신다.
주님께서는 당신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을 굽어보시며 인간의 모든 소행을 다 알고 계신다.
주님께서는 인간에게 악인이 되라고 명령하신 적이 없고, 또 범죄를 범하라고 허락하신 적도 없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 주님의 법을 따라가는 사람들, 행복하도다.

○ 주님의 법을 따라가는 사람들, 그 생활 깨끗한 이 행복하도다. 당신의 계명을 지키며, 마음을 다하여 주님을 찾는 사람들, 행복하도다. ◎

○ 주님께서 계명을 선포하시어, 어김없이 지키라 하셨나이다. 당신의 규정을 지키기 위하여, 제 걸음이 꿋꿋하게 하여 주소서. ◎

○ 은혜를 내리시와, 당신 종을 살리시고, 당신의 말씀을 지키게 하소서. 제 눈을 열어 주소서. 당신 법의 묘함을 저는 보리이다. ◎

○ 주님, 계명의 길을 저에게 가르치소서. 저는 그대로 끝까지 따르리이다. 저를 가르치시어, 당신의 법을 지키게 하소서. 이 마음 다하여 지키리이다. ◎

제2독서

<하느님께서는 우리의 영광을 위하여 천지창조 이전부터 지혜를 미리 마련하셨습니다.>
† 사도 바오로의 고린토 1서 말씀입니다. 2,6-10

형제 여러분, 우리는 신앙 생활이 성숙한 사람들에게는 지혜를 말합니다. 다만 그 지혜는 이 세상의 지혜나 이 세상에서 곧 멸망해 버릴 통치자들의 지혜와는 다릅니다.
여기에서 말하는 지혜는 하느님의 심오한 지혜입니다. 그것은 하느님께서 우리의 영광을 위하여 천지창조 이전부터 미리 마련하여 감추어 두셨던 지혜입니다. 이 세상 통치자들은 아무도 이 지혜를 깨닫지 못했습니다. 만일 그들이 깨달았더라면 영광의 주님을 십자가에 못박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성서에는, "눈으로 본 적이 없고 귀로 들은 적이 없으며 아무도 상상조차 하지 못한 일을 하느님께서는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하여 마련해 주셨다."라는 말씀이 기록되어 있지 않습니까?
하느님께서는 그 지혜를 성령을 통하여 우리에게 나타내 보이셨습니다. 성령께서는 하느님의 깊은 경륜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다 통찰하십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환호송

◎ 알렐루야.

○ 하늘과 땅의 주님이신 아버지, 찬미 받으소서. 당신께서는 하늘나라의 신비를 어린이들에게 드러내 보이셨나이다.

◎ 알렐루야.

복음

<옛사람들에게는 그렇게 말씀하셨으나, 나는 이렇게 말한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5,17-37<또는 5,20-22ㄱ. 27-28.33-34ㄱ 37>

그 때에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율법이나 예언서의 말씀을 없애러 온 줄로 생각하지 말아라. 없애러 온 것이 아니라 오히려 완성하러 왔다. 분명히 말해 두는데, 천지가 없어지는 일이 있더라도 율법은 일점 일획도 없어지지 않고 다 이루어질 것이다.
그러므로 가장 작은 계명 중에 하나라도 스스로 어기거가, 어기도록 남을 가르치는 사람은 누구나 하늘나라에서 가장 작은 사람 대접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스스로 계명을 지키고, 남에게도 지키도록 가르치는 사람은 누구나 하늘나라에서 큰 사람 대접을 받을 것이다.>
잘 들어라. 너희가 율법 학자들이나 바리사이파 사람들보다 더 옳게 살지 못한다면 결코 하늘나라에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
'살인하지 말라. 살인하는 자는 누구든지 재판을 받아야한다.' 고 옛사람들에게 하신 말씀을 너희는 들었다. 그러나 나는 이렇게 말한다. 자기 형제에게 성을 내는 사람은 누구나 재판을 받아야 하며 <자기 형제를 가리켜 바보라고 욕하는 사람은 중앙 법정에 넘겨질 것이다. 또 자기 형제더러 미친놈이라고 하는 사람은 불붙는 지옥에 던져질 것이다.
그러므로 제단에 예물을 드리려 할 때에 너에게 원한을 품고 있는 형제가 생각나거든 그 예물을 제단 앞에 두고 먼저 그를 찾아가 화해하고 나서 돌아와 예물을 드려라.
누가 너를 고소하여 그와 함께 법정으로 갈 때에는 도중에서 얼른 화해하여라. 그렇지 않으면 고소하는 사람이 너를 재판관에게 넘기고 재판관은 형리에게 내주어 감옥에 가둘 것이다. 분명히 말해 둔다. 네가 마지막 한 푼까지 다 갚기 전에는 결코 거기에서 풀려 나오지 못
할 것이다.>
'간음하지 말라.' 고 하신 말씀을 너희는 들었다. 그러나 나는 너희에게 이렇게 말한다. 누구든지 여자를 보고 음란한 생각을 품는 사람은 벌써 마음으로 그 여자를 범했다.
<오른눈이 죄를 짓게 하거든 그 눈을 빼어 던져 버려라. 몸의 한 부분을 잃는 것이 온몸이 지옥에 던져지는 것보다 낫다. 또 오른손이 죄를 짓게 하거든 그 손을 찍어 던져 버려라. 몸의 한 부분을 잃는 것이 온몸이 지옥에 던져지는 것보다 낫다.
또한 '누구든지 아내를 버리려면 그에게 이혼장을 써 주어라.' 고 하신 말씀이 있다. 그러나 나는 이렇게 말한다. 누구든지 음행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아내를 버리면, 이것은 그 여자를 간음하게 하는 것이다. 또 버림받은 여자와 결혼하면 그것도 간음하는 것이다.>
또 '거짓 맹세를 하지말라. 그리고 주님께 맹세한 것은 다 지켜라.'고 옛사람들에게 하신 말씀을 너희는 들었다. 그러나 나는 이렇게 말한다. 아예 맹세를 하지 말라. <하늘을 두고도 맹세하지 말라. 하늘은 하느님의 옥좌이다. 땅을 두고도 맹세하지 말라. 땅은 하느님의 발판이다. 예루살렘을 두고도 맹세하지 말라. 예루살렘은 그 크신 임금님의 도성이다. 네 머리를 두고도 맹세하지 말라. 너는 머리카락 하나도 희게나 검게 할 수 없다.>
너희는 그저 '예' 할 것은 '예' 하고 '아니오' 할 것은 '아니오'라고만 하여라. 그 이상의 말은 악에서 나오는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보편 지향 기도

† 형제 여러분, 구약의 율법을 그리스도를 통하여 완성하신 하느님 아버지께 신뢰하는 마음으로 우리의 소원을 간절히 청합시다.

1, 교황님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주님, 주님께서 몸소 선택하신 교황에게 주님의 지혜와 건강을 주시고, 주님을 따르는 모든 사람을 올바른 길로 이끄는 이 시대의 밝은 등불이 되게 하소서.

◎ 주님, 저희의 기도를 들어 주소서.

2, 위정자들을 위하여 기도 합시다.
주님, 위정자들의 마음에 참된 지혜의 길인 사랑의 법을 새겨 주시어 그들이 국가와 국민에게 성실히 봉사하게 하소서. ◎

3, 병자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주님, 온갖 질병으로 고생하는 이들이 희망을 잃지 않고 고통을 이겨 내어 치유의 기쁨을 누릴 수 있도록 힘과 용기를 주소서. ◎

4, 노인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주님, 2000년 대희년을 준비하고 있는 은혜로운 이 때에 모든 노인이 가족과 친지들의 보살핌 속에서 건강히 지내며, 기쁘고 희망찬 마음으로 대희년을 맞이할 수 있게 하소서. ◎

† 주님, 저희가 드리는 이 간절한 소망을 즐겨 들어 주시고 저희를 항상 올바른 길로 이끌어 주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 아멘.

예물기도

주님, 봉헌된 이 예물로 저희를 깨끗하게 하시고 새롭게 하시며, 주님의 뜻을 충실히 따르는 이들에게 영원한 갚음을 주소서. 우리 주.....

영성체송

그들은 실컷 먹고 배불렀으니, 그들의 소원이 너끈히 채워졌느니라.

영성체 후 기도

성찬으로 저희를 기르시는 주님, 저희가 참 생명을 주는 이 양식을 언제나 찾게 하소서. 우리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