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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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3월 22일 월요일

[사순 제5주간 월요일]

입당송

하느님, 이 몸을 불쌍히 여기소서. 사람이 저를 짓밟으며, 진종일 들이치며 압박하나이다.

본기도

헤아릴 수 없는 은총으로 저희에게 온갖 복을 내려 주시는 하느님, 저희가 옛 생활을 버리고 새 생활을 시작하여 하늘나라의 영광을 준비하게 하소서. 또한 은총의 때인 희년을 준비하며, 저희가 모두 아버지의 집으로 돌아가 아버지의 넘치는 사랑을 체험하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말씀의 초대

부도덕한 노인들이 부당하게 기소한 수산나를 젊은 다니엘이 구출한다. 다니엘은 하느님의 정의로운 판결을 내린다. 마지막 순간에 구출된 수산나는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믿음과 세례로 이루어질 구원을 미리 보여 준다(제1독서).

예수님께서는 간음한 여인과 관계된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파 사람들의 함정에 재치 있게 응답하신다. 그러신 다음 그 여인에게 더 이상 죄를 짓지 말라고 이르시며 그 여인을 용서하신다. 예수님께서는 스스로 선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에게는 자비를 가르쳐 주시고, 죄인들에게는 완전히 새로운 삶을 살라고 당부하신다(복음).

제1독서

<저는 지금 죽습니다마는 그 모든 죄는 저와 상관이 없습니다.>
† 다니엘 예언서의 말씀입니다. 13,1-9. 15-17.19-30.33-62 <또는 13,41ㄷ-62>

그 무렵 바빌론에 요야킴이라는 사람이 살고 있었다. 그는 힐키야의 딸 수산나와 결혼하였는데 수산나는 그 용모가 아름답고 하느님을 공경하며 사는 여자였다. 수산나의 양친이 대단히 훌륭한 사람들이어서 그 딸을 모세의 율법에 따라 잘 키웠던 것이다. 한편 요야킴은 큰 부자로서 자기 집에 넓은 정원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누구보다도 큰 존경을 받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많은 유다 사람들이 자주 그를 찾아오곤 하였다.
그런데 그 해에 두 노인이 백성 가운데서 재판관으로 뽑혔다. “백성의 지도자로 자처하는 원로들과 재판관들을 통하여 악이 바빌론에 들어왔다.”라는 주님의 말씀은 바로 이자들을 두고 하신 말씀이었다. 이 두 사람은 자주 요야킴의 집을 드나들었으며 소송거리가 있는 사람들은 누구나 그 곳으로 그들을 찾아갔다.
사람들이 모두 다녀간 다음 오정 때가 되면, 수산나는 자기 남편의 정원을 거닐곤 하였다. 정원에서 산책하는 수산나를 매일 눈여겨본 그 두 노인은 수산나에게 음욕을 품기 시작하였다. 그들은 하늘 무서운 것도 모르고, 정당한 판단을 할 수 없을 만큼 이성을 잃어 버리게 되었다.
그래서 그들은 좋은 때가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수산나가 젊은 하녀 둘만을 데리고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정원에 나타났다. 그 날은 몹시 더워서 수산나는 정원에서 목욕을 하려고 하였다. 거기에는 숨어서 수산나를 엿보고 있는 그 두 노인들 외에는 아무도 없었다. 수산나는 하녀들에게, 기름과 향유를 가져오고 자기가 목욕하는 동안 정원문을 닫아걸라고 일렀다.
하녀들이 나가자마자, 그 두 노인은 곧 일어나서 수산나에게로 달려가 이렇게 말하였다. “자, 정원문은 닫혔고 우리를 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소. 우리는 부인을 사모하오. 그러니 거절하지 말고 같이 잡시다. 만일 거절하면 부인이 젊은 청년과 정을 통하려고 하녀들을 내보냈다고 증언하겠소.”
수산나는 한숨을 내쉬면서 말하였다. “나는 지금 함정에 빠져 사방으로부터 몰리고 있구나. 만일 내가 이자들의 말을 들어 주면 그것은 곧 나에게는 죽음이다. 만일 거부하면 이자들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내가 주님 앞에 죄를 짓느니 차라리 깨끗한 몸으로 이자들의 모략에 걸려드는 편이 낫겠구나.” 그리고 수산나는 크게 소리쳤다. 두 노인도 수산나를 향해서 소리소리 지르고 그 중 한 사람은 달려가서 정원문을 열어제쳤다.
그 집 하인들이 정원에서 나는 고함 소리를 듣고 무슨 일인가 하고 옆 문으로 달려나왔다. 하인들은 그 노인들의 이야기를 듣고 어리둥절하였다. 일찍이 수산나를 두고 그와 같은 추문을 들은 적은 단 한 번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 다음 날 수산나의 남편 요야킴의 집에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그 두 노인도 복수심에 불타 수산나를 죽이리라 결심하고 그 집으로 왔다. 그들은 그 곳에 모인 사람들에게 “힐키야의 딸이며 요야킴의 아내인 수산나를 불러 오시오.” 하고 말하였다. 그래서 수산나를 부르러 사람이 갔다. 수산나는 그 양친과 자녀들과 온 친척들과 함께 그 자리에 나왔다. 그러자 수산나의 일가친척들은 모두 울음을 터뜨렸고 그 모습을 본 다른 사람들도 모두 울었다.
그 두 노인은 그 자리에 모인 사람들 한가운데에서 벌떡 일어나 수산나의 머리에 그들의 손을 얹었다. 수산나는 하느님을 믿고 눈물 어린 두 눈을 들어 하늘을 쳐다보았다. 두 노인은 이렇게 고발하였다.
“우리가 단둘이서 정원을 거닐고 있을 때, 이 여자가 하녀 두 사람을 데리고 정원으로 왔소. 그는 정원문을 닫아걸고 하녀들을 내보내었소. 그 때 숨어 있던 한 젊은 청년이 그에게로 달려가 남녀가 정을 통했소. 그 때 우리는 정원 구석에 있었는데 거기서 범행이 벌어지는 광경을 보고 그들에게로 달려갔지요. 우리는 두 남녀의 정사를 틀림없이 보았지만 그 젊은이는 놓치고 말았소. 그자는 우리보다도 힘이 센 놈이어서 문을 열어제치고 도망쳐 버렸던 것이오. 그래서 이 여인을 붙잡아 그 남자가 누구냐고 물었지요. 그는 입을 다물고 말하지 않았소. 이것이 우리의 증언이오.”
그 두 노인은 백성들의 원로이며 또한 재판관이었기 때문에 거기에 모인 사람들은 그들의 말을 곧이들었다. 따라서> 수산나는 사형을 선고받았다. 수산나는 큰 소리로 외치며 이렇게 말하였다. “영원하신 하느님, 당신은 모든 비밀을 다 아시며, 무슨 일이 일어나기 전에 다 아십니다. 당신은 이들이 저에 대하여 한 증언이 거짓이라는 것을 알고 계십니다. 그들이 악의로 저를 고발하여 저는 지금 죽습니다마는 저들이 조작해 낸 모든 죄는 저와 상관이 없습니다.”
주님께서는 수산나의 절규를 들으시고 그가 사형장으로 끌려 나갈 때에 다니엘이라는 소년의 마음 속에 성령을 불어넣어 일으키셨다. 그러자 다니엘은 큰 소리로 “나는 이 부인의 죽음에 대하여 책임이 없다.”라고 외쳤다. 그 자리에 모인 사람들의 눈이 다니엘에게 쏠렸다. 그리고 그들은 “그 말이 무슨 소리냐?” 하고 물었다. 다니엘은 군중들 한가운데 서서 이렇게 말하였다. “이스라엘의 피를 받은 여러분이 이렇게 우둔할 수가 있겠습니까? 심문하지도 않고, 확증도 없이 이스라엘의 한 여자를 처단할 수 있겠습니까? 모두 재판하던 장소로 돌아가십시오. 이자들이 수산나에 대하여 모함하려고 한 증언은 모두 거짓말입니다.”
사람들은 모두 급히 되돌아갔다. 원로들이 다니엘에게 말하였다. “자, 하느님께서 너에게 원로 자격을 주셨으니 우리와 함께 앉아서 네 생각을 말해 보아라.” 다니엘은 “저들을 심문하고 싶으니 두 노인을 따로 떼어 놓으십시오.” 하고 대답하였다.
사람들이 그 두 노인을 따로 떼어 놓자 다니엘은 그 중 한 사람을 불러서 이렇게 심문하였다. “악행으로 늙은 당신이 전날에 저지른 온갖 죄가 이제 다 드러나게 되었소. 당신은 불의한 재판을 하여 죄 없는 사람을 처벌하고 죄 있는 사람을 놓아 주었소. 무죄하고 의로운 사람을 죽이지 말라고 말씀하시지 않았소? 자 그러면, 당신이 분명히 보았다니, 그 두 사람이 어느 나무 밑에서 정을 통했소? 말해 보시오.” 그 노인은 아카시아 나무라고 대답하였다. 다니엘이 말하였다. “당신이 한 거짓말 때문에 당신이 걸려들었소. 하느님의 심판이 천사에게 전달되었소. 이제 곧 당신은 두 동강이가 날 것이오.”
다니엘은 그 노인을 물러가게 하고 다른 노인을 불러들여 심문하였다. “당신은 유다 민족이 아니고 가나안 족속이오. 당신은 미모에 홀려서 정욕 때문에 당신 마음이 빗나갔소. 당신은 이스라엘의 뭇 여자들을 그런 식으로 희롱해 왔는데, 그들은 겁에 질려 당신의 요구를 거부하지 못했던 것이오. 그러나 이 유다의 딸만은 당신의 악행을 참을 수가 없었소. 자 그러면, 당신이 그 정사 현장을 기습하였다는데, 어느 나무 밑이었소?” 그 노인은 떡갈나무라고 대답하였다. 다니엘은 이렇게 말하였다. “당신도 당신 거짓말에 걸려들었소. 하느님의 천사가 칼을 손에 쥐고 당신을 두 동강이 내어, 당신들 두 사람을 죽이려 하고 있소.”
그러자 온 군중은 주님을 믿는 사람들의 구원자이신 하느님을 소리 높여 찬양하였다. 그리고 그들은 다니엘의 심문을 받아 자기들이 거짓 증언했음을 자백한 두 노인에게 향했다. 그들은 모세의 율법대로 그 두 노인에게, 자기의 이웃에게 덮어씌우려고 하던 것과 같은 벌을 내렸다. 그 날 두 노인은 사형을 당하고 죄 없는 한 여자는 목숨을 건졌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 죽음의 그늘진 골짜기를 간다 해도, 당신 함께 계시오니, 무서울 것 없나이다.

○ 주님께서는 나의 목자, 아쉬울 것 없노라. 파아란 풀밭에 이 몸 누여 주시고, 고이 쉬라 물터로 나를 끌어 주시니, 내 영혼 싱싱하게 생기 돋아라. ◎

○ 주님께서 당신 이름 그 영광을 위하여 곧은 살 지름길로 날 인도하셨어라. 죽음의 그늘진 골짜기를 간다 해도, 당신 함께 계시오니, 무서울 것 없나이다. 당신의 막대와 그 지팡이에 시름은 가시어서 든든하외다. ◎

○ 제 원수 보는 앞에서 상을 차려 주시고, 향기름 이 머리에 발라 주시니, 제 술잔 넘치도록 가득하외다. ◎

○ 한평생 은총과 복이 이 몸을 따르리니, 오래오래 주님 궁에서 사오리다. ◎

복음

<너희 중에 누구든지 죄 없는 사람이 먼저 저 여자를 돌로 쳐라.>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8,1-11
그 때에 예수께서 올리브 산으로 가셨다. 다음 날 이른 아침에 예수께서 또다시 성전에 나타나셨다. 그러자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었기 때문에 예수께서는 그들 앞에 앉아 가르치기 시작하셨다.
그 때에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파 사람들이 간음하다 잡힌 여자 한 사람을 데리고 와서 앞에 내세우고 “선생님, 이 여자가 간음하다가 현장에서 잡혔습니다. 우리의 모세법에는 이런 죄를 범한 여자는 돌로 쳐 죽이라고 하였는데 선생님 생각은 어떻습니까?” 하고 물었다. 그들은 예수께 올가미를 씌워 고발할 구실을 찾으려고 이런 말을 하였던 것이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몸을 굽혀 손가락으로 땅바닥에 무엇인가 쓰고 계셨다. 그들이 하도 대답을 재촉하므로 예수께서는 고개를 드시고 “너희 중에 누구든지 죄 없는 사람이 먼저 저 여자를 돌로 쳐라.” 하시고 8 다시 몸을 굽혀 계속해서 땅바닥에 무엇인가 쓰셨다. 그들은 이 말씀을 듣자 나이 많은 사람부터 하나하나 가 버리고 마침내 예수 앞에는 그 한가운데 서 있던 여자만이 남아 있었다.
예수께서 고개를 드시고 그 여자에게 “그들은 다 어디 있느냐? 너의 죄를 묻던 사람은 아무도 없느냐?” 하고 물으셨다.
“아무도 없습니다, 주님.” 그 여자가 이렇게 대답하자 예수께서 말씀하셨다.
“나도 네 죄를 묻지 않겠다. 어서 돌아가라. 그리고 이제부터 다시는 죄짓지 말라.”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